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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어 리그테이블]실력차가 사라진다

  • 2019.11.22(금) 13:47

한국, 외형·수익성 주춤 하는 사이
넥센 추격, 금호 정상화 속도 빨라져

타이어업계에 지각변동이 나타나고 있다. 완성차 업계의 판매 부진이 타이어 업체들의 수익성을 옥죄는 것이 가장 큰 변수가 됐다. 내수시장에서는 수입산 타이어가 늘어나면서 고급 타이어 수요가 분산됐다. 가장 큰 타격은 국내 1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가 받고 있다.

반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삼은 넥센타이어는 서서히 수익성을 끌어 올리며 세까지 불리고 있다. 중국 더블스타를 새 주인을 맞은 금호타이어도 사업 정상화의 기반을 다져가며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금호타이어·넥센타이어 등 국내 타이어 3사는 지난 3분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2조9604억원, 영업이익 2521억원의 합산 실적을 거뒀다. 작년보다 확실히 나아졌다.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1.8% 늘었지만 영업익은 25%나 늘었다. 3사 평균 영업이익률은 8.5%로 작년 3분기보다 1.6%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으로 3사 실적은 작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매출은 8조540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0.6% 늘었고 영업익은 6189억원으로 0.2% 감소했다. 그러나 타이어 3사 각각의 실적을 따로 들여다보면 부침이 크게 엇갈린다.

한국타이어의 부진이 가장 눈에 밟힌다. 세계 7위, 국내 1위 타이어업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 2분기 매출 1조8353억원, 영업이익 180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4.6% 늘어난 것이지만 영업익은 3.8%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작년 3분기 10.7%였던 것이 올해 3분기 9.8%로 낮아졌다.

그나마 상반기에 비해서는 나아진 모습이다. 지난 2분기 영업이익률이 6.1%까지 떨어졌던 게 다시 두자릿수 가까이까지 회복됐다. 1~3분기 누적으로는 아직 상처가 깊다. 매출은 5조2183억원으로 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267억원으로 23.5% 감소했다. 4분기 실적을 보태도 두자릿수 영업이익률은 어렵다는 진단이다.

내수시장 부진이 여전히 아프다. 고급품으로 인정받던 한국타이어 제품들이 수입산에 치이며 내수 경쟁력이 약화된 탓이다. 한국타이어의 국내시장 매출은 3분기 211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1%포인트 줄었다. 안방이지만 국내 완성차들마저 피렐리, 미쉐린 등 수입산 타이어를 쓰면서 작년보다 신차용 타이어(OE) 판매가 줄었다.

한국타이어 측은 "타이어 시장 판매경쟁이 심해졌고 완성차 생산 감소와 시장 재고 증가로 부진을 빨리 털기도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여기에 더해 조현범 사장(대표이사)이 배임수재와 업무상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되는 일까지 맞았다. 그는 지주사인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맡고 있다. 시장 평판 훼손과 함께 경영 공백까지 우려된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금호타이어는 사업정상화의 기반을 차분히 다져가고 있다. 지난 3분기 매출 5900억원, 영업이익 159억원을 기록하면서 2.7%의 영업이익률을 시현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80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한 것이다.

지난 분기 3사 합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금호타이어가 흑자전환한 덕이다. 이 업체는 3분기까지 누적으로도 매출 1조7568억원, 영업이익 251억원을 거뒀다. 금호타이어는 "해외 물량 감소로 매출이 전분기보다 줄었지만 비용 절감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지속하고 있다"며 "시장 신뢰 회복이 가장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넥센타이어는 3개사 중 가장 후발주자임에도 가장 강한 수익성을 내보였다. 3분기 매출 5351억원, 영업이익 558억원을 거두면서 3사중 유일한 두 자릿수인 10.4%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견줬을 때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6.9%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0.3%포인트 개선했다.

3분기까지 누적으로도 매출 1조5652억원, 영업이익 1671억원을 올렸다. 전년동기 대비로 각각 4.6%, 28.2% 증가한 실적이다. 넥센타이어 실적에 대해 SK증권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수익성이 돋보였다"는 평가를 내렸다.

다만 타이어업계 전반의 부진은 넥센에도 부담이다. 현대차증권은 "전반적인 수요 환경이 부진해 구조적인 성장으로 연결되긴 어렵다"며 "국내 경쟁사 대비 마진 안전성은 높지만 시장 부진이 지속되면 신규 투자 확대가 재무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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