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6년간 아낀 이자만 120억…렌딧이 신용대출 콕집은 이유

  • 2021.07.08(목) 07:15

[선 넘는 금융]P2P금융 옥석가리기②
김성준 렌딧 대표 인터뷰
개인 신용대출 집행 2000억원 '한우물'

렌딧은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P2P)' 등록 1호 사업자다. 회사명은 빌려주다(lend)와 정보통신기술(IT)의 합성어다. '기술로 금융의 비효율을 해결하겠다'라는 비전을 담았다.

김성준 렌딧 대표이사는 "글로벌 스포츠브랜드 나이키의 슬로건 '저스트 두 잇(Just Do It)'처럼 P2P금융 하면 렌딧(Lend It)이 떠오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꿈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스포츠 브랜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나이키처럼 대출을 받으려는 중·저신용자들이 가장 먼저 렌딧을 찾게 하겠다는 포부다. 

김성준 렌딧 대표이사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사실 김 대표만큼 중·저신용 대출자의 간절함을 아는 사람도 없다. 렌딧을 차린 계기부터가 씬파일러(금융 이력이 부족한 사람)로서 대출절벽에 부딪혔던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김 대표는 과거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이커머스 회사를 창업했다. 사업 자금이 필요해 국내에 들어와 대출을 시도했는데 한 저축은행에서 1500만원 한도로 22%나 되는 고금리를 요구해 깜짝 놀랐다고 한다. 일반 시중은행 대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마침 세계 최대 P2P기업이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다는 소식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김 대표는 그 길로 이커머스 사업을 정리하고 100일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렌딧을 창업했다. 그는 "P2P금융은 기술 기반의 새로운 신용평가 모형을 개발해 기존 금융권이 풀지 못한 중금리 대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겨났다"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경험 때문일까. 렌딧은 P2P금융회사 중 유일하게 개인 중금리 신용대출이란 한 우물만 팠다. 지난 6년간 대출해준 2300억원 가운데 개인 신용대출이 2000억원을 웃돈다. 그 결과 대출자들이 120억원이 넘는 이자를 아낀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는 "현재 대출자 중 절반 이상은 기존 2금융권 고금리 대출을 렌딧의 중금리 대출로 대환했다"면서 "신용평가만 정교해지면 본인에게 맞는 최적의 금리를 찾아낼 수 있는 대출자가 그만큼 많이 존재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렌딧은 대출 심사를 위한 개인신용평가시스템(CSS : Credit Scoring System)을 자체적으로 개발했다. 대출 신청자마다 300여 항목의 신용정보와 금융기록 등을 분석해 심사한다. 

신용평가사에서 제공하는 기본 데이터에 더해 사기정보공유(Fraud Bureau) 데이터와 직장정보, 상환정보 등을 추가로 반영해 기존 신용정보만으로 판단하지 못하는 리스크를 가려낸다. 특히 대출 상환 데이터는 렌딧 CSS의 고도화를 위한 가장 중요한 자원이다. 위험 고객의 패턴을 꾸준히 분석해 새로운 리스크 요소를 발굴하고 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신용정보는 물론 부동산과 통신, 소비활동 등 더 많은 대안정보를 CSS에 반영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금융분야에서 빅데이터를 갈수록 많이 활용하는 흐름에 맞춰 다양한 분석을 통해 CSS를 계속 고도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P2P금융에 대한 불신이 큰 만큼 앞으로 갈 길이 먼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이른바 '팝펀딩 사태' 등으로 금융시장 전반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와중에 실제로 일부 P2P업체들은 법정 최고금리 위반에 따른 제재 절차를 밟고 있다. 

김 대표는 "조만간 법정협회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협회가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면 강력한 자율규제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며 "개인신용과 법인신용, 소상공인, 부동산담보, 부동산PF, 동산담보 등 다양한 대출 자산별로 투명한 공시 체계를 만들 필요도 있다"라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각 자산별 특성에 따른 대출상품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불신이 더 커진 측면이 있는 만큼 투명하고 충분한 정보 제공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온투업은 이제 다시 시작점에 섰다"면서 "무너진 소비자 신뢰 회복이나 건전성 제고는 업권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