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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금융결산]④2금융권 덮친 '유동성 리스크'

  • 2022.12.30(금) 06:09

①레고랜드 사태…2금융권 PF 리스크 부각
②흥국생명 콜옵션(조기상환) 미행사 번복
③300조원 퇴직연금 시장 머니무브 공포

금융권의 2022년은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했다. 코로나19 혼란에서 빠져나온 뒤 연착륙을 기대했지만 물가 급등과 경기 침체가 얽힌 복잡한 환경 속에서 금리는 크게 뛰고 환율도 요동쳤다. 금융권에 더 큰 역할을 요구하고 있는 새 정부와의 조율도 만만찮았다. 저무는 올 한 해 금융권 이슈를 돌아봤다. [편집자]

국내 자금시장이 요동치면서 국내 증권·보험·여신전문금융사(여전사) 등 2금융권에 유동성 위기가 엄습했다. 9월과 11월 연달아 터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어음(ABCP)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흥국생명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중도상환) 행사 연기 논란으로 국내 자금시장은 깊고 어두운 터널로 빠져들었다. 연말엔 다른 대형 악재가 밀려왔다.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시장의 대규모 자산 이동(머니 무브)이었다.

우선 지난 9월말 벌어진 레고랜드 사태 이후 부동산 PF ABCP 부실 우려가 불거졌다.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건설 경기가 어려워진 가운데 자금시장까지 경색되면서 과거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던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리스크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관련기사 : [레고랜드 금융대란]①'2050억짜리' 불씨, 시장을 태웠다(10월 25일) ▷관련기사 : [레고랜드 금융대란]⑥'자금경색' 중소형 증권사가 위험하다(10월 28일)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취약하고 재무 안정성이 떨어지는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공포심이 확산됐다. 그간 부동산 PF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데다, PF가 대부분 중후순위 변제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그 결과 일부 증권사는 인력 감축 등 구조조정을 시작한 상태다. 케이프투자증권이 리서치본부와 법인영업부를 폐쇄하는데 이어 다올투자증권은 9년만에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관련기사 : 허리띠 졸라매는 다올투자증권, '알짜' 다올인베스트도 판다(12월 7일)

부동산 PF 우려는 카드·여전사 등도 피할 수 없었다. 보험사들은 '대출의 질' 측면에서 보유한 부동산 PF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고위험 상품인 브릿지론(부동산 개발 사업 인·허가 전 단계의 대출)을 중심으로 부동산 PF 대출을 빠르게 확대해 온 캐피탈사들은 몸 사리기에 들어갔다. ▷관련기사 : [부동산 PF 괜찮나]③보험·캐피탈에 쌓인 대출 '초긴장'(11월 4일) 

정부의 '50조원+알파(α) 유동성 지원 조치'로 레고랜드 사태가 수습되는가 했더니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졌다. ▷관련기사 : 금융권도 당국도 레고랜드 잔불정리 '전방위 대응'(10월 29일) 흥국생명이 외화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연기했다가 엿새 만에 번복한 것이다. 금리 급등으로 부담해야 할 이자부담이 커진 데다, 채권시장 침체가 동반되면서 차환 자체가 어려워진데 따른 콜옵션 연기라는 게 흥국생명의 입장이었다. 

하지만 콜옵션 연기 '쇼크'가 국내 회사가 발행하는 외화표시 채권 가격 하락으로 확산됐고, 전체 자금시장 경색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며 '자의반 타의반'으로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 흥국생명은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키로 했고 콜옵션 연기 번복 과정에서 책임론이 제기됐던 금융당국은 진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기사 : 금융당국도 '괜찮다'더니…흥국생명 콜옵션 번복 이유(11월 8일)

연말 퇴직연금 시장에서의 대규모 머니무브 공포가 불거지며 금융사들의 유동성 확보에 다시 비상이 걸렸다. 금융당국은 퇴직연금발 유동성 위기 및 채권시장 혼란을 우려해 퇴직연금 상품 판매만 하는 비사업자에게도 운용상품 금리(이율)공시를 의무화했다. 과도한 금리경쟁을 자제시켜 유동성 위기 및 채권시장 혼란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관련기사 : 퇴직연금 머니무브 막는다…비사업자 '컨닝공시' 규제(11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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