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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만 혁신이냐?" 디지털 금융 정책에 뿔난 은행들

  • 2021.07.07(수) 16:28

[선 넘는 금융]
은행들, 대환대출 플랫폼 빅테크만 수혜 비판
오픈뱅킹·마이데이터도 빅테크에 특혜 주장

대환대출 플랫폼 등 디지털 금융 정책을 둘러싸고 금융당국을 향한 은행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금융생태계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빅테크 기업에 지나치게 수혜를 주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난해 금융지주 회장단이 은성수 금융위원장을 만나 현 금융환경이 빅테크 위주로 흘러가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되고 있다고 볼 멘 소리를 한데 이어 이번에는 은행들이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새로운 금융서비스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날을 세우는 모양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들은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대환대출 플랫폼 참여 협력을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환대출 플랫폼이란 현재 고객이 직접 발품을 팔아야 하는 대환대출 과정을 원스톱‧디지털화 해 대환대출을 더욱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위는 이 과정에서 금융회사 간 경쟁과 대출모집인 비용이 절감되고 법무사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소비자 이자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은 대환대출 플랫폼에 자사 대출 정보를 제공하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대환대출 플랫폼의 중추 역할을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 기업들이 하게될텐데 이 경우 금융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또 빅테크 기업들은 수수료 수익과 동시에 업계 장악력을 높일 수 있지만 대출에 대한 책임은 없어 은행이 비용과 리스크를 모두 짊어지게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한마디로 대환대출 플랫폼 설계를 위해 은행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은행들 사이에서는 해당 플랫폼을 만들 경우 은행들만 따로 대환대출 플랫폼을 새로 만들겠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은행 고위 관계자는 "현재 금융생태계 조성이 너무 빅테크 기업 위주로만 진행된다"며 "은행에게는 모든 부담을 지게하고 빅테크 기업은 리스크 없이 업계 장악력을 높여주도록 판이 짜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정작 리스크를 짊어져야 하는 금융회사들에게 금융환경 변화를 위한 희생만 강요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불만은 대환대출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는다. 은행들은 규제를 유예토록 해주는 혁신 금융서비스나 올해 본격 도입된 오픈뱅킹, 마이데이터 역시 빅테크 기업 위주의 정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일부 회사들에게 대출중개인 역할을 해줄 수 있도록 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현재 카카오페이, 토스 등은 금융위원회 금융혁신 서비스 지정을 통해 '대출중개인' 역할을 부여받았다. 대출중개인이란 각 금융회사의 대출을 알선해 주는 대가로 금융회사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사업을 하는 개인, 법인 등을 말한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내 대출 한도 서비스 안내'를 통해, 토스는 '대출받기'를 통해 대출을 중개하고 있고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례로 토스는 지난해 매출 중 80% 이상이 이와 같은 B2B사업을 통해 발생했다고 했을 정도다. 

은행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들의 대출 중개 서비스를 보면 대부분 저축은행, 캐피탈, 카드론 등이다"라며 "카카오페이의 경우 내 신용 정보 확인이라는 것으로 이를 포장한 뒤 뒤에서는 대출이자 지원이라는 이벤트를 펼치며 제2금융권 대출을 종용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가장 이상적으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은행 대출은 조이며 빅테크 기업의 이러한 행태는 뒷짐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산업 역시 빅테크 기업에게 특혜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는 얘기 까지 나온다. 전통적인 금융회사가 수십 년간 쌓아온 금융 빅데이터를 오픈뱅킹 참여 사업자나 마이데이터 사업자에게는 싼 값에 줘야 하지만 반대로 이들이 보유한 비금융 정보는 쉽게 받아올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른 은행 관계자는 "빅테크 기업과 전통적인 금융회사 간 정보의 비대칭성이 너무 강하다"며 "금융회사는 금융정보를 싼값에 당연히 줘야 하는 것이지만 빅테크 기업에게는 그런 의무가 없다. 당장 비금융 정보를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힌 회사가 어디인지만 봐도 알수있다. 모두 비금융정보를 모을 수 있는 빅테크 기업을 모회사로 둔 회사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작 중소 핀테크기업도 빅테크 기업에게 기회를 빼앗기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방치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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