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푸라기]는 알쏭달쏭 어려운 보험 용어나 보험 상품의 구조처럼 기사를 읽다가 보풀처럼 솟아오르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을 궁금했던 보험의 이모저모를 쉽게 풀어드립니다. [편집자]
보험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가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누구'에게 가입하냐가 가장 중요하죠. 계약기간이 긴 상품이 많은 데다 보험금을 탈 때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고요.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가 선발하는 '우수인증설계사'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입니다.
생보협회와 손보협회는 최근 보험사(판매 자회사 포함) 및 개인대리점 소속 설계사 21만895명중 3만956명을 올해 우수인증설계사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생보협회는 9만1061명중 1만2469명(13.7%)에게 손보협회는 11만9834명중 1만8487명(15.4%)에게 각각 인증을 부여했죠. 이들은 내년 6월1일까지 1년 동안 우수인증설계사 로고 등을 영업에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우수인증설계사는 보험상품 완전판매와 건전한 모집질서 정착을 위해 2008년 도입됐습니다. 올해까지 15년간 유지되고 있죠.
한 회사에 3년 이상 다녀야 하고 전년 소득이 4000~5000만원 이상이면서 보험 계약의 1년 이상 유지율이 90%이상 유지돼야 이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완전판매를 얼마나 잘했는지, 다시 말해 불완전판매가 한 건도 없는지도 평가 기준 중 하나죠.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모두 갖춰야 우수인증설계사 '훈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업계 최고의 영예로 꼽히기도 한답니다. 5회 연속 우수인증설계사로 선정되면 생보협회의 경우 '골든 펠로우(Golden Fellow)', 손보협회는 '블루리본(Blue Ribbon)' 대상 자격이 주어진다고 해요.
골든펠로우 대상이 되는 우수인증설계사는 올해 3036명(24.3%)이었고요. 제도도입 첫해인 2008년부터 인증받은 15회 연속 인증자도 113명(0.91%)으로 파악됩니다. 블루리본 후보 대상 우수인증설계사는 올해는 7953명(43.0%)이 고요. 15회 연속 인증자는 732명(4.0%)인 것으로 나타났죠.
우수설계사의 평균적인 모습을 알아볼까요. 보험업계에서 14년 이상 일한 50대 중반으로 요약됩니다. 평균연령은 생명보험이 52.8세, 손해보험이 54.3세로 집계됐고요. 평균 근속기간은 생명보험 15.1년, 손해보험 13.9년으로 나타났죠.
연평균 소득은 손보 우수인증설계사가 생보 우수인증설계사보다 더 많았습니다. 생보가 9471만원, 손보가 1억1608만원울 각각 기록했거든요. 생보가 지난해보다 216만원 줄어든 반면, 손보는 1152만원 늘었죠.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신한생명 오렌지라이프 합병과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등 제판분리(제조·판매 분리) 과정에서 우수한 설계사들중 일부가 이탈해 법인보험대리점(GA)으로 이직한 경우가 있다"며 "이로 인해 평균 소득의 감소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13회차 유지율은 생보가 98.2%로 손보 96.5%와 비교해 1.7%포인트 더 높았죠. 생보는 25회차 유지율도 따지는데요. 올해는 전년대비 1.1%포인트 증가한 93.5%로 집계됐다고 합니다. 13회차 유지율은 1년 넘게(13개월) 보험 계약이 유지되는 것을, 25회차 계약유지율은 2년을 초과해(25개월) 계약이 유지되는 것을 뜻합니다. 생보가 고객계약을 조금 더 잘 관리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입니다.
아쉬운 점은 보험사별로 소속된 우수인증설계사 등은 공개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우수인증설계사를 보유한 회사들의 반발 탓입니다. 비교당하는 걸 좋아하는 회사가 어디 있겠어요.
보험사 한 관계자는 "많으면 많은 대로 적은면 적은 대로 서로 눈치를 보다 보니 회사별 보유 우수인증설계사 수를 널리 홍보하는 걸 꺼리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생각보다 이 제도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배경"이라고 귀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