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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실세 원장' 힘 보여준 1년…지배구조·레버리지 ETF 고전

  • 2026.08.06(목) 08:53

이찬진 금감원장 취임 1주년 공과
조직 분리 위기 넘기고 특사경 권한 확대
"이너서클" 비판에도 지배구조 개선 표류
"드러누워 막았어야"…ETF 과열에 엇박자

이재명 대통령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14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쪼개질 뻔한 금감원은 분리 위기를 넘겼고 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해 숙원이던 자본시장 특사경 인지수사권을 확보한 것은 이 원장 성과로 꼽힌다.

반면 금융위원회와 머리를 모았던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은 표류했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둘러싼 거침없는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실세 원장' 힘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 1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찬진 금융감독원 원장/사진=금융감독원

조직 분리 위기 넘겨…대통령 직보로 숙원 해결

지난해 8월 이 원장 취임 당시 정부·여당의 금융감독체계 개편 논의로 금감원 내부는 뒤숭숭했다. 금감원에서 금융소비자보호 기능을 떼어내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신설하는 방안이 구체화하자 직원들은 조직이 둘로 쪼개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 집단행동에 나섰다. 이 원장은 개편 취지를 존중하면서도 "국회와 유관기관 협의 과정에서 금감원 기능과 역할을 지키겠다"고 했다.

이후 당정대가 개편안을 철회하면서 금감원은 분리 위기를 넘겼다. 이 원장은 기존 소비자보호 부문을 원장 직속 '소비자보호총괄'로 재편하고 상품 설계부터 심사·분쟁조정·검사까지 연계했다. 감독 초점을 사후 처벌에서 사전 예방으로 옮기면서 소비자보호 기능을 금감원에 남길 명분도 다졌다. ▷관련기사:'경제회복'에 조직개편 원점‥생산적 금융·소비자보호 드라이브(2025.9.26)

취임 첫해 가장 뚜렷한 성과는 조사·수사 권한 확대다. 이 원장은 금감원이 2019년 자본시장 특사경 출범 때부터 요구했지만 진전이 없던 인지수사권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 원장은 자체적으로 수사에 착수할 수 없었던 자본시장 특사경을 '절름발이'라고 비판하며 인지수사권을 요구했다.

금융위가 난색을 보이자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 대통령에게 직접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공감하면서 막혀 있던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이 원장과 이 대통령의 인연은 사법연수원 시절부터 이어졌다. 두 사람은 18기 동기로 노동법학회에서 함께 활동했다. 이 원장은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에 변호인으로 참여했고, 정부 출범 후에는 국정기획위원회 사회1분과장을 맡았다.

금융위는 지난 4월 자본시장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했다. 불법사금융 전담 민생특사경 도입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38년 지기' 영향력이 확인된 대목으로 평가된다.

2025년 9월24일 국회 앞에서 금융감독원 노동조합의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 및 공공기관 지정 반대 야간 장외집회가 열렸다./사진=김정후 기자 kjh2715c@

'꼬인' 지배구조 개선…ETF 발언도 파장

대통령의 지원으로 숙원을 풀었지만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이 원장은 금융지주 회장들의 장기 집권 구조를 '참호 구축'에 빗대며 승계 절차와 사외이사 제도를 손보겠다고 했다.

애초 일부 금융지주 회장 연임을 결정하는 올 3월 정기주총 전에 마무리 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무런 가이드라인을 주지 못한채 시일을 넘겼다. 이후에도 4월 중 결론, 7월3일 전 발표라는 시점은 모두 빗나갔다.▷관련기사 : 이찬진 "지배구조 개선안, 7월 KB회장 숏리스트 전 발표 예정"(6월 22일)

3연임 제한과 연임 특별결의, 사외이사 임기 단축 등을 둘러싼 제도 설계가 길어진 데다, 발표 일정이 금융위와 금감원 내부에 충분히 공유되지 않은 정황도 드러났다. 특히 3연임을 법으로 제한하는 방안에는 민간 금융회사 인사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관치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반년이 넘도록 예고만 거듭됐을 뿐 개선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거침없는 발언은 때로 부담으로 돌아왔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발언이 대표적이다. 이 원장은 상품 도입에 반대했지만 막지 못했다며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반성한다"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과 개인투자자 손실 위험을 키우고 잦은 매매로 증권사 수익만 늘리는 구조가 됐다는 이유였다.▷관련기사: 이찬진 금감원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증권사만 배불려...적절한지 의문"(6월 22일)

발언이 정부와 금융위를 겨냥한 것으로 읽히자 금감원은 투자 위험을 경고하고 보호장치 필요성을 강조한 취지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위 주도로 도입된 상품을 금감원장이 사실상 정책 실패로 규정했다는 지적은 가라앉지 않았다. 시장불안을 더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품 설계 단계부터 위험을 걸러내겠다는 금감원의 사전 예방적 감독도 시험대에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1년은 금감원의 위상과 권한이 커진 시기였다"며 "확대된 권한을 시장 안정과 소비자보호 성과로 연결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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