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정제마진 악화와 화학제품 스프레드(판매가-원료가) 하락으로 전 분기보다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다만 시장이 우려했던 것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내놓아 4분기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대비 63% 감소한 3640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공시했다. 당기순이익은 2분기보다 72% 줄어든 1653억원, 매출액은 4% 감소한 12조4475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의 경우 전년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흑자로 전환했다.
당초 시장에선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이 2000억원 초·중반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주력인 석유사업은 예상대로 부진했다. 정제마진 약세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손실이 발생, 영업이익은 2분기보다 6479억원 가량 급감한 1068억원을 기록했다.
화학사업은 올레핀 및 아로마틱 계열 제품의 스프레드가 2분기보다 하락해 이익이 감소했다.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1229억원 줄어든 1198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에틸렌 스프레드가 2분기보다 36% 하락한 영향이 컸다.
석유개발사업 역시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판매단가가 떨어져 전 분기보다 매출액이 소폭 감소했다. 특히 카작 잠발광구 탐사 종료에 따른 손실(504억원)을 재무제표에 반영해 영업손실 18억원을 기록했다.
윤활유 사업은 선전했다. 유가하락으로 원가가 개선돼 윤활기유 스프레드가 상승해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이 사업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415억원 증가한 830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4분기 실적에 대해선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우선 석유사업은 가을철 정기보수로 공급량 감소와 난방유 등 계절적 수요 증가로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화학사업은 에틸렌 스프레드가 안정화될 가능성이 크고, 파라자일렌(PX)은 폴리에스터 제품의 성수기가 다가옴에 따라 스프레드가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다.
윤활유 사업은 유가 안정화와 고급기유 수요의 증가로 견조한 시황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4분기에는 유가 안정세와 정제마진 회복에 따라 전체적인 제품 시황 개선이 기대된다”며 “2011년 이후 올해가 역대 두 번째로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파트너링과 설비 운영 최적화 등에 기반한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해 수익개선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