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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 18·2Q]삼성전자, '조마조마' 반도체 독주

  • 2018.07.31(화) 11:24

영업이익 14조8700억…반도체 비중 78% 달해
스마트폰 성장한계…디스플레이는 중국에 쫓겨

삼성전자의 반도체 의존도가 역대 최대로 치솟았다. 전체 영업이익이의 80% 가량이 반도체에서 나왔다. 반면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이 정체 상태다. 디스플레이도 중국에 바짝 쫓기고 있다. 사실상 반도체 독주 체제다. 조마조마하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매출액 58조4800억원, 영업이익 14조8700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밝혔다. 지난 6일 발표한 잠정치에 비해 매출액은 4800억원, 영업이익은 700억원 더 나왔다. 영업이익률은 25.4%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온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은 제동이 걸렸다. 반도체가 역대 최대인 11조61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승승장구했지만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의 성적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8%에 달했다. 비중 자체만 보면 삼성전자를 더는 스마트폰 제조사나 가전회사로 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는 반도체 시황이 꺾이면 삼성전자가 혹독한 시련을 겪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미 경고등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올해 2분기 반도체 매출액은 21조9900억원으로 전기대비 5.8%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0.5% 증가하는데 그쳤다. 많이 팔았어도 실속은 전보다 덜했다는 얘기다. 반도체 영업이익률은 1분기 55.6%에서 이번에는 52.8%로 떨어졌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53.7%)에도 못미친다.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건 지난 2016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가 과점하는 D램은 양호한 실적을 냈으나 그보다 경쟁강도가 심한 낸드플래시에선 판가하락 등의 압력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데이터센터용 서버에 탑재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꾸준했던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삼성전자는 "고용량 서버용 D램 등 탄력적인 물량 운영과 공급확대로 D램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고 낸드는 스마트폰 고용량화 추세와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로 서버용 SSD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는 코너로 몰렸다. 갤럭시S9 흥행부진으로 IM(IT·모바일)부문 매출은 1분기 28조4500억원에서 2분기에는 24조원으로 내리막길을 걸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조7700억원에서 2조6700억원으로 감소했다.

중국의 매서운 추격을 받고 있는 디스플레이도 마찬가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기대비 각각 1조8700억원, 2700억원 줄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에 탑재하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회사다. 하지만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예전만 못한 가운데 액정표시장치(LCD)를 앞세워 무섭게 시장을 잠식하는 중국업체들의 공세를 피할 순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의 사례는 반도체에도 반면교사 역할을 한다. 전세계 반도체의 60%를 소화하는 중국은 오는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제조 2025'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LCD 시장에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기업들이 급성장하며 한국 기업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 몇년 뒤 반도체 시장에서도 벌어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소비자가전(CE)은 러시아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 덕에 QLED TV가 잘 팔렸고 UHD·초대형 TV 등 고부가 제품 판매도 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각각 6600억원, 23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불과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반도체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갤럭시노트·아이폰 등 모바일 신제품에 탑재하는 반도체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 삼성전자가 17조122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의 2분기 시설투자액은 8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조7000억원)에 비해 4조7000억원 줄었다. 사업별로는 반도체에 6조1000억원, 디스플레이에 1조1000억원을 투자했다. 상반기 전체로는 16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지난해 상반기(22조5000억원)에 비해 투자액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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