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결정적 한끗]⑧'국대 조미료' 미원의 한 끗

  • 2021.07.22(목) 15:02

65년간 1세대 조미료로 입지 굳혀
'잘못된 정보'를 마케팅 포인트로 활용
'정보'를 담은 젊은 마케팅으로 주목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역사적인 사건에는 반드시 결정적인 순간이 있습니다. 그 순간 어떤 선택을 했느냐에 따라 역사책의 내용이 바뀌기도 합니다. '그때 다른 결정을 했다면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른다'는 말이 익숙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결정적인 순간은 꼭 역사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주변에서 흔하게 접하는 많은 제품에도 결정적인 '한 끗'이 있습니다. 그 절묘한 한 끗 차이로 어떤 제품은 스테디셀러가, 또 어떤 제품은 이름도 없이 사라집니다. 비즈니스워치에서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들의 결정적 한 끗을 찾아보려 합니다. 결정적 한 끗 하나면 여러분들이 지금 접하고 계신 제품의 전부를, 성공 비밀을 알 수 있을 겁니다. 그럼 이제부터 저희와 함께 결정적 한 끗을 찾아보시겠습니까. [편집자]

지금까지 국산 대표 조미료 미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미원의 탄생부터 성장, 경쟁, 마케팅과 제조 이야기까지 다양하게 살펴봤는데요. [결정적 한 끗] 미원 편을 준비하면서 내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생각은 '이미지의 힘은 참 무서운 것이구나'하는 점이었습니다. 국내 최초 조미료로 승승장구하던 미원은 'MSG는 화학조미료'라는 낙인에 꽤 오랜 시간 고전했습니다.

아무리 사실이 아니라고 항변해도 돌아오는 것은 더 큰 의심뿐이었습니다. 답답했을 겁니다. 일본 아지노모토에서 어깨너머로 배워온 기술이었습니다. 거기에 더해 실험실에 틀어박혀 고생 끝에 완성한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미원'이라는 이름부터 제조법까지 일본 아지노모토를 상당 부분 모방한 제품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 탓에 표절 논란도 있었죠. 이 부분은 살짝 아쉬운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미원은 꿋꿋이 자신만의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우리 기술로 개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아지노모토와의 기술제휴 등을 생각해볼 만함 직도 했겠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미원의 탄생으로 우리의 식탁은 혁명을 맞이합니다. 누가 뭐래도 미원이 바꾼 우리네 식탁 풍경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겁니다. MSG 유해성 논란에도 미원이 버텨낼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자존심과 자신감 때문이었을 겁니다.

미원은 수많은 시련을 겪으며 성장했습니다. 마케팅이 요란하지도, 유난하지도 않습니다. 기술을 강조하기보다는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오래된 스테디셀러 브랜드들의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브랜드 노후화입니다. 미원도 마찬가지입니다. 미원은 65년 된 브랜드입니다. 미원이라는 브랜드에는 이미 세월이 켜켜이 쌓여있습니다.

게다가 미원은 1세대 조미료입니다. 2세대인 다시다, 3세대인 자연조미료, 4세대인 액상 조미료가 등장하면서 과거에 비해 입지가 많이 위축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일반 가정 채널에서의 입지는 과거에 비해 약해졌을지 몰라도 여전히 B2B 시장에서 미원의 파워는 상당합니다. 작년 대상의 조미료 부문 매출액은 1800억원입니다. 대상 전체 매출액의 6.9%를 차지합니다. 

이처럼 미원이 여전히 시장에서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었던 데에는 처음 시작했다는 사실과 오랜 기간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브랜드 파워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친숙함'을 앞세웠다면 최근에는 '정보성'을 주제로 한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미원 100g이 소 한마리, 닭 100마리를 살렸다'는 카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미원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서 하나의 제품이 편견과 싸워나가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MSG는 몸에 나쁘다'는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기 위해 20여 년을 싸워왔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여전히 동의하지 않으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미원은 오히려 그 잘못된 사실을 마케팅 포인트로 삼아 새로운 방법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고 봅니다.

이렇게 [결정적 한 끗] 미원 편을 마치려 합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보셨는지 궁금합니다. 가끔 댓글을 보면 '광고 기사가 아니냐'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결정적 한 끗]은 순수하게 저희 비즈니스워치 생활경제팀에서 아무런 대가 없이 발로 뛰어 만든 콘텐츠입니다. 다음에도 여러분들에게 친숙하지만 잘 몰랐던 제품 이야기들을 발굴해 찾아뵙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결정적 한끗]미원 편 끝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