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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삼화페인트, 인조잔디 접은 뒤…신사업의 현주소

  • 2022.11.28(월) 07:10

[중견기업 진단] 삼화페인트⑤
2000년대 말부터 다각화…계열 4→17개
2018년 편입 대림화학 순이익 4억 남짓
이노에프앤아이, 홈앤톰즈 완전자본잠식

60여년 페인트 외길을 걷고 있던 중견 도료업체 삼화페인트는 2000년대 후반부터 신(新)시장 개척에 열을 올렸다. 2008년 인조잔디 시장에 진출했다가 접은 뒤로도 확장 기조는 이어졌다. 모태 삼화페인트공업㈜ 등 4개사에 불과했던 계열사가 17개사로 불어난 이유다. 다만 정밀화학을 중심으로 한 삼화페인트의 미래 먹거리는 ‘빛과 그늘’이 존재한다. 

영업이익률 8%대→0.13%의 현실

삼화페인트의 계열 지배구조는 건축용 페인트 1위의 종합도료업체 삼화페인트공업㈜를 정점으로 화학제품(삼화대림화학·이노에프앤아이), IT(에스엠투네트웍스·코아네트), 물류(삼화로지텍), 해외 부동산 개발 및 금융투자 자문(유씨에이치파트너스), 페인트 인테리어(홈앤톤즈) 분야의 계열사들이 포진한다. 중국, 베트남, 인도 생산법인 등 9개 해외법인도 지배한다. 

따라서 삼화페인트공업㈜의 연결재무실적이 계열 전체 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삼화페인트는 2013~2014년 매출(연결기준) 5000억원 안팎에 영업이익률이 연속 8%대를 찍었던 적이 있다. 그 뿐이었다. 2017~2020년에는 1~2%대로 주저앉았다. 급기야 작년에는 0.13%로 추락했다. 

400억원을 웃돌던 영업이익이 100억원 안팎으로 줄어든 뒤 다시 8억원 남짓으로 벌이가 영 시원찮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력인 도료·화학 부문은 작년에 아예 21억원가량 적자를 냈다. 지난해 6320억원 사상 최대 매출을 올렸지만 빛이 바랬다.  

(참고로 삼화페인트의 작년 계열 전체(8억원) 영업이익은 관계사 이노에프앤씨(14억원) 보다도 적다. ‘[거버넌스워치] 삼화페인트 ④편’에서 언급했지만, 오너 김장연(65) 회장의 1남1녀 중 맏딸 김현정(37) 상무가 1대주주(지분 31%)로 있는 곳이다. 적잖은 내부거래를 기반으로 알짜배기로 변신 중이어서 향후 대물림 지렛대로 쓰일 것으로 점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3세 회사’ 이노F&C 작년 벌이 보다도 ‘영~’

스마트폰용 플라스틱 도료의 공급 물량 증가로 호황을 누렸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2015년 이후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주요 소재가 메탈로 전환되면서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엎친데 덮쳤다. 무엇보다 유가 상승으로 인한 원재료 값 상승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올해 들어서는 사정이 좀 나아진 분위기다. 1~9월 영업이익이 180억원이다. 1년 전 4억원 적자에서 흑자 반전한 수치다. 매출은 4840억원으로 5.5%(264억원) 성장했다. 유가 안정 및 단가 인상에 힘입었다. 다만 이익률이 3.7%로 화려했던 2010년대 중반 때에 비해서는 한참 못 미친다. 

삼화페인트가 새로운 수익모델 확보에 부쩍 공을 들이는 이유다. 재무실적에서 보듯 주력분야가 전방산업 업황이나 유가 등에 따라 벌이가 요동치는 것과 무관치 않다. KCC(실리콘), 노루페인트(농생명), 강남제비스코(합성수지), 조광페인트(2차전지 소재) 등 도료 업체들이 영토 확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과도 맥이 닿아있다.

하지만 삼화페인트의 신사업은 갈 길이 멀다. 2008년 ‘필드그라스’라는 브랜드로 체육시설 등에 인조잔디를 까는 사업을 벌였다가 재미도 못보고 접은 게 3년여 만인 2011년 말의 일이다. 

자산 기껏해야 120억…고만고만

게다가 현재 새 먹거리로 분류되는 계열사들 또한 아직은 기업볼륨 자체가 고만고만하다. 총자산이 많아봐야 120억원(9월 말 기준) 정도다. 주력 중의 주력 삼화페인트공업㈜(별도 5440억원)에 비할 바 못된다. 제법 돈이 되기에는 적잖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먼저 삼화페인트가 최근 공을 들이는 특수정밀화학 업체 삼화대림화학(옛 대림화학)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2018년 9월 법정관리 상태에서 계열 편입했다. 유상증자를 통해 79억원을 출자, 현재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전자재료 소재, 의약품 중간체, 촉매 등 특수기능성 화학소재 등을 생산한다. 2018년 매출 43억원에서 확대 추세지만 작년 수치가 61억원 정도다. 영업이익 또한 2019년 흑자 전환했지만 매년 4~5억원가량을 벌어들이는 수준이다. 순익은 4억원 안팎이다. 

이노에프앤아이(옛 대운테크)는 아예 완전자본잠식에 빠져 있다. 2020년 10월 삼화페인트와 삼화대림화학이 각각 5억원(지분 50%), 4억원(40%)을 주고 인수한 폴리에스터필름 제조업체다. 2021년 매출 53억원에 순익적자가 8억원이다. 자산(103억원) 보다 부채(111억원)가 7억원가량 많다. 지난달 자본금을 10억→18억원으로 확충한 이유다. 

완전자본잠식 계열사 또 있다. 홈앤톤즈다. 삼화페인트가 2013년 12월 론칭한 페인트 인테리어 브랜드 ‘홈앤톤즈’를 떼어 내 2015년 12월 설립한 100% 자회사다. 전국 15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7~2021년 순익적자가 적게는 2억원, 많게는 12억원이다. 삼화페인트가 16억원을 출자했지만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10억원이다. 

IT나 물류는 좀 낫지만 도긴개긴이다. IT 서비스업체 에스엠투네트웍스, 원자력 계측제어설비 및 플랜트․수처리 분야 자동화 업체 코아네트, 물류 계열사 삼화로지텍 등이 면면이다. 2021년 매출이 각각 적으면 54억, 많아야 187억원이다. 순익은 1억~4억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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