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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Ver. 2]①'변화'의 초석을 놓다

  • 2016.12.15(목) 14:06

철강업 경쟁력 강화 주력‥수익성 확보
재무구조개선 큰 성과‥연임 도전의 동력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연임에 도전했다. 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포스코는 '2기 권오준 체제'로 갈 가능성이 높다. 권 회장의 연임 가능성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그가 거둔 성과 때문이다. 권 회장은 정준양 전 회장 재임 당시 무너져버린 포스코의 경쟁력과 재무구조를 성공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2기 권오준 체제가 당면한 과제도 많다. 다시 출발점에 선 포스코의 변화와 현황, 전망 등을 짚어본다.[편집자]


포스코가 새로운 출발을 준비 중이다. 권오준 회장이 연임에 도전해서다. 업계 등에서는 권 회장의 연임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회장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포스코의 기초체력 회복에 전력투구했다. 그 결과 제품 경쟁력과 재무적인 측면에서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호전됐다는 평가다.

사실 권 회장 취임 당시 대내외적인 기대는 크지 않았다. 전문 경영인이 아닌 연구개발이 주전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권 회장은 주변의 우려와 달리 경영 전반에서 성과를 냈다. 기술력과 마케팅의 조합을 통한 판매 확대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권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다.

◇ 의외의 등장

2014년 초 포스코는 큰 풍파에 휩싸였다. 신임 회장 선출건 때문이다. 포스코는 늘 회장 선임 시기 때마다 내홍을 겪었다. 업계 등에는 포스코의 신임 회장은 정치권이 선택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그 때도 그랬다. 정준양 전 회장이 중도 하차하고 후임 회장 선임 문제가 불거지자 포스코는 또 다시 누가 신임 회장이 될 것이냐로 말이 많았다.

권오준 회장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인물이었다. 줄곧 연구개발에만 몸 담았다. 종합적인 경영능력이 요구되는 포스코 회장직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아울러 내부적으로도 그동안 포스코 회장은 '현장'을 아는 사람이 된다는 관례가 있었다. 이 관례에도 맞지 않았다. 그래서 권 회장은 유력 후보군이 아니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권 회장을 선택했다. 업계는 의아해했다. 의외의 선택에 대해 포스코 내부도 술렁였다. 권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수익성 확보를 화두로 내세웠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 진행했던 무분별한 확장의 중지를 선언했다. 본업인 철강업에 대한 경쟁력 확보와 재무구조개선이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포스코는 정준양 전 회장 체제에서 급격하게 무너졌다. 비철강 부문 확장 기조에 따라 국내외 M&A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그동안 보수적으로 운영해왔던 재무 구조가 크게 흔들렸다. 외형은 비대해졌지만 내실은 없었다. 때마침 철강 경기 부진이 심화되면서 포스코는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권 회장도 이런 점을 잘 알았다. 그래서 선택한 전략이 과거와의 단절이었다. 권 회장은 ‘POSCO the Great’를 기치로 내걸었다. 과거 포스코가 누려왔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였다. 포스코 고위 관계자는 "당시 가장 큰 과제는 떨어진 내부 사기를 진작시키는 것이었다"며 "이를 위해서는 성과가 필요했고 권 회장은 이런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POSCO the Great’에는 그런 의미가 담겨있다"라고 말했다.

◇ 우려를 불식시키다

권 회장이 주안점을 둔 부분은 세가지다. 첫째 본업인 철강 경쟁력 강화, 둘째 재무구조개선, 셋째 구조조정이었다. 당시 포스코는 비철강 부문에 대한 막대한 투자로 근간인 철강업이 흔들리고 있었다. 현대제철을 필두로 한 경쟁업체들은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성장하고 있던 반면, 포스코는 정체되다 못해 후퇴하고 있었다.

정 회장은 포스코의 방향을 바로잡기를 원했다. 그래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인 철강업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솔루션 마케팅이다. 글로벌 철강 업황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많지 않았다. 권 회장이 유일하게 믿을 수 있었던 것은 품질이었다.

▲ 별도 기준.

품질은 자신이 있었던 만큼 이를 고객들의 니즈에 맞게 공급하고 고객들이 필요로하는 제반 사안들을 포스코가 제공한다면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권 회장의 진두지휘에 따라 포스코는 전사적으로 솔루션 마케팅에 나섰다. 솔루션 마케팅의 핵심은 월드 프리미엄(WP)제품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확대에 있었다.

권 회장의 이런 계산은 적중했다. 취임 직후인 2014년 2분기 32.8%였던 WP제품 판매 비중은 지난 3분기 48.1%까지 늘어났다. 본업인 철강업의 경쟁력을 알 수 있는 별도 실적의 영업이익도 2014년 2분기 5650억원에서 지난 3분기 8524억원으로 성장했다. WP제품은 고부가가치 제품인 만큼 판매량이 적어도 수익을 낼 수 있다. WP제품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도 좋아진 셈이다.

실제로 2014년 2분기 별도 기준 제품 판매량은 854만2000톤이었다. 2년 가량이 흐른 올해 3분기 제품 판매량은 894만5000톤으로 약 4.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0.9% 늘어났다. 판매량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가 늘면서 수익성도 함께 올라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 안정을 되찾은 곳간

권 회장이 재임했던 10분기 동안 포스코의 재무상황은 크게 안정을 찾았다. 그동안 각종 M&A와 몸집 불리기로 건실했던 포스코의 재무구조는 황폐해진 상태였다. 하지만 권 회장 취임 후 포스코의 곳간을 철저히 잠갔다. 추가적인 M&A는 없었다. 대신 조직 슬림화와 비수익성 자산 및 계열사 정리를 통해 곳간을 다시 채웠다.

그 결과 2014년 2분기 연결기준 86.8%였던 포스코의 부채비율은 지난 3분기 70.4%까지 떨어졌다. 차입금도 26조9740억원에서 21조7612억원으로 줄었다. 지난 3분기 포스코의 부채비율은 연결 회계 기준을 도입한 이래 최저 수준이었다.

▲ 연결 기준.

별도 기준 부채비율도 전기대비 2.3%포인트 감소한 16.9%로 창업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연결 기준 차입금은 전기대비 2조2643억원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외부 차입금보다 자체 보유 현금이 많아지면서 순차입규모가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재무구조개선은 권 회장이 취임과 동시에 가장 강조했던 부분이다. WP제품 판매 확대와 솔루션 마케팅 정착에 따른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그 덕에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고 이는 포스코가 지난 3분기 '1조 클럽'에 4년만에 재가입하는 데에 큰 힘이 됐다. 재무구조개선은 1기 권오준 체제에서 가장 큰 성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은 권 회장이 연임을 결심하는 데에 가장 큰 힘이 됐을 것"이라며 "가장 눈에 띄는 성과인데다 정준양 전 회장 시절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던 만큼 대내외적으로 권 회장 체제가 성공적이었음을 강조하는데 가장 적합한 요소"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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