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파리바게뜨의 '로마 상륙작전'…아직도 '감감 무소식'

  • 2026.01.27(화) 07:00

2024년 3월 이탈리아 진출 선언
마리오 파스쿠찌 내한 …허영인 회장 만나
2년 지난 지금까지 1호 매장 소식 없어

그래픽=비즈워치

파리바게뜨의 로마 공략이 장기전에 돌입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을 만나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진출을 공언한 지 2년이 지났지만 대략적인 계획조차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진출 소식을 알린 직후 허 회장이 구속되는 등 내부 이슈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리'바게뜨의 '로마' 침공

SPC그룹은 지난 2002년부터 파스쿠찌를 한국에 들여와 브랜드 사업을 하고 있다. 벌써 20년 넘게 손을 잡아 온 파트너다. 특히 파스쿠찌의 입장에서 SPC그룹은 단순한 '아시아 파트너'가 아니다. 파스쿠찌가 보유한 600여 개의 글로벌 매장 중 500여 개가 한국에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파스쿠찌를 먹여살리는 건 이탈리아 본사 매장이 아니라 한국의 'SPC 파스쿠찌'인 셈이다. 

그런 파스쿠찌의 수장이 한국에 방문한 건 지난 2024년 3월이다. 파스쿠찌 그룹을 3대째 이어받아 운영하고 있는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이 '4대 후보'인 아들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그리고 3월 22일, 허영인 회장과 만났다. 가장 중요한 용건은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진출'이었다.

파리바게뜨는 2020년대 들어 글로벌 시장 공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다양한 지역으로 매장을 확장해 왔다. 오는 2030년까지 1000호점을 목표로 하고 있는 미국이 대표적이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인도네시아·베트남·캄보디아·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 등 주요 국가에 대부분 발을 뻗었다. 

허영인(왼쪽) SPC 회장과 마리오 파스쿠찌(오른쪽) 파스쿠찌 회장/사진=SPC

지난해 초엔 AMEA 본부(아시아태평양·중동·아프리카 본부 Asia pacific, Middle East and Africa Division)를 신설했다. 현재 사업을 운영 중인 동남아시아 지역에 더해 새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중동·아프리카·오세아니아 지역까지 관할하는 본부다. 동남아시아를 베이스캠프로 신규 지역 진출을 노리는 행보다. 

그런 파리바게뜨가 아직 쉽사리 손을 대지 못하는 지역이 '유럽'이다. 지난 2014년 프랑스, 2022년 영국에 진출해 한자릿수 매장을 운영하는 데 그치고 있다. SPC그룹은 파스쿠찌라는 확실한 파트너가 있는 이탈리아라면 유럽 공략이 가능하다고 봤다. 두 회장은 파리바게뜨의 이탈리아 진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2036년까지 유럽 45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했다.

로마 참 멀다

허 회장과 파스쿠찌 회장이 만난 지도 2년이 지났다. 그 사이 SPC는 몽골에 1호점을 내고 매장을 3개로 늘렸다. 500개가 조금 넘던 글로벌 매장 수 역시 700개를 돌파했다. 하지만 파리바게뜨의 '로마 상륙'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여전히 '검토 중'이다. 물론 신규 지역 진출이 갑작스레 이뤄지진 않는다. 하지만 양 기업의 회장이 직접 만나 계약을 체결한 만큼 2년 가까이 '무소식'인 상황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선 SPC그룹의 오너 리스크가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허 회장이 파스쿠찌 회장을 만날 무렵 SPC그룹과 허 회장은 계열사에서 벌어진 노조 탈퇴 강요 의혹 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 파스쿠찌 회장을 만나기 직전에도 검찰 출석 요구를 받았다. 결국 이탈리아 진출 소식을 알린 지 일주일 만에 허 회장이 구속됐다. 허 회장은 5개월 후인 2024년 9월 보석 허가를 받고 석방됐다. 

하지만 곧바로 또 한 차례 사고가 터졌다. 지난해 5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시화공장을 찾아 허 회장과 김범수 대표 등을 불러 질타했다. 신시장 진출이라는 한가로운 목표에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는 이야기다.

지난 25일 SPC 시화공장을 방문해 SPC그룹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이재명 대통령./사진=이재명 대통령 유튜브

유럽 시장이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이 아니라는 점도 진출이 더뎌지는 이유다. 미국과 동남아시아 주력 시장에서 순조롭게 출점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비주력 지역인 유럽에 공을 들이기는 어려울 수 있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프랑스와 영국 등 2개국에 1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SPC의 캐시카우인 가맹사업은 이제 시작 단계다. 영국에 3개 매장을 열었다. SPC는 영국에서만 2030년까지 100개 가맹점을 오픈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진척 속도는 빠르지 않다. 

프랑스의 경우 모든 매장을 직영으로만 운영 중이다. 그나마 마지막 매장 오픈이 2024년 6월이었다. SPC가 이탈리아 진출의 교두보로 낙점한 로마는 파리나 런던보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진출에 더 보수적인 곳이다. 없는 곳이 없다는 스타벅스가 이제야 사업을 시작해 한자릿수 매장을 운영 중인 도시가 로마다. '파리'바게뜨가 쉽게 자리잡기 어렵다.

SPC그룹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이탈리아 오픈 계획이 잡힌 건 아니다"라며 "확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