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 릴리가 비만·당뇨치료제 마운자로와 젭바운드가 쏟아내는 막대한 현금을 등에 업고, 거의 매달 수십억 달러짜리 빅딜을 성사시키고 있다.
유전자 편집부터 in vivo CAR-T, RNA 치료제, ADC까지. 미래 바이오 패러다임을 이끌 것으로 꼽히는 플랫폼이라면 국경을 가리지 않고 흡수하는 모양새다. 비만약 성공에 안주하는 대신, 다음 세대의 치료 패러다임 자체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만 20여건…전방위 딜 러시
릴리는 올해 들어 M&A·기술도입·공동연구를 합쳐 20여 건에 달하는 딜을 공식화했다. 경구용 비만약, 염증질환 저분자, AI 신약개발, 유전자 편집, in vivo CAR-T, ADC, 혈액암, 백신, RNA 편집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올해 첫 포문은 님버스 테라퓨틱스와의 경구용 비만 치료제 공동연구·라이선스 계약이었다. 선급금과 단기 마일스톤 5500만 달러를 포함해 최대 약 13억 달러 규모였다.
세포유전자 치료 분야에서는 두 건의 굵직한 딜이 잇따랐다. 2월에는 오르나 테라퓨틱스를 인수해 원형 RNA·지질나노입자 기반의 in vivo CAR-T 플랫폼을 확보했고, 4월에는 켈로니아 테라퓨틱스를 최대 70억 달러에 인수하며 렌티바이러스 기반 기술까지 더했다.
두 기술 모두 환자 몸 밖에서 세포를 조작하는 기존 CAR-T 방식과 달리, 체내에서 직접 면역세포를 교정하는 접근법이다. 기술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지만,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자가면역질환과 혈액암 치료의 판을 바꿀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유전자·RNA 치료제 영역에서도 베팅은 이어졌다. 4월에는 AI 기반 유전자의약 기업 프로플루언트와 최대 22억5000만 달러 규모의 다중 프로그램 연구협력을 체결했고, 6월에는 애시디언 테라퓨틱스와 최대 19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RNA 엑손 편집 기술 기반의 희귀 신장질환 파이프라인을 품었다.
항암부터 백신까지…韓도 '릴리 생태계' 편입
항암 분야에서는 4월 크로스브리지 바이오를 최대 3억 달러에 인수해 이중 페이로드 ADC 플랫폼을 확보했고, 같은 달 에이잭스 테라퓨틱스 인수로 골수섬유증·진성적혈구증가증 대상 차세대 JAK2 저해제 파이프라인도 추가했다.
만성 염증질환(벤틱스 바이오사이언스 인수)과 수면·각성 장애(센테사 파마슈티컬스 인수) 영역으로도 보폭을 넓혔다. 지난달에는 감염병·백신 기업 큐레보, 림마테크 바이오로직스, 백신 컴퍼니 3곳을 동시에 인수한다고 발표하며 백신 시장에도 재진입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 바이오텍도 릴리의 핵심 파트너로 떠오르고 있다. 한미약품은 이달 릴리와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에 대한 대형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릴리가 지난달 인수를 결정한 큐레보 역시 GC녹십자의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된 미국 관계사다.
릴리의 바이오 쇼핑 동력은 '비만약 현금'
릴리의 공격적인 투자를 가능케 하는 것은 결국 비만·당뇨 치료제가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현금흐름이다. 2026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급증한 198억 달러를 기록했고, 회사는 연간 매출 전망치를 최대 850억 달러(약 117조원)로 상향 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릴리가 확보한 기술들은 아직 불확실성이 크지만, 성공할 경우 기존 치료 패러다임을 통째로 바꿀 수 있는 혁신 기술들"이라며 "비만약으로 쌓은 독보적인 자금력이 M&A 시장에서 강력한 무기로 작동하면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바이오텍의 우수 기술들이 빠르게 릴리의 영토 안으로 흡수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