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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알뜰폰의 속사정]①은행이 통신에 목맨 이유

  • 2022.08.02(화) 15:54

KB국민은행 이어 신한-하나도 통신망 '구애'
알뜰폰으로 금융+통신…'막강' 시너지 기대
"은행 자체역량으로 판매부터 데이터 확보까지"

은행을 비롯한 금융회사들의 비금융 산업 진출이 확대될 전망이다. 하지만 잡음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특례로 허용돼 금융권이 가장 먼저 관심을 기울인 분야는 이동통신사업이다. 그런데 최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금융사의 통신업 진출은 점차 속도를 내고 있는데 금융권내에서나, 통신업계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모습이 자주 보이고 있다. 금융권의 비금융 영토확장 선례인 '알뜰폰' 사업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KB국민은행이 알뜰폰 사업을 본격화한 지 어느덧 3년차다. 신한은행(KT), 하나은행(SK텔레콤) 등 경쟁 은행들도 슬며시 통신업과의 유대관계를 쌓기 시작했다. 이동통신산업에 대한 은행권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금융위원회가 금산분리 완화를 바탕으로 하는 금융규제 완화에 나서겠다며 업계의 의견을 모았는데, 은행들이 진출을 원하는 1순위 분야도 통신사업이었다. 출범이후 공격적으로 금융권 영토확장에 나서왔던 토스는 최근 알뜰폰 업체를 인수하기까지 했다. 

금융은 왜 통신을 품으려 할까

"통신사업 진출은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것 보다는 기존에 제공하던 금융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기 위한 것이다"

허인 KB금융지주 부회장이 KB국민은행장이었던 2019년 알뜰폰 서비스 '리브엠' 출시 때 했던 말이다. 금융회사가 통신사업에 관심이 큰 이유는 여기에 모든 것이 담겨있다고 해도 무방하다. 

금융산업은 이미 디지털 기술을 빠르게 접목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 사업이 본격 가동하면서 이종산업간의 데이터 공유가 더욱 활발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금융이 통신을 품으려는 이유는 뚜렷해진다.

최근 금융 서비스는 주로 모바일 기기로 이뤄진다. 모바일 뱅킹이 대표적이다. 지금은 금융권이 소비자에게 가장 편리한 기기를 접점으로 활용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은행이 직접 통신사업을 영위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리브엠이 유심칩에 KB국민은행의 인증서 등을 포함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은행 모바일 뱅킹앱에 대한 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앱 MAU(월간활성화사용자수)는 최근 금융권의 실적발표 기업설명회(IR)에 등장할 정도로 금융권 디지털 전략의 핵심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이 자리를 잡아 금융-통신 간의 협업까지 더해지면 더욱 많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통신사에는 위성항법장치(GPS)를 통한 고객의 이동정보, 통신비 납부내역 등의 정보가 있다. 금융사는 이를 활용해 결제 등과 연결된 소비 패턴, 신용점수로 활용할 근거 등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은행 관계자는 "아직 금융과 통신의 본격적인 협업이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유효한 데이터 확보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면서도 "통신사가 보유한 데이터가 금융회사에게 알짜배기라는 점에는 전 금융권이 동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왜 알뜰폰일까?

금융권이 당장 관심을 기울이는 통신사업 분야는 '알뜰폰' 영역이다.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점유율 높은 국내 3대 통신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와의 협업이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보다 먼저 비주류인 알뜰폰에 손을 대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리브엠이 알뜰폰 서비스이고, 신한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KT, SK텔레콤의 알뜰폰 계열사와 함께 요금제 출시에 나섰다. 최근 토스가 인수한 통신사 역시 중소 알뜰폰 업체다. ▷관련기사 : 토스, 알뜰폰 시장 진출한다…'머천드코리아' 인수 

알뜰폰 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알뜰폰 사업의 운영방식과 잠재력에 기회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알뜰폰은 통신 3사로부터 망을 빌려오는 대가로 금액을 지불하고 이후 운영은 모두 알뜰폰 사업자의 몫이다. 통신망 유지를 위해서 별도로 들이는 비용도 없다. 통상 알뜰폰 사용자는 이 과정에서 판매관리비를 최대한 줄여 통신 3사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통신비를 책정한다. 

금융권이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현재 대부분의 알뜰폰 사업자는 인터넷 광고 페이지 등을 통해 고객을 모은다. 반면 금융회사는 영업점이라는 오프라인 채널은 물론 모바일 뱅킹이라는 온라인 채널 등 온·오프라인을 포괄하는 막강한 대고객 접점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알뜰폰 수요 확보를 위한 접점이 이미 확보돼 있고 이를 통해 인건비, 마케팅 비용 등에 대한 절감이 가능하다"며 "이는 곧 통신요금에 대한 가격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금융과 통신의 시너지를 위한 고객 확보에 있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틈새에서 시작한 알뜰폰 시장도 점점 커지고 있다. 매달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통신비용 절감을 위해 저렴한 요금제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가입자는 2011년 도입 이후 10년만인 작년 11월 누적 1000만명을 넘어섰다. 

은행이 알뜰폰을 통해 스스로 가입자를 품게 되면 그 자체만으로도 고급 빅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나아가 향후 거대 통신사들과 협업을 위한 협상을 할 때도 무기가 될 수 있다. 

다른 한 은행 관계자는 "통신3사와 알뜰폰 사업자들간의 통화품질 등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면서 좀 더 저렴한 알뜰폰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은행들은 이 타이밍을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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