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 3.00%로 올렸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0.25%포인트(p) 인상이다. 기준금리는 1년 6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동결 전망이 우세했지만 강한 성장세와 목표 수준을 웃도는 물가를 더 무겁게 본 것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등 금융안정 우려도 금리를 연달아 올린 배경이 됐다.
시장 예상 밖…두 달 연속 인상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3.00%로 인상했다. 지난달 3년 6개월 만에 금리 인상을 재개한 데 이어 두 차례 연속 올렸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2월 2.75%로 내려온 뒤 1년 6개월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금통위가 금리를 연달아 올린 것은 2022년 4월부터 2023년 1월까지 7차례 연속 인상한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시장 예상은 빗나갔다. 금융투자협회 조사에서 채권시장 참여자의 79%가 동결을 예상했고 인상 전망은 20%에 그쳤다. 성장과 물가만 보면 금리를 더 올릴 여건은 갖춰졌지만 지난달 인상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한 차례 쉬어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한은은 기다리지 않았다. 통방문에서 "국내경제는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상승률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선제적 대응을 통해 물가 오름세의 확산을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금융안정 리스크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물가 안 잡혔다
앞서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한 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7월 근원물가 상승률을 "주의 깊게 보겠다"고 했다. 이후 나온 숫자는 모두 추가 인상 쪽을 가리켰다.
2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보다 0.6% 성장해 한은의 5월 전망치(0.2%)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3.7% 성장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전년 동기보다 15.6% 늘어 38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물가도 쉽게 꺾이지 않았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8%로 전월(3.2%)보다 낮아졌지만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웃돌았다.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 상승률은 오히려 2.6%로 올라 3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 입장에선 전체 물가가 낮아졌다고 안심하기 어려운 숫자다.
강한 성장세는 금리를 더 올릴 여력도 키웠다. 한은은 반도체 경기 호조로 수출과 투자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소득 개선이 소비 회복으로 번질 것으로 봤다. 이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에서 3.3%로 0.7%p 높였다. 성장률 전망 상향 폭은 2021년 5월(3.0%→4.0%) 이후 5년 만에 최대다. 내년 전망치도 2.1%에서 2.9%로 올렸다.
집값·가계빚도 다시 불안
금융안정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웠다. 2분기 말 가계신용은 2019조8000억원으로 처음 2000조원을 넘어섰다. 석 달 새 25조9000억원 늘어 4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수도권 주택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 매매가격은 7월 0.7% 올라 전월과 같은 상승률을 유지했다. 서울은 1.1% 올라 전월(1.0%)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한은 역시 통방문에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통위 내부에서도 인상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금통위원 7명 가운데 6명이 인상에 찬성했다. 황건일 위원만 2.75% 동결 의견을 냈다.
점도표는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 금통위원 7명이 세 개씩 제시한 6개월 뒤 금리 전망 21개 가운데 16개가 현재보다 높은 3.25~3.50%에 찍혔다. 3.25%가 10개로 가장 많았고 3.50%도 6개였다. 현 수준인 3.00%는 5개에 그쳤다. 지난 5월 3.25%였던 전망 상단도 3.50%로 높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