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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가상자산은 'NO' 관련 기술은 'YES'

  • 2021.05.25(화) 07:00

주요은행, 가상자산거래소 제휴 불가 방침
수탁 사업 중심, 가상자산보다 기술 관심

가상자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은행들이 가상자산을 대하는 태도가 더욱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다. 한때 원론적으로라도 검토했던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 계획을 아예 백지화 하는 모습이다.

그나마 은행이 관심을 갖고 있는 가상자산 관련 사업은 커스터디(위탁관리)부분인데, 디지털자산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기보다는 블록체인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등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들 가상자산 거래소 'NO'

지난 2018년 금융위원회가 제정한 가상자산 자금세탁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는 거래소 이용 고객에게 실명확인계좌인증을 의무화 했다.

이 가이드라인이 제정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하던 은행들 중 일부를 제외하고는 모두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를 종료했다. 현재 가상자산거래소와 제휴하고 있는 은행은 신한은행(코빗), NH농협은행(빗썸, 코인원), 업비트(케이뱅크)뿐이다. 

올해 초 가상자산 열풍이 다시 불자 일각에서는 제휴를 끊었던 KB국민, 하나, 우리 등 주요은행은 물론 지방은행들 역시 가상자산 거래소와 제휴해 수수료 수익을 끌어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최근 태도가 급변했다.

당장 KB국민, 하나, 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은 가상자산 거래소와의 제휴 계획이 없다고 못을 박았다. 은행권으로서는 자금세탁, 해킹 등의 위험부담에 더해 최근 가상자산 가치가 곤두박질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등 관련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18년과 마찬가지로 가상자산이 얼마나 리스크가 큰 시장인지 최근 재현되고 있다"며 "그 누구도 담보할 수 없는 시장에 신뢰가 생명인 은행 입장에서는 계좌를 발급해주는 일조차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보법이 오는 9월 본격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기조는 이어질 것이란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이미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자금세탁방지와 관련해 만발의 준비를 한 상황이어서 특금법이 9월 시행된다 하더라도 의미가 없다고 본다"며 "이미 은행연합회에서 가상자산 거래소 제휴와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내려보냈음에도 일부 은행이 제휴를 하지 않겠다고 못박은 데에는 아무리 깐깐한 심사를 거치더라도 리스크가 더 크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최근 은행연합회는 가상자산 사업자 자금세탁방지 위험평가 방안을 회원 은행들에게 내려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커스터디 사업 진출 속내는 따로있다

그나마 일부 은행이 가상자산 커스터디 사업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것이 가상자산 시장의 잠재성을 봤다기 보다는 가상자산에 활용되는 블록체인 기술과 향후 한국은행이 발행할 수 있는 CBDC 관리의 경쟁력을 쌓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은 블록체인 기업 해치랩스,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가 설립한 가상자산 수탁 서비스 업체인 KODA를 설립했다. 이 회사는 지난 17일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신한은행 역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시장진출을 위해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전략적 지분투자를 추진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같은 우리금융지주 계열사인 우리펀드서비스가 피어테크와 손잡고 디지털자산 자산관리 솔루션을 출시했다.

은행들이 커스터디 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면서 밝힌 포부는 "디지털자산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기 위함"이지만, 진짜 속내는 가상자산에 활용되는 블록체인 기술 스터디, CBDC 발행 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은행 디지털 부서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이 아무리 커진다 해도 정부가 인정하지 않는 자산을 은행이 관리할 일은 없다"며 "커스터디 사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은 가상자산 핵심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이해력을 조금 더 높이고 향후 발행될 가능성이 큰 CBDC 관련 전략을 세우기 위한 측면이 더 강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즉 은행들은 가상자산 자체의 가치보다는 내제된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보안과 투명성 측면에서 활용도가 높다고 평가되는 블록체인이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조망받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금융권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될 기술로 꼽힌다.

게다가 한은은 CBDC 관련 연구를 진행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환경 조성에 나서기로 했다. 결국 현재의 가상자산 관리에 대한 노하우는 향후 CBDC가 발행될 경우 경쟁력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 관계자는 "CBDC가 발행되면 가상화폐에 대한 정의가 명확해 질 것"이라며 "이에 대비하기 위해 은행들이 많은 준비를 하는데 수탁 사업에 대해 간접적으로 진출하는 것 역시 이러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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