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흔들리고 있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자금난에 빠져 허덕이고 있는 데다 최근에는 그룹의 일감을 도맡아 온 황 모 대표의 비자금 조성 문제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현대그룹은 최근 '신경영'을 선포했지만 눈 앞의 현안에 발목이 잡혀 있다. 현대그룹이 처한 위기 상황과 돌파 해법을 찾아본다.[편집자]
올해는 현대그룹에게 변곡점이 될 수 있는 해다. 옛 현대그룹의 명맥을 이어오며 갖은 풍파를 겪으면서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잘 받들어 왔다. 하지만 최근 현대그룹을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금강산 관광은 중단된 지 5년이 지났지만 재개될 희망이 보이지 않고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업황 침체로 3년째 적자를 보고 있다. 여기에 최근에는 그룹 일감을 도맡아 온 ISMG 황 모 대표가 그룹 연수원 공사와 관련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엎친데 덮친 격이다.
◇ "잘 버텼는데…"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타계 이후의 현대그룹 체제는 시작부터 흔들렸다.
출범 직후부터 정상영 KCC명예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으며 2006년에는 시동생인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와도 경영권을 놓고 다퉜다. 지난 2010년에는 시아주버니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현대건설을 넘겨줘야 했다.
하지만 대체로 무난하게 위기를 잘 넘겼다. 주력인 현대상선을 중심으로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실제로 현대그룹의 자산은 지난 10년간 3배이상 성장했다. 매출도 2배가량 늘어났다.
현대그룹을 바라보는 업계의 시선도 바뀌었다. 과거 불안했던 시선에서 내실을 갖춘 중견 그룹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옛 현대그룹의 영광을 재현하지는 못했지만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현대그룹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힘입어 현대그룹은 지난달 '현대 Way'를 선포했다. '신경영' 선언이었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를 받들고 미래 지향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짜겠다는 것이 현대그룹의 비전이다.
◇ '비선 조직'의 득세
최근들어 현대그룹에는 다시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검찰은 최근 경기도 양평 소재 현대종합연수원의 시공을 맡았던 파라다이스 글로벌 건설의 양평 사무실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 광고 대행사인 ISMG코리아의 황 모 대표가 현대그룹 경영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황 모 대표는 현대그룹의 각종 사업에 부당하게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현대증권 노조의 고발을 바탕으로 그가 현대그룹의 각종 의사 결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황 모 대표는 현대그룹 소속이 아니다.
◇ '비선 조직'의 득세
최근들어 현대그룹에는 다시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검찰은 최근 경기도 양평 소재 현대종합연수원의 시공을 맡았던 파라다이스 글로벌 건설의 양평 사무실 등 5~6곳을 압수수색했다. 광고 대행사인 ISMG코리아의 황 모 대표가 현대그룹 경영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황 모 대표는 현대그룹의 각종 사업에 부당하게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현대증권 노조의 고발을 바탕으로 그가 현대그룹의 각종 의사 결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수사하고 있다. 황 모 대표는 현대그룹 소속이 아니다.
▲ 올해는 현대그룹에게 변곡점이 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최근 내부적으로 '비선 조직' 문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여기에 현대상선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대내외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있다. |
황 모 대표가 현대그룹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은 지난 2010년 현대건설 인수전 때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대그룹은 당시 감성적인 광고를 내놓으면서 화제가 됐었다. 이 광고를 제작한 것이 그가 대표로 있는 ISMG코리아였다.
황 모 대표는 이때 현대그룹으로부터 인정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그가 자신의 자회사 등을 통해 현대그룹의 주요 일감을 대거 수주하면서 이권을 독점한 것으로 보고있다.
전 현대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에 황 모 대표가 새로운 실세라는 이야기가 만연했었다"며 "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은 물론 계열사 사장이나 임원 선임에도 깊숙히 관련돼 있다는 이야기가 돌았다"고 말했다.
◇ 엎친데 덮쳤다
현대그룹을 감싸고 있는 위기는 이 뿐만이 아니다.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도 위기에 봉착해 있다. 현대상선과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2008년 대북사업 중단 이후 그룹을 이끌어 온 쌍두마차다.
현대상선은 국내 굴지의 해운업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해운업 불황으로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11년 이후 올해까지 3년 연속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자금난 해소를 위해 유상증자를 실시했지만 주가 부진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현대상선은 지난 6월말 현재 총 차입금이 6조6044억원에 달한다. 총자산의 73.7% 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2010년말 242.9%에서 895.1%로 수직상승했다.
▲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자금난에 봉착했다. 해운업황 침체에 따른 계속되는 실적 부진으로 재무구조가 악화돼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는 등 현대상선을 둘러싼 위기감에 계속 고조되고 있다. |
업황이 좋지 않다보니 수익은 나날이 줄었다. 따라서 빚 갚을 돈도 점점 바닥 나고 있다. 빚을 내서 빚을 갚아야 하는데 그 마저도 여의치 않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현대상선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강등했다.
현대상선이 최대주주로 있는 현대엘리베이터도 상황이 좋지 않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잇따라 유상증자를 실시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 개별로는 소폭이나마 영업이익을 내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현대상선의 대규모 손실이 이어지면서 현대엘리베이터도 타격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상선과 더불어 신용등급도 강등됐다. 여기에 2대 주주인 독일의 쉰들러사의 경영권 위협도 계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의 최근 상황은 온통 악재 뿐"이라며 "주력인 현대상선이 살아나야 위기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