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커피전문점 메뉴판에 '떡볶이' 등장한 사연

  • 2026.02.02(월) 16:59

저가 커피 4사 매장 수만 1만개 '포화 상태'
양적 성장 한계, 가격만으로 차별화 불가
분식까지 영역 확장…해외로 눈 돌리기도

그래픽=비즈워치

커피전문점 메뉴판에 국민 간식 '떡볶이'가 등장했다. 카페의 변심일까, 아니면 절박한 생존 전략일까. 대한민국에 저가 커피 매장만 1만개에 달하자 커피만 팔아서는 생존이 어려운 환경이 됐다. 이에 따라 국내 저가 커피브랜드들은 분식점까지 자처하고 나섰다. 차별화하지 않고는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어서다. 아울러 경쟁이 치열한 국내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떡볶이 파는 카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인 컴포즈커피는 이달 중으로 '떡볶이' 등 분식류 메뉴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음료 중심이던 기존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간단한 식사 수요까지 흡수하겠다는 전략이다. 컴포즈커피가 이처럼 '분식점'을 자처하고 나선 이유는 명확하다. 커피만으로는 치열해진 시장에서 더 이상 살아남기 어려워서다. 특히 저가 커피 브랜드는 가격이 저렴해 마진이 높지 않다. 고객 한 명이 결제하는 금액인 '객단가'를 끌어올리지 않고서는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

이런 고민은 비단 컴포즈커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저가 커피 브랜드 상황은 비슷한다. 메가MGC커피도 과거 시즌 메뉴로 '컵떡볶이'를 판매한 경험이 있다. 최근에는 '라면땅'과 같은 이색 메뉴를 선보이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빽다방은 겨울 인기 간식인 '붕어빵'을 도입했다. 더벤티 역시 '미니붕어빵'과 '크룽지', '핫도그' 등 간식형 메뉴를 다양하게 운영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커피전문점의 '콘텐츠 소비' 전략으로 보고 있다. 커피 한 잔으로 끝나는 방문이 아니라 간식·식사·디저트를 함께 소비하는 복합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다.

서울 시내에 메가MGC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등 저가커피 매장이 붙어있다./사진=비즈워치

하지만 메뉴 확장이 곧바로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한 곳에서 반응이 좋은 디저트가 나오면, 다른 브랜드들이 이를 잇따라 따라가는 구조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컴포즈커피, 메가MGC커피, 빽다방, 더벤티 등 주요 저가 커피 4사는 케이크는 물론 붕어빵, 감자빵, 고구마빵 등 유사한 디저트 메뉴를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차별화를 위해 꺼내 든 카드가 오히려 '저가 커피 브랜드의 획일화'로 이어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패 가능성이 낮은 메뉴를 서로 따라가다 보니 브랜드 고유의 색깔은 점점 옅어지고 있다"면서 "이는 가격과 접근성 외에 차별 포인트를 찾기 어려운 구조를 더 고착화하는 요인이다. 어느 브랜드를 가도 메뉴 구성이 크게 다르지 않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특정 브랜드를 선택할 이유가 약해진다"고 말했다.

포화에 이른 저가커피

저가 커피 브랜드는 코로나19 이후 크게 성장했다. 배달·테이크아웃 소비가 늘고 고물가 국면에서 '가성비'가 핵심 소비 기준으로 떠오르면서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1500~2000원에 판매하는 초저가 전략은 빠르게 시장을 파고들었다. 원두와 부자재 대량 구매, 소형 매장 중심 운영으로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을 낮춘 점도 출점 확산을 뒷받침했다.

하지만 이런 성공 공식은 곧 한계에 부딪혔다. 유사한 브랜드가 빠르게 늘며 경쟁이 격화했다. 여기에 원두 가격과 인건비, 임대료가 동반 상승하면서 저가 전략만으로 수익성을 유지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매장 수 급증은 상권 내 출혈 경쟁으로 이어졌다. 실제로 컴포즈커피는 지난해 3000호점을, 메가MGC커피는 4000호점을 돌파했다. 빽다방은 1856개, 더벤티는 160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저가 커피 4개사의 매장 수는 2020년 3150여 개에서 올해 1월 기준 1만개를 넘어섰다.

그래픽=비즈워치

이처럼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자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우선 K컬처의 글로벌 확산으로 인해 한국식 카페 문화에 대한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졌다. 드라마나 SNS를 통해 한국의 '디저트 카페' 문화를 접한 현지 MZ세대가 가성비와 화려한 비주얼을 동시에 갖춘 한국형 저가 커피에 열광하고 있기 때문이다. '싸고 빠른 커피'라는 국내에서 검증된 모델에 'K커피' 이미지를 결합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메가MGC커피는 몽골에 7개 매장을 운영 중이며 캄보디아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북미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빽다방은 싱가포르에 1개, 필리핀에 16개 매장을 두고 있다. 컴포즈커피는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해외 사업을 확장 중이다. 연내 대만과 필리핀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더벤티는 캐나다와 베트남에 진출했다. 이어 중동과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가격 경쟁력만으로 승부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누가 더 설득력 있는 먹거리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통할 수 있는 모델로 확장하느냐가 저가 커피 시장 옥석 가리기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
  • 오늘의 운세
  • 오늘의 투자운
  • 정통 사주
  • 고민 구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