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부안군에서 발생한 4.8규모 중급 지진으로 보험의 피해 보상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인간의 힘으로 이겨내기 어려운 천재지변은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에는 지진 피해를 보장하는 전용보험이 없는 데다, 화재(손해)보험 가입자 중 지진특약을 든 경우가 3.3%에 그쳐 제대로 된 보험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지진 피해보장 보험상품 종류, 보장내용, 가입방법 등에 대해 안내했다. 우선 국내 손해보험회사 중에 지진 피해보장 전용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민간보험으로 지진 피해를 보상받으려면 아파트, 주택 등 건물에 화재보험을 가입할 때 지진담보특약을 추가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가입률은 높지 않다. 지난 2022년 말 기준 일반 화재보험 가입자 중 지진특약 가입률은 3.3%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보험 전체 계약 1457만건 중 48건만이 지진특약에 가입된 상태다.
국가와 지자체가 보험료를 55~100% 보조해주는 정책성보험인 풍수해·지진재해보험은 지진재해(지진, 지진해일) 및 풍수해로 인한 주택, 온실, 소상공인(노란우산공제회 회원 포함) 상가·공장의 물적피해를 보상한다. 하지만 가입률은 지난해 기준 주택 33%(65만건), 온실 18%(4495헥타), 소상공인 상가·공장 23%(14만건)에 불과했다. 보험가입을 의무화하지 않고 있는 데다, 지진에 대한 국민적 위험인식이 높지 않은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삼성화재, DB손보, 현대해상, KB손보, 메리츠화재, 한화손보, NH농협손보 등 7개 손보사에서 풍수해·지진재해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A씨는 2017년 포항 지진으로 연립주택 572㎡가 반파되는 피해를 입었지만 풍수해보험에 들어둔 덕에 보험금 2억5740만원을 받을 수 있었다. A씨가 부담한 연간 개인 보험료는 47만6000원 수준이었다. 2016년 경주 지진 당시 B씨는 단독주택 50㎡ 벽면 일부가 파손됐지만 연간 개인 보험료 4400원을 납입하고 보험금 1237만5000원을 수령했다.
화재보험 가입 시 지진위험 특별약관을 추가하면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추가로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보험사별로 지진특약 중도가입 가능 여부가 다를 수 있으므로 해당 보험사에 문의해야 한다. 통상 자동차보험 보통약관 상 지진으로 인한 손해는 면책이지만, 지진위험 특별약관 추가 시 보상받을 수 있다. 현재 KB손보, DB손보 두 곳만 이런 특별약관을 팔고 있다.
지진 피해보장 보험상품은 두 개 이상 가입하더라도 실손보상되므로 중복가입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지진으로 인해 사망이나 후유장해가 발생했다면 생명보험·제3보험이나 지자체의 시민안전보험 가입내역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서울시의 경우 지진으로 인한 사망에 대해 2000만원, 후유장해에 대해 500만원 한도로 보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