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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블랙홀’ 시대인재, 무한확장의 ‘이상신호’

  • 2021.04.28(수) 07:40

<에듀리치> 하이컨시 ③
영업비용 첫 1000억원 돌파…돈 들어가는 데도 많아
강사료 매출의 44%…차입금도 315억 2년전의 9배 

에스원(S1), 대찬, 새움….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입시학원들의 면면이다. 공통분모 또 있다. 대입 입시학원 시장의 신흥강호로 떠오른 대치동의 ‘포식자’ 시대인재학원이 작년부터 사들인 학원들이다.  

뿐만 아니다. 상상국어평가연구소를 통해 수능 국어 모의고사 및 문제집을 개발하는 이매진씨앤이(C&E)와 대치동 소재 영재고 입시 및 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 수학 강의를 하는 ‘시매쓰새움FIT영재센터학원’ 운영법인 ㈜이유고연 등에는 지분출자가 이뤄졌다. 

‘블랙홀’처럼 거침없이 빨아들이는 이유는 뻔하다. 지칠 줄 모르는 사세 확장의 연장선상이다. 성공한다면 입시업계는 또 한번 뒤짚어진다. 시대인재는 ‘학원 재벌’ 반열에 오른다. 

반면 대성학원이나 종로학원, 메가스터디 등 메이저 학원들과 맞짱을 뜰 수 있게 된  확장 일변도의 경영전략 한 켠에는 동전의 양면처럼 ‘그늘’ 또한 생겨가고 있는 게 시대인재의 현 모습이다. 

시대인재 운영법인 ㈜하이컨시가 2020년 학원 인수 및 지분출자에 들인 자금만 ㈜대찬 42억원, 이매진C&E 29억원 등 도합 74억원. 시대인재의 1년 전 매도가능증권(투자자산)이 1억원 남짓이었던 것에 비춰보면, 공격적 행보를 엿볼 수 있다.  

연쇄적인 학원 인수는 몸집을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상당한 매출 볼륨과 알찬 벌이를 하는 학원들이 더러 있어서다. 가량 새움교육미디어는 2019년 매출 265억원에 영업이익이 20억원이다. ㈜대찬의 경우도 매출 72억원에 영업이익으로 3억원을 벌어들였다. 

다만 수익성까지 담보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사실 작년 매출은 시대인재에서는 전에 볼 수 없었던 낯선 풍경이다. 매출 1000억원을 찍었다고는 하지만 예년 성장률에는 한참 못미친 12.9%(123억원) 증가에 머물렀다.  

무엇보다 돈벌이도 시원찮아졌다. 영업이익은 흑자기조를 유지했지만 1년 전에 비해 76.5%(70억원) 축소된 22억원 밖에 안됐다. 4분의 1 토막이 났다. 영업이익률은 9.7%에서 2.0%로 수직하락했다. 순익은 95.8%(66억원) 줄어든 3억원이 고작이다.

거침없이 몸집을 불리는 와중에 나온 이상신호다. 아직은 적생등까지는 아니지만 희미하게 황색등 정도는 깜빡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출 성장이 주춤거리는 사이 돈 들어갈 데는 더 많아지면서 벌이가 예년 같지 않은 탓이다. 지금껏 실패를 몰랐던 시대인재에 또다시 의문의 부호가 달릴 만한 배경이다.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사거리 바로 옆 동선빌딩에 위치한 대치시대인재학원. 운영법인 ‘㈜하이컨시’가 본점을 두고 있는 곳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사교육 1번지’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사거리 바로 옆 동선빌딩에 위치한 대치시대인재학원. 운영법인 ‘㈜하이컨시’가 본점을 두고 있는 곳이다.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하이컨시는 매출 성장과 맞물려 2020년 영업비용 또한 1050억원을 기록하며 1000억원을 넘어섰다. 1년 전에 비해 22.5%(193억원) 불어난 수치다. 매출 성장률을 2배 가까이 웃돈다. 

영업비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게 강사료다. 2018년만 해도 295억원 수준이던 강사료가 2019년을 기점으로 공격적인 강사영입이 이뤄지면서 2020년에는 467억원이 들었다. 2년 전에 비해 58.3%(172억원) 불어난 수치다. 전체 매출의 43.5%에 달한다.  

학원을 확장하면서 임차료로 지출하는 돈도 만만찮아졌다. 작년 하이컨시의 지급임차료(122억원) 및 건물관리비(21억원)는 142억원이다. 매출의 13.3%로 2018년(66억원)에 비하면 2배가 넘는다. 

서바이벌 모의고사 등 콘텐츠에 공을 들이면서 적잖은 돈이 빠져나가고 있기도 하다. 2020년 콘텐츠용역비는 87억원. 매출의 8.1%다. 2018년(44억원), 2019년(63억원)에 이어 매년 확대 추세로 2년 전과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외부에서 빌리는 자금도 많아지고 있다. 2018년 35억원 정도였던 총차입금이 2019년 203억원에 이어 2020년 315억원으로 불어났다. 작년 말 은행 차입금 124억원에 대해 오너 오우석 원장이 대출보증한 금액만 219억원이다. 

이렇다보니 2년 전 4800만원이 전부였던 순이자비용(이자비용-이자수익)은 2020년 11억원 증가했다. 부채비율 또한 108%에서 128%를 거쳐 180%로 가파르게 상승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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