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보는 스마트한 눈' 비즈니스워치가 SBS CNBC '백브리핑 시시각각' 프로그램을 통해 각계 최고경영자(CEO)의 소식을 생생하게 전달합니다.
이번 회에는 대한항공의 오랜 숙원사업인 서울 송현동 특급호텔 건립 가능성과 이를 향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승부수에 대해 짚어봅니다. 본 기사는 콘텐츠 제휴를 통해 비즈니스워치 홈페이지와 SBS CNBC 방송을 통해 공동으로 제공됩니다.[편집자]
앵커1>
이번엔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비즈니스워치' 기자가 전하는 CEO 소식 전해드립니다. 양미영 기자! 오늘은 어떤 소식인가요?
<기자1>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승부수를 띄운 특급호텔 건립사업이 현실화될 것인지에 대한 얘깁니다. 조양호 한진회장은 지난 8월, 박근혜 대통령과 총수들 만남에서 특급관광호텔 규제완화를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바로 대한항공이 추진중인 서울 송현동 특급호텔을 염두에 둔 발언인데요. 이후 한 달 여 만인 어제(25일), 정부가 관련 규제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에 나섰습니다. 업계에서는 조양호 회장의 승부수가 결실을 보게 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앵커2>
대한항공이 공을 들였다고는 하지만, 번번히 이런 저런 문제가 생겨 좌절했었죠?
<기자2>
네, 대한항공이 서울 송현동의 미국대사관 직원 숙소 부지를 매입한 것은 5년 전입니다. 경복궁과 인접한 이곳에 7성급의 고급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것이 대한항공의 야심찬 포부였는데요.
하지만 곧바로 문제에 부딪히게 됩니다. 법 규정 상 학교 인근에 호텔을 지을 수 없게 돼 있는데 호텔을 지으려던 부지 인근에 여자고등학교 여럿이 위치했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서울시 등 관련 기관은 건립을 불허했습니다. 대한항공은 행정소송까지 제기했지만 결국 지난해 6월 대법원 판결에서도 패소하며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습니다.
<앵커3>
그렇군요. 나름 조양호 회장이 뛴 보람이 있겠네요?
<기자3>
네, 정부는 학습환경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유해성이 없는 관광호텔에 대해 규제와 절차를 개선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난 5월 기업투자 활성화대책에서도 대한항공 호텔 건립건이 제외된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변화인데요.
대한항공은 송현동 부지에 단순히 호텔뿐 아니라 다목적 공연장과 갤러리, 쇼핑센터와 같은 복합 문화단지를 건설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설득에 나섰습니다. 송현동 부지 인근에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명소가 위치한 만큼 관광수요 유치는 물론 서울시내 고급숙박시설 부족 해소에도 기여할 것이란 주장입니다.
<앵커4>
호텔 브랜드를 어디가 가져갈지도 궁금한데요. 호텔사업은 조양호 회장의 맏딸인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도맡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요. 상황이 어떻습니까?
<기자4>
네, 한진그룹의 호텔사업은 칼호텔네트워크를 통해 조현아 부사장이 사실상 총괄하고 있는데요. 조현아 부사장이 대표로 있는 칼호텔네트워크는 제주와 서귀포 칼호텔 외에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있는 윌셔드랜드호텔 등 다섯개의 호텔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룹총수인 조양호 회장이 이번에 나서긴 했지만 송현동 특급호텔 건설 중심에는 조현아 부사장이 있습니다. 아버지인 조양호 회장뿐 아니라 부녀지간의 숙원으로 볼 수 있는 셈인데요.
호텔사업을 맡은 후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온 조현아 부사장은 국내 최초로 7성급 한옥형 호텔을 세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에서만큼은 계속 고배를 마셨습니다. 그간 일부 시민단체들은 조 부사장이 본인의 입지를 위해 호텔 건립에 고집을 부리고 있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5>
이제 일사천리로 호텔을 짓기만 하면 된다고 보면 되나요? 아님 또 일이 남았나요?
<기자5>
네 아직은 첩첩산중입니다. 정부의 입장변화가 생겼지만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과정부터 난항이 예상됩니다. 최근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관광진흥법 개정안의 특정기업 특혜의혹이 분명해졌다고 비판에 나섰는데요. 해당 법 개정안은 지난 18대 국회에서도 동일한 내용으로 제출됐지만 기업 특혜시비가 일면서 자동폐기된 바 있습니다.
개정안이 설사 통과되더라도 그동안 호텔 건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서울시가 선뜻 허가를 할지도 미지수입니다.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서울시의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의 심의 절차를 한 번 더 거쳐야 합니다. 교육계와 시민단체들의 반대도 상당해 이 역시 넘어야 할 산인데요. 호텔이 들어서면 서울 도심 주변 환경을 해치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입니다. 당사자인 대한항공 측도 가능성이 조금 커진 것뿐이라며 아직까지는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앵커>
얘길 들어보니, 오너가 직접 민원을 넣고, 정부가 움직이는 모양새에서 자칫하면 특혜도 비춰질 수도 있겠네요. 여행업계의 빅이슈인만큼 진행되는 절차도 잘 지켜봐야겠습니다. 양미영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