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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필립모리스 '심장'을 가다…일루마 1위 탈환 비책될까

  • 2022.11.24(목) 11:28

'연 300억 개비' 규모 생산 양산공장 투어
일루마 출시 맞춰 '테리아' 생산 본격화
KT&G '릴' 강세 속…분위기 반전 노린다

/ 그래픽=한국 필립모리스

한국 필립모리스가 언론을 통해 양산 공장 공개에 나섰다. 양산 공장은 필립모리스의 '심장'이다. 연소·비연소 담배를 포함 연간 300억 개비의 담배를 생산한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필립모리스의 궐련형 전자담배를 생산하는 곳은 양산 공장이 유일하다. 호주 일본 대만 등 수출도 활발하다. 필립모리스 아시아 공략의 전초기지로도 평가된다. 그만큼 중요도가 높은 곳이다. 

업계에선 필립모리스가 공장 공개를 통해 '일루마 띄우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필립모리스는 지난달 국내에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 '아이코스 일루마'를 출시했다. 전용 담배 스틱인 '테리아'도 내놨다. 현재 양산 공장은 테리아 본격 생산에 돌입했다. 현재 필립모리스는 일루마의 성공이 그 무엇보다 절실하다. 올초 경쟁사인 KT&G의 '릴' 시리즈에 1위를 자리를 내줬다.

필립모리스의 '심장'

지난 23일 경남 양산에 위치한 한국필립모리스의 양산 공장을 찾았다. 관계자의 안내에 따라 작업화를 착용한 후 '테리아'가 제조되고 있는 공간으로 향했다. 소음을 막기 위한 귀마개도 제공됐다. 생산동에 들어서자 담뱃잎 특유의 향이 코끝을 찔렀다. 현장 관계자는 "담뱃잎의 가향·가습 과정에서 나오는 냄새"라고 했다. 컨베이어 벨트 위에선 담배 개비들이 쉴새 없이 움직였다. 

두루마리 형태의 '듀얼 스틱' / 사진=한국필립모리스

이날 언론에 공개된 공정은 '세컨더리 공정'이었다. 이는 가공된 담뱃잎이 절각 등 공정을 거쳐 담배 스틱으로 제작되는 작업이다. 크게 필터를 만드는 공정과 연초와 필터를 결합하는 공정 두 가지로 구분된다. 최종적으로 담뱃잎은 두루마리 형태의 '더블 스틱'으로 만들어진다. 이후 절단기에 투입돼 가운데가 잘라진 후 테리아로 탄생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품은 자동품질관리기를 통해 반복 점검된다. 이후 포장지에 담기는 공정을 거쳐 우리가 흔히 보는 담뱃갑이 된다. 

이렇게 생산된 제품은 국내뿐 아니라 일본 등 세계각지로 수출된다. 지하 아흐메드 카림(Zia ahmed karim) 양산 공장 공장장은 "양산 공장은 전 세계 필립모리스 공장 중에서도 여러 차례 품질 지수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라며 "검사가 까다로운 일본, 호주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을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도 중요한 생산 기지"라고 강조했다. 

이후 공장 공개는 품질 관리 부서를 방문으로 마무리됐다. 이곳에서는 생산된 테리아의 성분이 기준 수치에 부합되는지 검사한다. 연기를 포집해 유해 물질 농도를 확인한다. 정해진 시간마다 생산된 제품 일부를 뽑아 검사한다. 현장 연구원은 검사를 마친 테리아의 필터를 보여줬다. 기존 제품의 검은 필터가 아닌 흰 필터임을 강조했다. 유해 물질이 적다는 설명이다. 그는 "엄격한 국내외 품질기준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하루 네 번씩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장 공개한 '속내'

다만 이날 필립모리스가 공개한 공정은 제한적이었다. 제조 공장부터 품질 관리 부서 방문까지 채 1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긴 시간을 들여 공장을 방문했던 것에 비하면 짧은 시간이다. 공개 자료의 초점도 공장의 경제성과 친환경성에 맞춰져 있었다. 이는 회사 측 데이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테리아 생산량도 아직 데이터를 내긴 어렵다고 했다. 일루마 출시가 채 한 달이 안 되어서다. 

포장지에 쌓인 테리아/ 사진=한국필립모리스

기존 '히츠'와 '테리아'의 차별성도 확인하기 힘들었다. 기자들이 확인할 수 있던 부분은 담뱃잎을 가공해 만든 '캐스트 리프'가 잘려 필터와 결합 되는 과정 정도였다. 기존 히츠 제품과 동일한 제조 방식이다. 유의미한 공정으로 보기 힘들다. 물론 산업계에서 공장 공개는 '기밀'을 이유로 공정 대부분을 공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눈에 띄는 몇 가지는 공개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그런 점을 확인하기 어려웠다. 큰 공장 규모에 비해 공개 범위가 아쉬웠다.

다만 필립모리스의 '속내'는 읽을 수 있었다. 최근 '생산 공장'은 산업계 전반의 큰 이슈다. SPC삼립 공장 노동자 사망 등 이슈가 컸기 때문이다. 공장 공개만으로도 좋은 인식을 얻을 수 있다. 위생과 안전에 자신감이 있다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 전자 담배의 위해 저감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비연소 담배가 연초 담배보다 덜 위해하다는 것이 담배업계의 주장이다. 최종 목표는 전자 담배 규제 완화다. 이날 필립모리스가 '품질 관리'와 검사를 강조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일루마' 성공시켜야

물론 가장 큰 이유는 일루마 흥행을 위한 분위기 조성이다. 현재 필립모리스는 '위기'다. 필립모리스는 2017년 국내에 처음으로 궐련형 전자담배 아이코스와 전용 스틱 '히츠'를 출시해 부동의 1위를 지켜왔다. 한때 시장 점유율 87%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꾸준한 점유율 하락세를 보였다. 결국 지난 1분기 경쟁사인 KT&G의 '릴' 시리즈에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아이코스 신제품 일루마의 모습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매출 성적도 감소세다. 한국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에 힘입어 2017년과 2018년 각각 8382억원, 87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2019년부터 지속적인 하락세다. 2019년에는 전년 대비 21.5% 감소한 683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어 2020년에는 5905억원, 2021년 5653억원으로 줄었다. 미래 비전에 따라 연소 담배의 마케팅을 줄이고 비연소군 담배에 집중했던 영향이다. 문제는 비연소 담배에서 KT&G의 성장세가 무섭다는 점이다. 릴은 불과 4년만에 아이코스를 앞질렀다.

현재 필립모리스는 일루마를 통해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을 높일 획기적 한방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지난달 KT&G 역시 신제품 '릴 에이블'을 출시하면서 변수가 생겼다. KT&G는 이를 통해 확실히 1위를 굳히겠다는 계획이다. 필립모리스 역시 대대적인 반격에 돌입했다. 현재 마케팅 등 전반에 공세를 펼치고 있다. '심장'인 양산 공장을 공개한 것도 그 일환이다. 

담배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필립모리스가 독점적 1등이었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에서 점유율 2위로 내려앉으면서 내부적으로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올해 연말은 KT&G 등 경쟁사의 신제품과 맞붙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했다. 이어 "KT&G가 1위로 굳어져 가는 분위기가 이어져 가고 있다"며 "공장 공개는 이런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한 전략 중 하나일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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