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1위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NIKE)의 신발 제조업체로 잘 알려진 TKG그룹의 2세 체제가 순항하고 있다. 작년에 역대 두 번째로 많은 매출과 영업이익을 올렸다. 사실상의 무차입 기조를 변함없이 이어갔다. 중심에는 5년 전 37살의 나이에 가업을 물려받은 박주환(42) 회장이 자리하고 있다.

‘나이키’ 신발 매출·수익 신장 주도
8일 TKG태광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매출이 3조8700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보다 7.7%(2760억원)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6.6%(231억원) 증가한 3760억원을 나타냈다. 이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9.7%로 전년(9.8%)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며 최근 2년간 두 자릿수에 육박했다.
옛 ‘태광실업’을 전신으로 한 TKG그룹의 모체다. ‘나이키’ 신발 핵심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업체로서 중추사이자 지주격이다. 베트남 태광비나·목바이, 태광인도네시아 등 해외 생산공장과 화학(TKG휴켐스·TKG애강), 소재(TKG에코머티리얼), 레저(정산개발) 분야 등에 걸쳐 총 41개(국내 13개·해외 28개) 계열사의 정점에 위치한다.
전체 계열사의 재무실적은 기존에는 TKG태광과 2006년 7월 인수한 핵심 계열사 TKG휴켐스로 이원(二元) 화 돼 있었으나, 2022년 4월 TKG태광이 TKG휴켐스를 연결종속회사로 편입한 뒤로는 TKG태광㈜ 연결재무제표 하나로 보여주고 있다.
즉, TKG태광의 작년 연결매출은 이전의 이원 작성 체제 당시 TKG태광과 TKG휴켐스를 합산해 4조1200억원을 찍었던 2022년 TKG그룹의 사상 최대치 다음으로 많은 액수다. 영업이익 또한 2019년 438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신발부문이 성장을 이끌었다. 매출이 2조4500억원으로 11.3%(2490억원) 증가했다. 2021년 코로나19로 인해 핵심 생산기지인 베트남 공장의 생산차질로 타격을 입었지만 원래 궤도로 진입한 모습이다. 매출비중은 61.2%→63.3%로 높아졌다. 수익 신장으로 이어져 TKG태광 본체 영업이익은 65.1%(611억원) 뛴 1550억원을 나타냈다.
아시아 최대 규모 질산 생산능력을 보유한 TKG휴켐스가 주도하는 화학부문 또한 매출이 불었다. 1조2800억원으로 5.0%(606억원) 증가했다. 다만 신발부문에는 못미쳐 비중은 34.0%→33.1%로 소폭 낮아졌다. TKG휴켐스의 별도 영업이익 또한 31.7%(384억원) 축소된 828억원에 머물렀다.

2023년 말 모체 TKG태광 단독대표
TKG그룹의 외형이나 수익이 확대일로라는 것은, 바꿔 말하면 2020~2021년의 침체를 딛고 오너 2세 박주환 회장 체제가 안정 궤도에 올라섰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창업주인 ‘신발왕’ 고(故) 박연차(1945~2020) 회장의 1남3녀 중 장남이다. 창업주의 갑작스런 별세 3개월 뒤인 2020년 4월 37살 때 회장에 올랐다.
2020년 1월 TKG태광 각자대표로 경영 최일선에 등장한 뒤 2023년 말 ‘각자’ 꼬리표를 뗀 뒤로는 단독대표로서 TKG그룹을 이끌고 있다. TKG휴켐스 이사회의장과 건축용 배관업체 TKG애강의 사내이사도 겸하고 있다.
경영권도 탄탄하다. 박 창업주의 유족들에 대한 TKG태광 주식(55.39%) 상속 등을 통해 현재 TKG태광 지분 45.74% 1대주주 지위를 가지고 있다. 자기주식 36.99%를 제외하면 지배 지분이 72.6%나 된다.
TKG그룹은 벌이가 좋아지는 와중에 자금이 들어갈 데는 점점 줄고 있다. 2022~2023년 약 1900억~2300억원이 소요된 TKG휴켐스의 질산 6공장 및 MNB 2공장의 증설투자가 작년에 일단락됐다. TKG태광이 2023년 4700억원에 이어 작년에 2390억원의 연결 잉여현금흐름(FCF)이 발생했던 이유다.
박 회장이 경영 실권을 쥔 뒤로 재무건전성지표 또한 개선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TKG태광이 2023년 3월(4000억원)과 작년 11월(302억원) 박 회장의 오너십과 직결된 총 4300억원 규모의 자사주(14.96%→36.99%) 매입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무차입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
TKG태광의 작년 말 총자산은 3조9000억원이다. 1년 전보다 13.5%(4650억원) 불어났다. 비록 2023년 말의 순현금(6억원) 기조는 깨졌지만 순차입금이 219억원에 불과하다. 총차입금 7530억원에 현금성자산도 이와 맞먹는 7310억원에 이르고 있어서다. 순차입금의존도가 0.6%다. 부채비율도 1년새 71.0%→63.5%로 낮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