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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금융 플랫폼' 도전 나선 은행들 '쉽지 않네'

  • 2021.06.24(목) 07:57

[선 넘는 금융]
규제 완화 발맞춰 다양한 신사업 모색
생활서비스 고객 확보 아직 갈 길 멀어

주요 시중은행들이 '생활금융 플랫폼'을 미래 지향점으로 내걸고 다양한 비금융서비스에 도전하고 있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최근 생활 플랫폼을 기반으로 금융업에 진출해 성공 스토리를 쓰고 있는 빅테크 기업들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이러다가 비금융은 물론 본업인 금융서비스에서도 빅테크 기업들에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은행에 문 열어주는 금융당국

은행은 다른 업권과 달리 다양한 사업 확장이 쉽지 않다. 고객이 맡긴 돈을 기본으로 사업을 영위하다 보니 은행법에 명시된 은행업무와 그 외 부수업무만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업권간 경계가 무너지면서 금융당국도 은행들이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다양하게 열어주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제공하는 MVNO(알뜰폰)서비스인 'LiiV M'과 신한은행이 올해 말께 선보일 예정인 배달앱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최대 4년간 규제를 유예하거나 면제해 금융업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면서 "현재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지정한 혁신서비스는 145건이며 이미 출시된 서비스도 85건에 달한다"라고 소개했다.

생활금융 플랫폼 선언한 은행들

그러자 은행들도 본연의 영역에서 벗어나 다양한 생활서비스에 도전하고 있다. 주요 은행장들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를 선언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중은행이 직접 할 수 있는 부수업무로 허가받지 못한 영역이 아직 많다 보니 다른 업종과 제휴를 통해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를 준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신한은행은 △아이돌봄 서비스와 △쇼핑 △인테리어 △이사 △보안 △중고차 △면세점 등과 협약을 맺고 신한은행 모바일뱅킹인 'SoL'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골프부킹 △여행 △중고차 등의 생활서비스를 모바일뱅킹인 '하나원큐'에서 소개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 21일 기준 한 달간 SOL 내 라이프 플랫폼 서비스 이용 고객이 146만 명에 달한다"면서 "다양한 서비스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라고 전했다. 

경쟁에서 밀리는 직접 서비스

하지만 은행들이 직접 제공하는 비금융서비스는 여전히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야심 차게 시작한 'LiiV M'서비스가 그렇다. 'Liiv M'은 2019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약 1년 반 동안 1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지만 이후에는 고객이 크게 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KB국민은행은 현재 'LiiV M'의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업계에서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지난해 고객 100만 명 확보를 장담한 이후 성과가 좋지 않자 비공개로 방침을 바꾼 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신한은행이 계획하고 있는 음식배달서비스 역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에 벌써부터 의문이 제기된다. 배달앱 업계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은 사실상 배달의민족과 쿠팡이 시장을 양분하면서 최초 배달앱인 배달통도 사업을 접었을 정도"라며 "신한은행이 얼마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신한은행 관계자는 "현재 O2O전담팀을 새로 만들고 디지털그룹 쪽에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아직 나오지도 않은 서비스의 흥행 여부에 대해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치고 들어오는 빅테크

이 와중에 빅테크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영토를 확장하면서 비금융은 물론 금융서비스 영역에서도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네이버의 금융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이 미래에셋증권과 손잡고 내놓은 '미래에셋증권 CMA-RP네이버 통장'은 출시 1년 만에 잔고 1조원을 돌파했다. 이 상품은 네이버 앱에서 가입할 수 있는데, 고객 수가 30만 명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은행권에선 신상품 출시 후 1년간 5만 명가량 가입하면 흥행상품으로 분류한다는 점에 비춰보면 엄청난 흥행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던 플랫폼이 금융으로 영역을 넓히면 고객 확보가 용이한 반면 은행이 생활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고객을 모으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그만큼 모객 속도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다 보니 금융권에선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에 대한 법적 체제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현재 국회에 상정된 전자금융거래법이 통과되면 이른바 빅테크 기업들은 종합지급결제 라이선스를 획득할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러면 자체적인 계좌 발급은 물론 일정 수준의 후불결제도 가능해진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빅테크들이 종합지급결제 라이선스를 얻게 되면 사실상 은행의 고유영역인 여수신 업무를 포괄할 수 있게 된다"면서 "빅테크 기업들만 유리한 기울어진 규제 체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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