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중국산 경유 수입이 가능해졌다. 실제 수입이 이뤄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수입이 본격화된다면 국내 정유업계 입장에선 경쟁자가 추가돼 반가운 상황은 아니다. 중국산 경유 수입 허용 배경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석유제품 시장에서도 중국은 이제 미국 버금가는 세계 최대 생산국 및 수요국이다. 국내 정유산업 역시 연간 석유제품 수출 물량의 20% 가량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주요 경쟁국가인 만큼 국내 정유사들은 중국의 경제상황 및 정유산업 발전 여부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량에 따라 국내 정유사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아시아 지역 내 정제마진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선 올해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 및 수입량 추이가, 중·장기적으로는 정유업이 수출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지가 업계의 최대 관심사다.
▲ 그래픽: 유상연 기자/prtsy201@ |
9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기준 전 세계 석유소비량의 12%, 정제능력은 15%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 내에서 비중은 소비량 36%, 정제능력은 43% 수준이다.
특히 중국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글로벌 정제설비 증설량의 68%를 담당하면서 석유제품 자급률을 급격히 끌어올렸다. 이를 통해 현재 중국의 석유제품 자급률은 100%에 근접한 상태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 석유제품 수요가 감소하자 잉여 물량을 덤핑 형식으로 수출에 나섰다. 2014년에는 석유제품 순수출국으로 전환했고 이는 아시아 지역 내 정제마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를 지닌 석유제품 수출을 늘리기 위해 자국 정유업을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실제 업계에선 최근 급증한 공급과잉 설비를 중국 정부 주도로 구조조정을 진행한 뒤, 대규모 정제능력을 확보하고 해외로부터 정제기술을 유치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과연 중국 정부의 계획대로 ‘정유업의 수출산업화’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의문이다.
국내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이 석유제품 수출량을 늘리는 것은 자국 내 경제성장 둔화로 인해 일시적으로 남는 제품을 파는 것에 불과하다”며 “지난 10년에 비해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여전히 성장세인 만큼 중국의 석유제품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현 정제능력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제품 수출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국 수요를 충당하겠다는 보수적인 관점이던 중국 정부의 석유·화학제품 관련 정책이 최근 급격히 수출로 돌아서는 등 불분명한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이유로 실제 중국의 정유업이 수출산업으로 육성될지 장담하기 힘들고, 고도화 설비를 비롯해 오랜 수출 경험을 갖고 있는 국내 정유사들과의 경쟁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중국 정부는 올해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축소하며 자국 내 제품 비축량을 늘려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향후 글로벌 석유제품 수요 중심은 중국에서 인도로 이동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석유시장에서 앞으로 인도의 역할이 점차 확대될 것이고 ,올해 석유제품 실질수요 증가량도 중국보다 인도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장기 정제마진 상승 조건 역시 인도 경제성장에 따른 경유 마진(경유 수요 증가) 상승 여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리즈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