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시멘트가 쌍용양회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카드를 꺼냈다.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 지분 32.36%를 확보해 그 동안 이 회사를 경영해왔다.
태평양시멘트는 쌍용양회 주식매각협의회(산업은행·신한은행·서울보증보험·한앤코시멘트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는 쌍용양회 지분(46.14%)에 대한 구체적인 인수 제안가격과 인수조건을 담은 주식매매제안서 및 주식매매계약서 초안을 매각협의회 측에 전달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22일로 예정된 본입찰 등 쌍용양회 공개매각절차 중단을 전제 조건으로 한다.
태평양시멘트는 주식매매제안서에 “이번 제안은 매각협의회에 대해 당사가 보유한 쌍용양회 주식에 대한 우선매수권 행사에 따른 것”이라며 “매각협의회가 제안을 수용하면 우선매수권 확인 소송을 취하할 용의가 있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태평양시멘트는 매각협의회와 우선매수권을 두고 이견이 발생하자 확인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협의회는 쌍용양회 지분 매각을 위한 공개매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태평양시멘트는 협의회에 두 가지 방식을 제안했다. 협의회가 보유한 전체 지분을 일괄 인수하는 방안과 공개매각 본입찰에 참여하는 한앤코시멘트홀딩스 보유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매각협의회 지분(36.8%)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각 방식에 따라 주당 인수가격은 다르다.
태평양시멘트는 이번 제안이 매각협의회가 추진하고 있는 공개매각 본입찰 전날인 21일까지(본입찰 일정 연기시, 연기일 전날까지) 유효하며 기간내에 협의회 입장을 회신해줄 것을 요청했다.
태평양시멘트의 인수제안은 우선매수권 행사를 통해 쌍용양회의 경영권을 유지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다. 태평양시멘트는 2000년부터 쌍용양회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총 665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원했다.
태평양시멘트 국내 관계자는 “공개매각으로 인한 혼란과 리스크를 해소하고 쌍용양회의 안정적 발전을 위해선 교섭을 통해 쌍용양회 지분을 일괄 인수해 매각절차를 조기에 마무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며 “만약 협의회가 제안을 거절하면 현재 진행 중인 소송 외에도 입찰절차 중지를 위한 법적 조치 등 관련 분쟁이 계속될 수밖에 없어 협의회의 현명한 판단을 통해 교섭이 재개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