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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더블로?'…현대차 미국 투자 '궁금증 셋'

  • 2021.05.14(금) 17:27

①트럼프 때의 2배지만…2025계획 10%선
②'바이 아메리칸'에 '아메리칸 메이드' 화답
③새 공장 건설보다 앨라배마 증설 가능성

현대자동차그룹이 단행하기로 한 8조원대 미국 투자는 규모와 배경, 방식 등 3가지 측면에서 모두 의미를 짚어볼 만하다. 

요약해 보자면, 우선 규모는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투자보다 2배가량 늘었지만 예산을 넘어선 과감한 추가투자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그룹이 설계한 미래 투자계획의 10%를 넘지 않아서다. 배경엔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강력한 친환경 정책이 있다.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이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을 선언한 뒤 4개월 만에 현대차는 '아메리칸 메이드(American-made)' 전기차를 약속했다.

방식은 전기차 전용 공장을 새로 짓는 것보다 현대차의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전기차 라인을 증설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는 내년에 전기차를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는데, 신규 공장을 짓기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다.

투자 규모는?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향후 5년간 미국에 74억 달러(8조1417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핵심 투자 분야는 전기차 현지 생산을 위한 설비 확충이다. 이 외 수소,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에도 투자금을 집행한다. 

직전 미국 투자와 비교하면 규모가 2배 이상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7년 1월 현대차는 2021년까지 31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지난 5년간 그 약속을 지켰다. 

그룹 전체의 중장기 투자계획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작년 신년사에서 정의선 그룹 회장은 "미래 성장을 위해 그룹 총투자를 연간 20조원 규모로 크게 확대하고 향후 5년간 총 100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중 10%가량을 미국에 투자하는 셈이다. 다만 미국으로 계획한 투자가 기존에 국내에서 계획된 전기차 생산설비 투자 일부를 대체한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 D.C. 주미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전미주지사협회동계 회의에 참석한 정의선 회장. / 사진 = 회사 제공

투자 배경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투자판을 키운 것은 바이든 대통령의 과감한 친환경 정책과 맞닿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대선때 '친환경차 산업에서 100만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 1월엔 정부의 공용차량을 미국산 부품 50% 이상이 들어간 '미국 생산 전기차'로 교체하겠다는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현대차는 이번 미국 투자에서 미국산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명시했다. 현대차 미국 법인에서 낸 보도자료를 보면 '현대차·기아, 미국산 배터리 전기차 개발'(Hyundai Motor and Kia to build American-made battery electric vehicles)이라고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의 '바이 아메리칸' 요구에 현대차가 '아메리칸 메이드'로 답한 셈이다.

미국산 부품 수급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로이터 통신은 "현대차의 이런 (투자) 움직임은 주요 배터리 공급업체인 SK이노베이션이 폭스바겐과 포드를 위한 새 미국공장을 짓는 계획에 뒤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전기차 판매는 33만대로 중국(130만대)의 4분의 1에 불과했다. 전기차는 미국 자동차 시장의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하지만 성장성은 높게 전망된다. 업계에선 미국 전기차 시장이 2025년 240만대, 2030년 480만대, 2035년 800만대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가 초기 미국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는 것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투자 방식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전기차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방식은 기존 공장에 라인을 증설하는 방안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중 (미국에서 전기차를) 첫 생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는데 아예 공장 새로 건설해 이 약속을 지키긴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차의 앨라배마 공장은 2002년 공사를 시작해 2005년 완공했다. 신규 공장 건설에 3년이 꼬박 걸렸던 것이다.

블룸버그는 "현대차가 전기차를 앨라배마 공장에 있는 조립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은 주로 싼타페와 투싼을 생산하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의 판매량은 2013년(39만9000대)을 정점으로 2019년 33만5500대로 떨어지고 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작년 판매는 26만5137대로 떨어졌다. 판매량을 감안하면 현대차의 이번 투자 타이밍도 적절하다는 평가다. 

어떤 전기차를 미국에서 생산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에선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기반에 둔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의 EV6를 후보로 손꼽고 있다. 테슬라로 눈높이가 높아진 미국 소비자를 대응하기 위해선 내연기관에 모터를 얹은 전기차로는 승부를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의 변화 등에 따라 설비의 규모, 생산차종 등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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