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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견제? 현대차, 아이오닉5 '단차' 강조한 이유

  • 2021.02.24(수) 09:53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 공개…"탑 티어 브랜드"
사고때 열리는 전자식 도어-세계적 수준 마감 '강조'
테슬라 약점과 비교?…"현대차만의 방향성 갖겠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 시장의 출발선에 선 현대차 아이오닉5가 시동을 걸었다. 그간 내연기관 틀에 모터를 얹은 반쪽짜리 전기차에서 벗어나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를 선보인 것이다. 지난 23일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탑 티어(최상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선두권에 들어가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전기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테슬라다. 지난해 테슬라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위기 속에서도 49만대 가량의 전기차를 팔며 독주를 이어갔다. 아이오닉5는 태생적으로 테슬라와 비교를 피할 수 없는 셈이다. 이날 행사에서도 아이오닉5와 테슬라를 비교하는 질문이 빠지지 않았다.

현대차 경영진은 즉답을 피했다. 김흥수 현대차 상품본부장은 "아이오닉5를 기획·개발할 때 특정 모델을 생각하지 않았다"며 "E-GMP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상엽 현대차 디자인담당 전무는 "벤치마킹보다 우리만의 영역을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며 "패스트 팔로워보다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아이오닉5를 소개하는 곳곳에서 테슬라를 견제하는 분위기는 감지됐다.

이날 이상엽 전무는 '오토 플러시 아웃사이드 핸들'을 소개하며 "전원이 꺼졌을 때나 사고 시에도 안팎에서 고객이 엑세스 할 수 있도록 중심을 뒀다고 꼭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토 플러시 아웃사이드 핸들'은 도어 손잡이가 자동으로 나왔다 들어가는 기능. 작년 말 서울 한남동에서 화재가 발생한 테슬라 '모델X'는 전자식 도어가 외부에서 열리지 않아 사고가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현대차는 아이오닉5의 '마감'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전무는 "아이오닉5는 마감이 훌륭한 차"라며 "모든 필러의 갭, 파트와 파트의 갭이 세계적인 수준을 이룩했다고 꼭 말하고 싶다. '단차' 하나까지 디테일하게 봐달라"고 강조했다.

'단차'(段差, Gap and Flush)는 자동차의 외장 부품들이 맞물리지 않아 생기는 틈을 뜻하는 업계 용어로, IT 기반인 테슬라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단차에 대해 "친구가 '언제 테슬라를 사야 되냐'고 묻는다면 출시 직후나 생산이 안정화 될 때라 답한다"며 "생산량이 빠르게 증가할 땐 디테일을 완벽하게 하는 것은 아주 어렵다"고 말할 정도다.

현대차가 은근히 테슬라를 견제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장재훈 사장은 "오는 3월부터 울산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간 이후 국내와 유럽에 인도되고 하반기에는 미국에 선보인다"며 "올해 전세계 물량은 7만대, 내년은 10만대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9만대를 판 테슬라의 올해 목표는 120만대. 지난해 하이브리드 등을 포함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9만여대로, 올해 아이오닉5가 출시되더라도 20만대를 넘기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테슬라를 추격하는 현대차의 전략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현대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정면승부를 벌이겠다는 계획이다. 장재훈 사장은 "우리 나름의 방향성과 경쟁력을 갖고 가겠다"고 강조했다. 전기차의 기본에 충실하되 현대차만의 차별성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우선 아이오닉5(롱레인지 후륜 모델 기준)의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는 410~430km이다. 350kW급 초급속 충전시 18분이내 배터리 용량의 80% 충전할 수 있다. 테슬라의 모델 Y의 최대 주행가능거리(511㎞)에는 밀리지만 충전시간은 아이오닉5가 한 수 위로 분석된다.

안정성도 기본이다. 파예즈 라만 현대차 아키텍처센터장(전무)은 "안전은 아이오닉5에서 가장 최우선 둔 부분"이라며 "사고때 동승객과 배터리를 보호하는 안전성은 세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려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날 아이오닉5 1열 동승석에 탑승한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처음에 '무중력 시트'라고 해서 좀 과한 얘기 아닌가했는데 정말 편하다"고 말했다.

아이오닉5의 가장 큰 차별성은 넓은 공간감이다. 아이오닉5의 축간거리는 3000mm에 이른다. 이상엽 전무는 "현대차의 가장 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팰리세이드의 축간거리가 2900mm"라며 "아이오닉5 안에서 느끼는 공간은 훌륭하다. 공간 혁신의 정점을 보여주는 차"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통유리를 장착한 선루프는 공간감을 더한다.

내연기관 차의 콘솔 자리에 위치한 '유니버셜 아일랜드'는 뒤로 제칠 수 있어 공간 활용도가 높다. 좁은 공간에 주차했을 때 '유니버셜 아일랜드'를 뒤로 밀면 운전자가 반대편 문을 통해 내릴 수 있는 구조다. 아울러 세계 최초로 차량 외부로 전원(220V)을 공급하는 'V2L' 기능도 아이오닉5만의 경쟁력이다. 관련기사☞ 테슬라보다 낫다? 현대차 'E-GMP' 궁금점 셋

이 전무는 "집에 있는 가구를 모티브로 차내 인테리어를 구성했다"며 "1cm의 공간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사용성을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장재훈 사장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가진 글로벌 자동차 OEM은 흔치 않다"며 "전기차로서의 성능, 베터리 충전과 구조적 안전성, 공간성, 에너지 연결성 등이 저희만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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