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부터 온실가스(CO2)를 많이 배출하는 자동차에 부담금을 부과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저탄소차협력금제도'가 시행된다. 완성차업계에서는 수입차와 역차별이 우려되는 만큼 시행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 제도를 찬성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부합하고, 단기적인 득실보다 장기적 경쟁력 강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이미 예고된 일정(내년 1월1일)대로 제도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소비자들에게 미칠 영향들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담금 구간 등을 포함한 세부안을 손질중이다. 정부는 4월중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 저탄소차협력금제도는?
쉽게 말해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자동차를 구입할 때는 추가로 부담금을 내고, 적게 배출하는 자동차를 구입할때는 보조금을 받는 제도다. 환경에 상대적으로 유해한 자동차로부터 부담금을 걷어, 유해물질 배출이 적은 자동차 구입자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구조다.
이 제도는 탄소배출량에 따라 부담금 구간, 중립 구간, 보조금 구간 등을 설정하고, 해당구간에 속한 자동차를 구입할 때 부담금을 부과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하게 된다. 다만 아직 세부적인 구간과 금액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의 30%를 줄이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한 상태다. 이 제도 역시 국가적인 온실가스 감축정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저탄소차협력금 제도가 정착될 경우 탄소배출을 줄여 환경개선 효과가 기대되고,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등 저탄소 친환경 자동차 시장과 기술을 견인할 것이란 입장이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고, 자동차 업계에서도 친환경 자동차 생산과 소비진작을 위한 제도가 시행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세계는 탄소 감축 전쟁중
실제 세계는 이미 탄소 감축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유럽연합은 지난 2012년 등록 신차부터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부과하고 있다. 대상 차종은 탄소배출량 평균치와 목표치를 EU에 보고해야 한다. 유럽연합은 자동차 평균 탄소배출량 상한선을 2015년까지 130g/km, 2020년까지 95g/km로 제한한다.
미국 역시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 기준이 2015년 146g/km, 2020년에는 89g/km까지 강화된다. 캘리포니아 등 11개주는 전기차(ZEV) 등 친환경차 의무판매제를 도입할 예정이다.
친환경차의 판매 비중이 2018년 2%에서 2020년 6%, 2025년에는 16%까지 높아지고,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대당 5000불의 패널티까지 부과될 전망이다.
영국과 독일은 자동차 보유단계에서 등록세와 보유세 등을 이산화탄소 기준으로 차등부과하고 있다. 우리가 도입하는 저탄소차협력금 제도와 동일한 개념을 시행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프랑스다.
프랑스는 2008년부터 '보조금-부담금(bonus-malus)'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2년의 경우 자동차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보조금은 300~5000유로를 지원하고, 부담금은 200~2600유로를 부과했다.
프랑스의 경우 제도가 시행되자 2008년 보조금 지급대상 차량은 전년의 30%에서 44%로 확대됐고, 부담금 부과대상 차량은 23%에서 14%로 감소하는 등 친환경 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24만톤 가량 감소했다.
◇ 완성차 난색..정부는 "일정대로 시행"
하지만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제도 도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수입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금 부과대상 자동차들이 많을 수 있다는 점에서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디젤과 하이브리드 등의 기술에서 앞선 수입차들이 보조금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가솔린 중심의 국산차들은 부담금이 부과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는 결국 국내 자동차산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관련 대한상의는 최근 이 제도의 시기를 연기하거나 제도 도입을 유보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반대의견도 제기된다. 탄소배출 기준 강화가 전세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추세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자동차업계의 기술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하이브리드나 전기차의 보급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경차나 소형차에 비해 중대형차 비중이 높은 소비문화 개선에도 기여할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의 중대형차 비중은 약 72% 수준으로 일본 30%, 영국 34%, 독일 50% 등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이 제도를 당초 예정된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는 입장이다. 이미 2013년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추진하다 한차례 연기한 전력도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의 준비기간 등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정부는 수입차가 일부 차종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전체 부담금은 국산차가 수입차에 비해 약 17% 가량 비중이 낮다고 밝혔다. 반면 보조금과 중립 구간은 국산차의 비중이 7~10% 가량 높다는 설명이다.
또 시행초기에 혜택이나 부담이 특정 업체에 집중되지 않도록 구간이나 금액 설계시 반영할 방침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행시기에 대해 정부부처 내부의 이견은 없다"며 "현재 보조금과 부담금 구간, 금액 등을 포함한 세부방안을 정부 합동으로 마련중이며 4월중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