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인구 고령화 속도를 늦추는 동시에 고령화의 부정적 효과를 완화하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년을 연장하거나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이는 등의 방식으로 경제성장률의 급락을 완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경제성장률 3.9% → 0.4% 급락
한국은행 경제연구원은 '인구 고령화가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런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인구 고령화는 경제 전체의 노동 공급을 양적,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동시에 경제 전반의 소비, 저축, 투자행태 등 수요 측면에서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물론 인플레이션과 경상수지, 정부 재정 등 거시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만 인구 고령화가 거시경제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는 사람들이 어떤 행태를 보이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또 사람들의 행태는 사회의 제도나 정책에 의해 영향을 받는 만큼 이를 어떻게 바꿔나가느냐가 관건이다.
우선 경제연구원이 인구 고령화를 고려해 추정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 추이는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00~2015년 연평균 3.9%에 달했는데 2016~2025년은 1.9%, 2026~2035년에는 0.4%로 급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원은 "경제성장에 미치는 부정적 효과가 상당히 크게 나타나는 것은 우리나라 인구 고령화 속도가 매우 빠른 데다 연령대별 근로소득 및 소비 형태가 전형적인 신흥국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라며 "다만 이런 전망은 적절한 대책을 시행할 경우 성장률 둔화 추세를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여성 경제활동 참가, 정년 연장 등 필요"
그렇다면 고령화로 인한 경제성장률 하락을 더디게할 방안은 무엇일까? 연구원은 베이비붐 세대의 정년 연장을 꼽았다. 연구원에 따르면 취업 기간을 5년 연장할 경우 향후 10년 내 경제성장률이 0.4%포인트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높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15년 기준으로 57.4%에 머물러 있는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을 매년 0.5%포인트씩 OECD 평균 수준인 66.8%까지 높여나갈 경우 경제성장률은 0.3~0.4%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두 가지 방식을 성공적으로 추진한다고 가정하면 경제성장률은 향후 10년간 연평균 2% 후반으로 유지할 수 있고, 20년 내에는 1% 중반 정도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구원의 설명이다.
연구원은 "우리가 제도를 어떻게 개선하고 어떤 정책을 펴나가느냐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며 "적절한 대책을 강구한다면 성장률 하락세를 완화할 수 있고 생산성 향상 등으로 개개인의 후생은 오히려 향상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