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유화학이 저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지난해 7년 만에 영업이익 5000억원대를 회복했지만, 1년 만에 4000억원대까지 내줬다.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부정적 수급요인으로 자회사 금호피앤비(P&B)화학이 급속도로 위축돼서다.
금호석유화학은 30일 지난해 연매출(이하 연결기준) 4조9779억원을 거뒀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0.9% 줄어들었으며, 지난 2년간 유지됐던 5조원대 기록이 깨졌다.
한해 영업이익은 3680억원으로 전년 대비 33.7% 감소해, 2년 간의 상승세를 잇지 못했다. 영업이익률은 7.4%로 10%에 육박했던 전년 9.9% 대비 약 2.5% 떨어졌다.
시장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이 매출 4조9837억원, 영업이익 4068억원을 거둘 것으로 증권사들은 예측했다.
가전제품 외장재 등 산업소재로 많이 쓰이는 페놀유도체 사업이 부진해서다. 회사가 사업부별 세부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영업이익이 500억원대로 1년새 2000억원이 빠진 것으로 증권사들은 추정한다.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대에서 10%대로 급락한 셈이다. 완전 자회사 금호P&B화학이 이 사업을 담당한다.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악재가 발목을 잡았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페놀유도체 주력 비스페놀에이 해외 수입분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더군다나 현지 기업들이 설비증설에 들어가 공급과잉 우려로 가격 경쟁력이 더 약화된 상황이다. 유안타증권은 글로벌 페놀유도체 증설규모가 지난해 52만톤으로 수요 증가분 20만~30만톤을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페놀유도체 사업 실적악화는 하반기로 갈수록 두드러진다. 상반기 5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한 것과 달리 하반기에만 100억원 후반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4분기 금호석유화학 영업이익이 161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0.9% 줄어든 것도 자회사 부진이 한 몫했다. 모회사 영업이익률은 페놀유도체 수익성에 발맞춰 지난해 3분기부터 한자릿수대로 내려앉았다.
합성고무 사업 영업이익은 1000억원대 초반서 중반대로 늘어난 것으로 예측된다. 수술용 장갑 등에 쓰이는 NB라텍스 등 고부가제품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합성수지 사업 영업이익은 400억원 중후반대로 전년 대비 다소 늘어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금호석유화학은 이날 보통주 1주당 1500억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하겠다고 공시했다. 우선주 배당금은 1550원이고, 배당금 총액은 409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