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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S 못지않은 갤A'…1위 지키려는 삼성의 고육책

  • 2021.03.18(목) 17:38

[워치전망대-이슈플러스]
삼성전자, 갤럭시A 시리즈 최초 '언팩행사'
애플 중국업체에 치이는 시장 점유율 확보전략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글로벌 1위 사수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갤럭시A 시리즈의 성능을 '준프리미엄급'으로 높이면서, 사상 처음으로 신제품 공개(언팩) 행사까지 열었다. 애플과 중국에 쫓기며 아슬아슬하게 유지하고 있는 1위의 왕좌를 지키고야 말겠다는 의지다. 

◇ S급 기능 추가…'이 가격에?'

지난 17일 밤(한국시간) 온라인으로 열린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에서 삼성전자는 '갤럭시 A52'·'갤럭시 A52 5G'·'갤럭시 A72' 등 갤럭시A 시리즈 스마트폰 3종을 공개했다. 가격대는 갤럭시A52가 369유로(약 47만원), A52 5G 429유로(약 58만원), A72 449유로(약 60만원)이다. 

이번 갤럭시A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다. 기존 플래그십 모델에서만 만나볼 수 있던 기능이 대거 탑재된 것. 먼저 갤럭시 A72의 경우 ▲6400만 화소 기본 카메라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 ▲800만 화소의 망원 카메라 ▲500만 화소 접사 카메라 등 쿼드 카메라를 탑재했다. 망원 카메라는 3배 광학줌 촬영을 지원하는데, 이는 그간 갤럭시S 등 플래그십 라인업에만 적용됐던 기능이다.

신제품 3종에는 광학식 손떨림 방지 기능도 새로 추가됐다. 흔들림이 많은 상황에서도 선명한 사진과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기능이다. AR(증강현실) 렌즈 효과로 촬영에 재미를 더해주는 '펀' 모드도 처음으로 탑재했다. 

이밖에도 ▲슈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IP67 등급의 방수방진 ▲대용량 배터리 등을 통해 최고사양(플래그십) 갤럭시S, 갤럭시 노트 시리즈와의 스펙 차이를 줄였다. 화면도 야외에도 편안하게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도록 역대 갤럭시 A 시리즈 중 최대인 800nit(니트) 밝기를 지원한다.

하나의 스마트폰에 2개의 '갤럭시 버즈'를 연결하는 '뮤직 셰어'나 용량의 제한 없이 주변의 갤럭시 기기에 사진이나 동영상을 쉽고 빠르게 공유할 수 있는 '퀵 쉐어' 등이 적용돼 갤럭시 생태계와의 연동성도 높아졌다.

다만 이번 갤럭시A 신제품의 경우 국내 출시 여부와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유럽을 시작으로 전 세계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상반기 중 5G 모델인 갤럭시A52 5G 모델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출하량 책임지는 'A'

특히 이번 언팩은 삼성전자가 갤럭시A 시리즈를 대상으로 진행한 첫 신제품 공개 행사라는 데 의미가 있다. 그간 삼성전자는 갤럭시S나 갤럭시 노트, 폴더블 스마트폰 등 플래그십 모델에 한해 언팩 행사를 진행해왔다. 이번 언팩은 갤럭시A 시리즈가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달라졌음을 시사하는 셈이다.

A 시리즈의 높아진 위상은 노태문 사장의 발언에서도 엿볼 수 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은 "갤럭시 A52·A72는 소비자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최신 혁신과 강력한 기능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삼성의 의지를 보여주는 제품"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갤럭시A 시리즈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다. 높은 가격대로 유의미한 수익성을 일으키는 것은 고가의 플래그십 모델이지만, 출하 규모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중저가의 갤럭시A 모델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플래그십 제품이 아닌 '갤럭시A51'이었다. 작년 베스트셀러 10위권 안에 들어간 갤럭시 제품 4개가 모두 A 시리즈였다. 갤럭시A51이 4위였고 갤럭시A21s(5위), 갤럭시A01(6위), 갤럭시A11(8위)이 뒤를 이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결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역시 '갤럭시A31'이었다.

◇ 무서운 추격에 흔들리는 1위

삼성전자가 출하량을 책임지는 갤럭시A 시리즈에 힘을 주는 이유는 점유율 때문이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애플을 비롯한 중국업체들의 추격은 점차 거세지고 있다.

2020년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 /사진=카운터포인트리서치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의 마켓 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2억5570만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19%로 1위를 지켰다. 하지만 출하량은 전년 대비 13.9% 감소했고 이에 따라 점유율 역시 1% 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비해 지난해 4분기 '아이폰12'를 출시하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애플은 화웨이를 제치고 시장 2위로 올라섰다. 점유율은 13%에서 15%로 2% 포인트 높아졌고, 삼성전자와의 격차도 좁혔다.

그 밑으로는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기업들이 미국 무역제재로 기세가 꺾인 화웨이의 빈자리를 메우면서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해 전년 대비 16.9% 늘어난 1억4580만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10%대에 진입했다. 중국 부부가오(步步高·BBK)그룹 산하 스마트폰 회사인 오포, 비보, 리얼미 3개 회사도 선전하고 있다. 특히 리얼미의 출하량은 전년 대비 65% 증가한 4240만대로 상위 10개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속수무책이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애플의 추격이 매섭고, 보급형 시장에서는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례적으로 갤럭시A 시리즈 언팩을 진행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강민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통해 플래그십 판매 확대를 꾀함과 동시에 플래그십 제품에 도입된 일부 기능을 A시리즈에도 적용하면서 중저가 제품군 대상으로도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며 "이러한 전략은 다양한 지역 및 가격대 시장에서 점유율을 올리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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