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이 스위스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 '스캇'의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대 주주 지분을 인수해 경영권 완전 장악에 나선 것은 물론 자금 지원도 확대했다. 스캇의 실적이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여금에 지분 확대까지
영원무역은 최근 스캇에 대한 대여금 한도를 1억7000만스위스프랑(약 3143억원)으로 증액한다고 공시했다. 기존 대여금 1억5000만프랑의 만기를 2026년 12월까지 연장하면서 2000만프랑(약 370억원)을 추가로 증액했다. 영원무역은 매년 연말 스캇에 대한 대여금 만기를 연장해왔다. 올해는 만기 연장에 더해 신규 증액까지 이뤄졌다. 이번에 증액한 대여금 2000만프랑은 즉시 대여하는 것이 아니라 필요시 집행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영원무역은 스캇 창업주이자 2대 주주인 베아트 차우그(Beat Zaugg)가 보유한 지분 583만7500주를 1908만프랑(약 353억원)에 인수했다. 이번 지분 인수는 지난 2월 국제상업회의소(ICC) 중재에서 승소한 결과다.
영원무역은 2022년 9월 차우그가 주주간계약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재를 제기했다. 이 계약은 2015년 영원무역이 스캇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체결됐다. 10년간 지분 양도 제한, 우선매수권 등 외에 이사회를 함께 구성해 운영한다는 공동 경영 조항이 들어가있다. 중재판정부는 차우그가 중대하게 계약을 위반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영원무역이 콜옵션(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지분 인수로 영원무역의 스캇 지분율은 96.71%로 늘어났다. 영원무역이 이번에 사들이는 스캇 지분의 주당 가격은 6048원이다. 2015년 영원무역이 스캇 지분을 추가 매입할 때 지불한 주당 2만8933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영원무역이 적은 돈을 들여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하게 된 셈이다.
영원무역은 인수 대금의 75%를 차우그에게 지급했다. 나머지는 추가 중재 절차에 따라 지급할 예정이다. 이외에 차우그로부터 계약위반에 대한 손해배상액도 받게 된다.
부활 신호탄
스캇은 1958년 설립된 스위스 스포츠 브랜드다. 1986년 첫 산악자전거를 출시하며 자전거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는 매출 80% 이상을 자전거 사업에서 올리는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로 성장했다. 영원무역은 2013년 스캇 지분 20%(250만주)를 4000만달러(당시 46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2015년 추가로 지분 30.01%(375만1250주)를 1억달러(당시 1085억원)에 사들이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영원무역이 스캇을 인수한 후 초기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 2015년 2908억원이었던 스캇의 매출액은 2016년 6000억원, 2018년 7000억원, 2019년 8000억원을 돌파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자전거 시장이 커지면서 스캇도 가파르게 성장했다. 스캇의 매출액은 2020년 1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2022년 1조3975억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순이익도 2020년 672억원에서 2022년 1765억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엔데믹 이후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 종료로 자전거 시장 수요가 둔화된 데다, 재고가 쌓이면서 실적이 크게 악화했다. 스캇의 매출액은 2023년 1조2424억원에서 지난해 9537억원까지 떨어지며 1조원 선을 밑돌았다. 2023년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그 규모가 2122억원까지 늘었다.
그런데도 영원무역이 스캇에 대규모 자금 투입을 이어가는 것은 스캇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캇은 올해 들어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스캇의 지난 1~3분기 매출은 856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도 987억원으로 전년 동기(1214억원)보다 줄었다.
영원무역이 스캇의 경영권을 완전히 장악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원무역은 주주간계약 종료로 차우그와의 공동 경영 체제에서 벗어나게 됐다. 앞으로 이사회 구성이나 주요 의사결정에서 차우그의 동의를 구할 필요 없이 독자적인 경영이 가능하다. 스캇이 정상화되면 배당 등 수익도 온전히 영원무역의 몫으로 돌아온다.
영원무역 관계자는 "소비자 니즈를 기반으로 한 제품 개발과 제품 라인업 최적화를 통해 프리미엄 자전거 시장의 독보적인 브랜드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