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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주춤했던 ‘씨젠’, 반전 드라마 쓸까

  • 2021.04.14(수) 10:23

'코로나 진단키트' 강자 부상…포트폴리오 집중 우려
신형 진단키트 수출 허가…세계 시장 공략·매출 확대 기대

유전자 진단시약 및 기기 전문기업 씨젠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새로운 코로나19 진단키트 2종에 대한 수출허가를 획득했습니다. 이로써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됐습니다. 씨젠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당시 선제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키트를 내놨습니다. 그 덕에 국산 진단키트를 성장시킨 주역으로 꼽힙니다. 씨젠의 기존 코로나19 진단키트와 이번에 수출 허가 받은 제품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왜 주춤했던 씨젠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 진화된 코로나 진단키트 4종 속속 개발

씨젠은 지난해 국내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지 2주 만에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씨젠에 따르면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내부적으로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의 필요성을 논의 중이었습니다. 2000년 설립된 씨젠은 인유두종 바이러스, 헤르페스 바이러스 등 유전자로 다양한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분자진단 기술을 개발해왔습니다. 지난 2017년에는 분자진단 표준화 기술을 개발하기도 했죠. 코로나19의 빠른 확산 속도만큼 진단키트도 빠르게 개발할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 

씨젠이 지난해 긴급승인을 받았던 초기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올플렉스 코로나19(Allplex™ 2019-nCoV Assay)’입니다. 이 제품은 콧속 깊숙이 면봉을 넣어 검체를 채취하는 PCR 기본 검사 방법입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시 나타나는 특이 유전자 E, RdRp, N 등 3종의 검출 여부를 검사합니다.
▷관련 기사: [코로나19의 모든 것]②국가별 확진판정 다를 수 있다(3월13일)

이어 한층 개선된 코로나19 진단키트도 선보였습니다. ‘올플렉스 코로나2(Allplex™ SARS-CoV-2 Assay)’는 한 번의 검사로 코로나19 타깃 유전자 4종(E, N, RdRP, S)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진단 정확성이 업그레이드 된 제품이죠.

▲씨젠의 기존 코로나 진단키트 3종. 지난 2월에는 변이 바이러스 4종까지 잡을 수 있는 'Allplex™ SARS-CoV-2 Variants Ⅰ Assay'를 추가 개발, 선보였다.[사진=씨젠 홈페이지]

이뿐만이 아닙니다. ▲ 코로나19 바이러스(N, RdRP, S 3종 유전자) ▲ 인플루엔자 A, B형 독감 ▲ 영‧유아부터 전 연령층에 걸쳐 감기와 중증 모세기관지폐렴을 유발할 수 있는 호흡기세포융합 바이러스(RSV) A, B형 등 바이러스 5종 감염 여부를 한 번에 검사할 수 있는 ‘올플렉스 마스터(Allplex™ SARS-CoV-2 Master Assay)’도 개발했습니다. 이 두 제품은 검사자가 직접 플라스틱 튜브에 침을 뱉어 검체를 채취하는 타액검사법을 활용합니다. 기존 검체 채취 보다 안전하고 쉽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씨젠은 지난 2월 ‘올플렉스 코로나2 배리언츠1(Allplex™ SARS-CoV-2 Variants1 Assay)’도 개발했습니다. 이 제품은 영국‧남아프리카공화국‧일본‧브라질 등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4종을 한 번의 검사로 알아내는 신개념 멀티플렉스 진단제품입니다. 이로써 현재까지 씨젠이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는 4개 제품입니다.

특히 씨젠은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식약처로부터 ‘올플렉스 마스터’와 ‘올플렉스 코로나2 베리언츠1’ 2개 제품에 대해 수출용 허가를 획득했다는 소식을 알렸는데요. 업계가 또 다시 씨젠을 주목하는 이유입니다.

◇ 코로나 진단키트에 집중…"올해도 매출 성장 기대"

씨젠은 지난해 다른 바이러스 분자진단 사업을 전면 중단하고 코로나19 바이러스 진단키트에 집중해왔습니다. 그 결과 지난해 매출 1조1252억 원, 영업이익 6762억 원, 당기순이익 5031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823%, 영업이익은 2916%, 당기순이익은 1784%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씨젠의 급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수 있고 개발한 코로나19 진단키트도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입니다. 오롯이 코로나19 진단키트 때문에 대규모 인력과 생산설비를 확충했던 부분도 우려를 키웠습니다. 지나치게 한 곳에만 집중된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유려인 셈입니다. 실제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개발 소식에 주가가 곤두박질치기도 했습니다.

그런 만큼 코로나19 진단키트 2종의 수출용 허가 소식은 씨젠에게 호재입니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서입니다.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될 수록 씨젠이 개발한 진단키트의 수요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죠.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다른 변종 바이러스보다 쉽고 빠르게 퍼져 더 많은 감염 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지난 12일 기준 총 379건이 변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확인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백신 개발로 잡힐 것 같았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 바이러스와의 전쟁으로 양상이 바뀌고 있습니다. 현재 개발된 코로나19 진단키트는 대부분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여부만 알아낼 수 있습니다. 반면 씨젠의 변이 바이러스 진단키트는 기존 제품들에 비해 진단 범위와 정확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습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백신이 바이러스를 단시간 내에 종식시키지는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도 씨젠의 매출이 약 24%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분자진단 시장에서 진단키트로 ‘No.1 기업’에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목표를 밝혔는데요. 신속한 변이 바이러스 진단을 통해 확산을 막고 하루 빨리 전 세계가 코로나 이전의 평범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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