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수익성 들쭉날쭉' 한미약품, 해결 과제는

  • 2021.07.22(목) 14:06

[워치전망대]제약바이오⑥ 한미약품
기술수출 계약 잇단 해지로 수익성 감소
기술재수출 등은 호재…현 경영진 시험대

/그래픽=비즈니스워치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제네릭 위주 영업에서 탈피해 연구개발(R&D)를 통한 신약 개발에 매진하는 추세다. 그 시작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5년 글로벌 제약기업들에 다수 신약 물질을 기술수출했다. 국내 제약사도 신약개발을 통한 기술수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다.

당시 한미약품이 2015년 한 해에 기술수출한 계약규모만 8조원에 달한다. 이후 제약업계 전반에 R&D가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부도 신약 약가우대, 세제지원, 금융지원 등을 통해 제약업계의 R&D 지원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기술수출 계약 해지로 수익성 악화

한미약품은 최근 3년 사이 큰 위기를 맞았다. 과거 기술수출했던 계약들이 잇따라 취소되면서다. 일라이릴리와 얀센은 각각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 'HM71224', 비만·당뇨 치료제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권리를 2019년 반환했다.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랩스커버리(LAPSCOVERY) 신약 2건도 지난해 취소됐다. 랩스커버리는 치료제의 약효지속 시간을 연장해주는 플랫폼 기술이다. 2015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과 중국 자이랩 등에 기술수출했던 폐암 표적치료제 '올리타'도 각각 2016년과 2018년 권리 반환이 이뤄졌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이 탓에 한미약품의 최근 3년간 매출액은 1조1000억원대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돼도 계약금은 반환의무가 없다. 따라서 매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다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에는 영향을 준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전년 대비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사노피와의 기술수출 계약 해지에 따라 공동개발 분담금으로 6770만유로(약 900억원)를 사노피에 지급했다. 연구개발비의 2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를 비용과 장기미지급금으로 전액 반영했다. 임상중단으로 142억원 규모의 임상 시제품 등 관련 제품도 재고자산 손실로 비용처리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기술 재수출 등으로 '반전 기회'

물론 악재만 있었던 건 아니다. 미국 스펙트럼사는 한미약품으로부터 기술수입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를 2019년 미국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했다. FDA는 롤론티스 허가신청 검토를 위해 지난해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공장 실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발발로 미뤄졌다.

그러다 지난달 FDA 실사를 완료하고 내달 중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이사항이 없다면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롤론티스의 허가승인이 이뤄지면 한미약품은 마일스톤으로 1000만달러(약 110억원)를 받게 된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특히 주목할 만한 일은 얀센으로부터 기술반환이 됐던 '에피노페그듀타이드'다. 한미약품은 이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지난해 8월 미국 MSD에 다시 기술수출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올해 초 제22회 대한민국 신약개발상 시상식에서 혁신 바이오신약 기술수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비만‧당뇨병 치료제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로 새로운 길을 가게 됐다. 이는 기술수출 계약이 도중에 해지됐다고 해서 그 후보물질이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킨 계기가 됐다. 

또 아테넥스에 기술수출한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오락솔'도 지난해 FDA에 허가신청을 접수했다. 올해 초 FDA로부터 시판허가 보완요구 서한(Complete response letter)을 받아 후속 논의를 준비 중이다.

'신약 개발로 제약강국 실현' 가능할까

지난해 8월 한미약품의 구심점이었던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이 작고했다. 임 전 회장의 바통은 부인인 송영숙 가현문화재단 이사장이 이어받았다. 송 회장은 현 경영진을 중심으로 중단없이 계속 신약개발에 매진하고 제약강국을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재 한미약품의 실적은 예년에 비해 좋지 않다. 그럼에도 신약 개발과 기술수출 품목의 성공을 위한 행보는 계속되고 있다. 올해는 수익성 확보가 급선무다.

송 회장은 우종수 사장과 권세창 사장과 함께 한미약품을 이끌고 있다. 임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이사회에서 당시 부사장이었던 두 사람을 공동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자신의 공백을 매우기 위한 포석이었다. 기존에 7년간 대표이사를 맡았던 이관순 사장은 2019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임 전 회장과 수년간 호흡을 맞춰온 3인방 덕분에 한미약품은 자칫 생길 수 있었던 창업주 공백을 큰 어려움 없이 메울 수 있었다. 

임 전 회장의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도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 등 자회사의 지분이익, 특허권 및 브랜드 사용료 수입, 계열사 관리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또 신약개발 리스크 분담, 그룹의 중장기 비전 수립 등도 담당하고 있다. 현재 경영진들이 임 전 회장의 최대 과제였던 '신약 개발을 통한 제약강국 실현'을 이뤄낼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