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영난을 겪어온 한국지엠(GM)이 '팔을 하나 자르는' 수준의 수술을 택했다. 일단 제네럴모터스(GM) 본사는 한국GM 군산공장을 폐쇄하기로 했다. 한국GM이란 중간 몸통을 살리기 위한 자구노력이라는 게 GM측 입장이다.
하지만 라인 폐쇄는 기존 공장일자리를 통째 날려버리는, 부분 철수 수준의 매우 거친 자구안이다. 이를 둘러싼 논란도 거셀 수밖에 없다.
▲ 하늘서 본 한국GM 군산공장 전경(사진: 한국GM) |
한국GM은 올해 5월 말까지 군산공장 차량 생산을 중단하고,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한국GM은 군산공장 폐쇄 때까지 계약직 포함 군산공장 근무 직원 약 2000명의 구조조정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국GM 측은 "이번 결정이 지난 몇 년 동안 심각한 손실을 낸 경영 실적을 면밀히 검토한 후 내려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군산공장은 3년간 가동률이 약 20%에 불과하고 이 역시 계속 하락해 지속적으로 공장을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GM에 따르면 전북 군산 소룡동에 위치한 한국GM 군산공장은 한 해 완성차 26만대, 디젤엔진 25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123만여㎡ 면적의 생산설비다. 최근까지 준중형차 크루즈, 다목적차량(MPV) 올란도를 생산해 왔지만 지난 8일 이후론 생산이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이 회사는 기존 군산공장 직원에 대해 부평·창원 등 타지역 공장 재배치나 명예퇴직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은 "이번 조치는 한국에서 사업 구조를 조정하기 위한, 힘들지만 반드시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한국GM 임직원, 군산과 전북 지역사회, 정부 관계자의 헌신과 지원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직원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GM 군산공장 정문(사진: 네이버) |
GM은 전 세계적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사업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해 왔다는 입장이다. 현재는 한국GM을 위한 해결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노동조합과 한국 정부 및 주요 주주 등에 한국 사업을 유지하고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해 신차 배정 등 구체적인 투자와 일자리 유지 등 계획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GM은 군산공장 폐쇄 등을 포함한 구조조정 조치에 약 4억7500만달러의 비현금 자산상각(non-cash asset impairments)과 3억7500만달러 규모의 인건비 관련 현금 등 최대 8억5000만달러의 비용 지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비용은 올해 2분기 말까지 반영되며, 이는 특별 지출로 인식돼 이자 및 세전이익(EBIT) 조정 및 주당순이익(EPS) 희석 조정 실적에서 제외된다고 덧붙였다.
이만한 출혈이 있으니 한국 정부도 최대한 투자지원하라는 의미다. 배리 엥글(Barry Engle)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GM International) 사장은 "이 계획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모든 당사자들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GM은 2002년 GM이 옛 대우자동차를 인수하면서 GM대우로 설립한 뒤, 2011년 3월 현재 사명으로 이름을 바꾼 회사다. 작년에는 국내 13만2377대 승용차를 판매했고, 해외로 39만2170대를 수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