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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50원, 그리고 시간'…금호석유 흥미로운 '수싸움'

  • 2021.02.26(금) 15:39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금호석유 "박철완 상무 주주제안 '50원 오류'"
박 상무 "추천 사외이사 프로필 곧 공개할 것"
시간 뺏기? 주총일정 공시 예년보다 늦어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왼쪽)과 그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

'금호가(家)'에서 벌어지고 있는 경영권 분쟁이 클라이맥스를 향하고 있다.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조카인 박철완 상무는 회사의 경영 계획을 공개 비판하는 등 연일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 상무는 조만간 자신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명단을 공개하고 추가적인 공격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에 맞서는 박찬구 회장 등 금호석유 현 경영진은 박 상무가 제기한 배당 확대 요구안에 '50원'의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는 등 주주총회 안건 확정과 개최 일정을 신중하게 검토하면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상대편 공격의 허술함을 지적하는 한편 주총 일정을 늦게 공개할수록 주주들을 상대로 설득에 나서야 하는 박 상무 쪽이 다급해지는 점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 박철완 측 "사외이사 프로필 공개한다"

26일 박철완 상무 측 관계자는 비즈니스워치와 통화에서 "조만간 이사회에 추천할 사외이사 프로필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그동안 주주로서 제안한 안건 관련 구체적인 내용도 추가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밝혔다. 꺼낼 카드가 아직 많다는 얘기다.

사외이사 명단의 경우 자신의 우호세력이 될 인물인 만큼 시장의 눈길을 끄는 인재들과 접촉해 손을 잡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재 금호석유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과 사외이사 7명 등 모두 10명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가운데 이휘성 전 한국IBM 사장, 송옥렬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임기가 오는 3월까지다. 문동준 금호석유 대표이사도 3월까지가 임기다.

사내이사 자리는 박 상무 스스로가 대체하고 사외이사도 자신의 우호세력으로 채우는 계획을 관철시키겠다는 계산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 끝없는 공방…'50원이 쏘아 올린 논란'

앞서 박철완 상무는 지난달 28일 "기존 대표보고자(박찬구 회장)와 공동보유관계 해소에 따른 특별관계 해소 및 대표보고자 변경으로 신규보고"한다고 공시하면서 경영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이와 함께 금호석유를 상대로 사외이사·감사 추천 및 배당확대 등의 주주제안을 제기했다.

최근에는 금호석유가 박 상무 측이 제안한 우선주 배당률 산정에 기초적인 실수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박 상무 쪽에 불리한 상황으로 급변하는듯 했다. 금호석유에 따르면 박 상무는 보통주 1주당 배당금 1만1000원, 우선주의 경우 1주당 1만1100원으로 배당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금호석유 정관상 우선주는 액면가 5000원의 1%인 50원을 차등 배당해야 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박 상무가 경영권을 노리고 야심 차게 제안한 내용에 50원의 오류가 있었던 셈이다.

금호석유는 "박철완 상무가 주주제안을 준비하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공시 서류를 철저히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 배당 추이를 보면 항상 50원의 추가 배당을 했다는 점을 파악할 수 있음에도 이에 대한 확인이 부족했다"며 "진정성과 진지함에 대한 의구심을 표명하고, 해당 사안이 주주가치 훼손으로 귀착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반격했다.

금호석유는 이 같은 이유로 배당 관련 안건은 주총에 상정하기 어려울 것이란 주장을 폈고, 박 상무 측은 또다시 곧바로 받아쳤다. 주주 입장에서 그런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웠고, 금호석유 주장을 인용하면 어차피 보통주에 연동되는 것이 우선주이므로 큰 오류가 아니라는 논리를 폈다.

이와 함께 배당률을 수정한 제안을 보내고, 주주명부 열람과 등사를 요구하는 내용의 가처분 소송도 제기해 승소까지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지난 22일 박 상무의 손을 들어줬다. 이날 금호석유는 주주명부를 전달했다. 명령을 하루만 지체해도 매일 1000만원씩 박 상무에게 줘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이 있었다.

박 상무는 반격의 기세를 이어갔다. 지난 23일 금호석유가 금호리조트 인수를 결정한 것에도 "부채비율 400%에 달하는 금호리조트를 높은 가격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금호석유화학 이사회가 회사의 가치와 주주의 이익을 훼손하는 결정을 한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금호석유화학과 어떠한 사업적 연관성도 없어 오히려 회사의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금호리조트 인수를 반대한다"며 "회사의 투자 결정은 기존 사업과 연속성을 유지하며 시너지를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박 상무는 오는 2025년까지 시가총액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경영 목표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내는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장기적 관점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박 상무 측은 이런 경영 계획을 더욱 구체화해 다시 발표할 예정이다.

◇ 우호세력 확보 성공할까? '시간이…'

박철완 상무의 주장이 통하려면 우호세력 확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자본시장에선 특이 사항이 파악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으면 서로 지분 매집에 나서면서 주가도 상승세를 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금호석유 주가는 오히려 하락세다. 지난달 28일 박 상무가 경영권 도전을 공식화했을 때 금호석유 종가는 27만7000원이었고, 25일 종가는 22만500원에 그쳤다.

금호석유 주식을 대량 매입했다가 이번 사안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힌 권민석 아이에스동서 대표이사는 물론이고 박 상무의 누나 3명, 아내 허지연 씨 등도 별다른 동향이 알려지지 않는다. 박 상무의 누나들은 대우그룹 고 김우중 회장의 차남, 한국철강 장상돈 회장의 차남, 일진그룹 허진규 회장의 차남과 결혼했고, 아내 허 씨는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차녀다. 관련기사☞ ②조카의 머릿속은…금호석화 시나리오 '셋'

이제는 시간 싸움이다. 박 상무는 금호석유 이사회가 주총 일정을 확정하기 전까진 공식적인 주주 설득 작업에 나설 수도 없기 때문이다.

주총이 3월에 열릴 예정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날짜는 빨라도 내달 초 확정될 전망이다. 시간이 촉박하다는 얘기다. 박 상무 측 관계자는 "상법상 주총 일정이 공시된 이후에 주주명부를 활용해 위임장을 요청하는 등 표심을 모으는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석유 역시 대응 시점과 방향 등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최근 4년간 금호석유는 3월 주총 일정을 2월 중에 공시했는데 이번에는 3월 중으로 알릴 계획이다.

박 상무 입장에선 금호석유가 시간을 주지 않으려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을 보면 금호석유는 2020년에는 2월19일, 2019년은 2월16일, 2018년의 경우 2월27일, 2017년에도 2월28일에 주총 일정을 공시한 바 있다. 물론 2014~2016년 기간에는 3월2일~4일에 주총 일정을 공시한 바 있으나, 최근과 비교하면 늦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금호석유가 박 상무의 제안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도 관심이다. 일단은 50원짜리 오류가 문제다. 금호석유 관계자는 "오류가 있었던 배당 확대 건과 관련 박 상무의 수정제안을 받아들일지 검토하고 있다"며 "주총일은 3월 초중순에 결정되고 안건도 이때 확정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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