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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손보, 연내 설립 가시권…빅테크 뭐가 다를까

  • 2021.06.07(월) 16:23

금융위원회, 9일 예비인가 심사
거대 플랫폼 향한 기대·우려 공존
자동차보험 진출 수년 후로 예상

빅테크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이 연내 현실화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9일 정례회의에서 카카오페이가 설립하려는 디지털 손해보험사인 '카카오손해보험'의 예비인가 안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디지털화는 금융업 전반의 흐름이지만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어 보험업계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6개월 만에 예비인가 넘나
 
이번 예비인가 심사는 카카오페이가 지난해 12월 29일 신청한 후 약 6개월 만이다. 예비인가는 보험업 허가 요건의 이행계획을 심사하는 단계로 금융감독원 심사를 거쳐 금융위원회에서 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예비인가 법정 소요기간은 2개월이지만 이번 심사는 이례적으로 금감원 심사 후 금융위가 추가 검토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심사가 늦어진 배경과 관련해 업계에서는 거대 플랫폼 기업이 보험업에 새로 들어오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고 당국의 고민이 깊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계획 이행 여부를 인터넷 전문은행의 신사업 인허가 심사 판단 요소로 보겠다는 방침을 밝힌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예비인가 결과는 심의를 거쳐봐야 안다"며 "(추가로 심사 기간이 길어진 것과 관련해)기존 금융권의 진출이 아니다 보니 소비자보호 부분을 더 꼼꼼히 점검한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인가 심사가 잘 마무리될 경우 연내 새로운 디지털손보사 출범이 가능해진다. 예비인가 후 6개월 내 본인가를 신청해야 하고, 본인가는 통상 2개월 내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승인 결과가 잘 이뤄질 경우 연내 출범이 목표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예비인가를 승인받게 되면 최대한 빨리 본인가 심사를 준비해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빅테크 보험업 진출 기대·우려 공존

빅테크의 보험업 진출이 본격화하자 기대감과 우려가 공존하는 모습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소액단기보험과 같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어서 기존 레드오션이던 보험시장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라며 "혁신적인 접근방식과 상품이 나와 보험업계에 긍정적인 메기 효과가 나타나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거대 플랫폼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액단기보험만으로는 수익이 나기 어려워 시장 안착이 쉽지 않다"라며 "비대면을 통한 소비자 접근 방식은 강하지만 소비자보호, 민원 등의 부분은 비대면으론 한계가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플랫폼을 앞세워 시장을 잠식하는  형태를 취할 경우 기존 보험사들에 위협이 될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당국 역시 거대 플랫폼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플랫폼의 위력이 센 만큼 이를 통한 시장 독점화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을 가지고 있다"라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들일지 기존 시장을 깨트릴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이 아닌 플랫폼 운영을 통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직접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금융 관련 법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 편익 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카카오톡 등 매우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거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기존 디지털 손보사들과 비교해 파급력이 클 것"이라며 "직접적인 규제나 컨트롤이 불가능한 것이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첫 디지털손보사인 캐롯손보를 비롯해 기존 보험사들이 디지털 분야에서 고전하고 있는 부분이 바로 고객과 접할 수 있는 자체 디지털망 구축이다. 구축도 어렵지만 인프라를 갖추는데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는 이미 플랫폼을 통해 이 부분을 갖추고 있어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기존 보험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다.

당국 역시 빅테크와 기존 금융권이 어떻게 속도를 맞추고 균형과 발전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플랫폼이 금융권 내에서 역할과 영향력이 커진 만큼 소비자보호 가이드라인이나 금융소비자보호법과 연계 등 더 구체화된 소비자보호 및 규제 수단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차보험, '카카오대리' 통해 3년뒤?

카카오손보의 자동차보험 시장 진출은 당초 삼성화재와 계획했을 때와 달리 출범 후 3년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보험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인데다 손해율도 좋지 않아서다. 자동차보험을 시작하려면 보상인력이나 시스템 등 인프라 마련을 위한 장기간의 준비도 요구된다. 

대신 카카오톡, 카카오택시, 카카오대리 등 기존 플랫폼을 활용한 소액단기보험 상품들이 초기 주력 상품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카카오페이 역시 당장 자동차보험에 사업에 나설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대리를 통한 대리운전 자동차보험에 나설 것으로 얘기되고 있지만 이미 시장포화가 심하고 대리운전보험은 손해율이 더 좋지 않아 카카오로서도 빨리 시장에 나설 이유가 없다"라며 "대리운전 플랫폼을 통한 차주의 온오프형식 안심보험 등 시장 안착을 위한 다른 상품들을 고민해 시장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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