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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대표 "매각 가격 2000억보다 더 높아야"

  • 2022.07.07(목) 16:18

"큐텐 등 여러 곳과 논의 중"…매각 추진설 인정
매각 추정가 2000억…"구조상 나올 수 없는 금액"
지분 스왑에는 부정적…"세금 등 고려 사항 많아"

티몬 장윤석 대표 /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장윤석 티몬 대표가 업계가 예상하고 있는 티몬 매각가격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현재 업계에서는 티몬의 매각 가격을 2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엑시트를 고민해야하는 사모펀드가 최대 주주인만큼 현재 거론 가격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생각이다. 아울러 당초 티몬 매각설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던 것과는 달리, 큐텐과의 매각 협상에 대해 인정했다. 매각부터 지분스왑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뒀다. 

장 대표는 7일 건국대학교에서 열린 '넥스트커머스 2022 컨퍼런스' 강연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2000억원이라는 금액은 티몬에서 나올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라며 "구조가 생각보다 복잡하다. 현재 주주들부터 기존 채권자 등 모든 걸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티몬은 현재 매각설이 돌고있다. 유력 인수자로는 해외직구 플랫폼인 큐텐이 꼽힌다. 매각 금액은 2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한동안 2000억원이 됐다가 2900억원, 4000억원 얘기도 나오더라. 어디서 나온 소스인지 의아했다"면서 "내부적으로도 숫자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매각 가격이 2000억원대로 거론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티몬은 내부적으로 크게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9년 롯데와 협상 최종단계에서 거론된 금액은 1조2500억원이었다. 하지만 대주주들의 의견이 엇갈리며 결국 매각이 무산됐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가격은 그때의 '6분의 1'수준이다. 티몬 내부에서는 "좋은 기회는 다 날리고 투자도 없이 이제와서 헐값에 매각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티몬 실적 추이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현재 티몬의 대주주는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앵커에쿼티파트너스(AEP)다. 이들은 최대한 많은 수익을 남기고 엑시트를 해야한다. 장 대표는 티몬 등기이사 중 한 명이다. 하지만 매각과 관련된 최종 의사 결정권은 없다. 장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대주주의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티몬은 쿠팡 등 경쟁업체들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했다. 매각설과 IPO(기업공개) 이야기가 계속 거론됐던 이유다. 대주주들 입장에서는 엑시트가 절실했다. 어떤 식으로든 투자금을 회수해야했다. 하지만 이미 시장은 경쟁업체들이 선점한 상태였다. 뒤늦게 추격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실적은 계속 악화했다. 결국 매각 시기는 물론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지도 못하게 됐다.

아울러 장 대표는 큐텐과의 매각 협상설에 대해 인정했다. 당초 티몬은 매각설이 불거졌을 당시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다. 그는 "큐텐에 먼저 제안도 했다. 큐텐뿐만 아니라 여러 곳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면서도 "큐텐은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각부터 전략적 투자까지 여러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큐텐과의 지분 스왑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그는 "지분 스왑은 세금 쪽에서 문제가 있을 거라고 본다"며 "다만 이러면서까지 지분 스왑을 할지는 의문이다. 티몬의 대주주인 사모펀드가 고민할 문제"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큐텐이 티몬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가 절실해서다. 관건은 가격이다. 현재 양사의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장 대표가 2000억원의 몸값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것도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한편 장 대표는 이날 티몬의 '브랜드 풀필먼트'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이제 이커머스시장에서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자산을 높이는 방식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티몬이 '브랜드 애그리게이터(aggregator)'가 돼 브랜드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모든 과정과 자원을 통합 제공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플루언서들과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성공한 사례는 많다"며 "그동안은 단순하게 딜에만 성공했다면 이제는 브랜드를 연결해주고 패키징 디자인부터 브랜딩, B2C, 팬들도 모아주는 여러가지를 티몬이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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