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하우시스가 PF(페놀폼)단열재 사업을 본격화한다. 높은 에너지효율을 요구하는 추세에 맞춰 PF단열재 시장을 공략하고, 이를 향후 신성장동력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LG하우시스는 지난 27일 충북 청주시 옥산산업단지 내에 있는 PF단열재 공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PF단열재에 대해 설명했다. 간담회에는 김명득 LG하우시스 장식재사업부장 등이 참석했다.
LG하우시스 PF단열재 사업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LG하우시스는 2013년 10월 국내 최초로 PF단열재 생산을 시작해 고성능 단열재 시장에 첫발을 내딛었고, 사업이 본격화된 지난해에는 매출 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이 사업에서 140억원, 2018년에는 5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에너지 잡고, 불에도 안 탄다
현재 국내 건설시장에선 스티로폼 및 우레탄 소재 단열재가 80%정도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 소재들은 화재에 약해 철판이나 석고보드에 붙여 내단열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
향후에는 단열성능 및 화재안전성이 뛰어난 고성능 단열재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업계에서도 현재 10% 수준인 고성능 단열재의 비중이 2018년에는 3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PF단열재는 대표적인 고성능 단열재이다. LG하우시스의 PF단열재는 열전도 성능이 0.018W/mk(1시간 동안 1㎡ 면적을 통해 1m 두께를 통과하는 열량 단위, 낮을수록 단열성능이 우수)로 국내 건축용 단열재 중 가장 우수하다. 이는 스티로폼 단열재(0.034W/mk)보다 두 배 가량 뛰어난 것이다. 전용면적 84㎡ 아파트 기준, PF단열재를 사용했다면 같은 두께의 스티로폼에 비해 난방비를 연간 최대 30만원 아낄 수 있다.
또 이 단열재는 한국건설기술원과 한국생활건자재시험연구원, 한국방재시험연구원으로부터 준불연(불에 타지 않는 ‘불연’에 준하는 성질) 성능 인증을 취득했다. 화학구조가 안정적인 PF를 사용해 유기 단열재 중에선 국내 최고 수준의 화재 안정성을 확보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탄소(C)가 주성분인 유기 단열재(스티로폼, 우레탄, PF단열재 등)는 불에 약하다.
이를 바탕으로 LG하우시스는 방화문과 샌드위치패널 등에 적용할 수 있는 PF단열재 등 새로운 용도의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특히 PF단열재는 외단열에 적합하고 두께도 얇아 시공에 강점이 있다.
외단열은 열교현상(벽이나 바닥, 지붕 등 단열이 연속되지 않은 부분에서 열 손실이 발생하는 것)을 방지해 내단열 공법보다 30% 이상 단열 성능을 개선할 수 있지만 시공 상에서 높은 기술을 요한다. 외단열 단열재는 두꺼워 고정 철물이 필요한 것이 단점인데 PF단열재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아직 단점도 있다. 일반 스티로폼에 비해 PF단열재 가격이 두 배 가량 비싸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아직까지 건설현장에선 잘 사용되지 않고 있다. 김명득 전무는 “PF단열재 가격이 비싸지만 그 만큼 단열 성능이 앞서 있다”면서 “매달 원가 절감 활동을 지속하고 있어 스티로폼 단열재와의 가격 격차를 줄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PF단열재 등 고성능 건설자재는 특판(건설사 등 단체 구매)시장보단 시판(일반 소비자 구매) 시장의 성장이 빠르다”며 “기능성 및 친환경 건자재를 원하는 시판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3년 후 증설.. 중국 시장도 공략
PF단열재는 기업과 공공기관의 신사옥 등 업무시설,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으로 적용 건물이 많아지고 있다. LG하우시스는 지금의 성장 추세라면 2~3년 후에 증설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중국시장 진출을 통해 해외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국은 현재 국가적인 에너지절약 정책에 따라 북부지역을 중심으로 건축물 단열성능을 강화하는 규제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고성능 단열재 시장이 연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LG하우시스는 연내에 중국에 수출할 제품을 개발하고 중국의 베이안 인증(한국의 KS인증에 해당)을 획득해 본격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중국 현지공장 건설은 아직까지 검토하지 않고 있다.
김명득 전무는 “PF단열재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중국 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며 “제품의 부피가 크기 때문에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선 중국 현지에 생산공장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단열재는 그 나라의 법규를 준수해야하고, 건축 문화도 감안해야 한다”며 “현재 사업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전무는 올해 건설자재 시장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초 건자재 시장은 작년 수준을 유지했고, 성장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이 가운데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한다면 고성능 친환경 자재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