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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맥주, 코스닥 '노크'…수제맥주 판 커질까?

  • 2021.03.04(목) 15:46

제주맥주, 지난해 순매출 215억 원…전년비 두 배
주세법 개정·홈술 확대 등 잇단 호재…수제맥주 성장세

[사진=제주맥주 홈페이지]

제주맥주가 국내 수제맥주 시장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뛰는 등 업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조만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맥주는 더욱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국내 4대 맥주 업체로 자리 잡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은 주세법 개정과 일본 맥주 불매 운동, 홈술 시장 확대 등 호재가 이어지면서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제주맥주는 이런 흐름을 이어가며 앞으로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으리라 자신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제 막 커지고 있는 수제맥주 시장이 앞으로도 지속해 성장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 코스닥 상장예비심사 승인…"올 상반기 상장"

한국거래소는 최근 제주맥주의 상장예비심사를 승인했다. 이 심사는 본격적인 기업공개(IPO)에 앞서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상장 자격을 평가하는 과정이다. 제주맥주의 상장 예정주식 수는 5599만 5890주며, 이 중 15%에 해당하는 836만 2000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제주맥주는 올해 상반기 내에 코스닥에 상장하겠다는 계획이다.

제주맥주는 지난 2015년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가 미국의 유명 수제맥주사인 '브루클린브루어리'와 합작해 만든 기업이다.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림읍에 본사를 두고 있다. 2017년 맥주 제조 면허를 등록한 뒤 '제주위트에일', '제주펠롱에일' 등을 출시해 본격적인 사업에 나섰다. 

제주맥주의 성장세는 가팔랐다. 주세를 제외한 매출인 '순매출액' 기준으로 지난 2017년 17억 원에서 2020년 215억 원가량으로 급성장해왔다.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영업손실의 경우 지난 2019년까지 지속해 늘다가 지난해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제주맥주는 수제맥주 업계 처음으로 국내 5대 편의점에서 모두 판매되기 시작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주맥주는 이른바 테슬라 요건(이익미실현 특례 상장)으로 상장할 계획이다. 이 제도는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라도 성장성과 사업 확장성 등을 고려해 코스닥에 입성하게 해주는 제도다. 제주맥주의 경우 아직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기는 하지만 매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가 수제맥주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 것으로 보인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내로 제주 양조장 증설을 완료해 폭발적으로 증가한 수요에 대응할 예정"이라며 "증설 이후 제주맥주 연간 맥주 생산량은 2000만 리터 수준으로 초기 생산량 약 300만 리터에서 3년 만에 6배 이상 증가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 제주맥주 "4대 국산맥주 목표"…인기 지속 가능할까

제주맥주의 상장은 국내 수제맥주 산업이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수제맥주 시장은 지난해 매출액 1000억 원 규모를 돌파하면서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한국수제맥주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200억 원가량이었던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1180억 원으로 커졌다.

이처럼 수제맥주 시장이 성장한 것은 여러 호재가 줄줄이 이어진 덕분이다. 우선 지난 2019년 1월부터 맥주세 기준이 종가세(가격)에서 종량세(용량)로 바뀌면서 수제 맥주 출고가가 인하됐다. 이에 따라 편의점 등에서 '4캔 1만 원' 등의 할인 행사를 할 수 있게 돼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또 혼술·홈술 문화가 확산하는 와중에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가정 주류시장이 커졌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수제맥주의 경우 유흥 시장보다는 가정 시장 비중이 높은 편이다.

제주맥주는 이런 흐름이 앞으로도 지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상장을 발판으로 성장을 더욱 가속해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에 이어 국내 4대 맥주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사진=이명근 기자

다만 일각에서는 수제맥주의 인기가 앞으로도 지속해 성장세를 이어갈지 단언하기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유흥 시장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수제맥주의 경우 영업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빠르게 안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제맥주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는 가정 시장의 경우 트렌드에 따라 인기가 들쭉날쭉한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실제로 수년 전 가정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수입맥주의 경우 최근 들어서는 눈에 띄는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아울러 수제맥주 업체들이 최근 150여 개로 급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수제맥주 시장에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맥주 업체 관계자는 "주류 시장에서는 일부 제품이 반짝인기를 끌더라도 금세 인기가 사그라드는 사례가 많다"면서 "앞으로 수제맥주 시장이 얼마나 커질지, 또 어떤 업체가 '최종 승자'가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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