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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vs카카오]②역대 경영인 살펴보니 '묘한 닮은꼴'

  • 2021.07.24(토) 08:30

창업자 다음 전문경영 체제 출발
초기엔 나란히 언론사 출신 CEO
관리형 이어 서비스 전문가 시대

22년전 자본금 5억원으로 시작한 네이버는 현재 시가총액 70조원의 국내 최대 인터넷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비슷한 시기에 출발한 옛 다음커뮤니케이션(카카오)은 생활 밀착형 메신저 카카오톡으로 모바일 강자 입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 인터넷 산업의 역사'이자 양대산맥 네이버·카카오가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동반 성장한 과정을 살펴본다. [편집자]

인터넷 분야의 최대 '맞수' 네이버와 카카오(옛 다음)는 서로 비슷한 점이 많다.

인터넷 보급 시기인 1990년대 말에 나란히 벤처로 출발한 것이나 이 과정에서 창업자가 초기 경영을 이끌다 전문 경영인에게 넘기고 일선에서 과감히 물러난 것이 공통점이다.

두 회사의 1세대 최고경영자(CEO)가 약속이나 하듯 모두 언론인 출신이라는 점, 이후 법무 및 재무통을 각각 거쳐 서비스 전문가 출신의 경영인이 지금의 재도약기를 이끈다는 점이 묘하게도 닮았다. 

개발자가 얼굴마담역 그만두기까지

네이버와 옛 다음커뮤니케이션 모두 설립 초기엔 창업자가 경영을 이끌었다. 네이버는 삼성SDS(옛 삼성데이타시스템) 연구원 출신인 이해진 창업자가, 옛 다음은 유학파 출신 이재웅 창업자가 각각 회사 설립과 함께 경영을 맡았다. 

이해진 창업자가 1999년 네이버컴이란 벤처를 설립할 때의 나이는 불과 32세였다. 그는 회사 설립 이듬해인 2000년에 당시 게임포털 분야의 강자 '한게임'을 과감히 흡수합병하면서 외형 덩치를 불렸다.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공격적으로 외부 자금을 끌어 모았으며 인도네시아와 일본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외에서 사업을 크게 벌리던 시기이기도 하다.

한게임은 이 창업자와 삼성SDS 입사 동기이자 나이로는 한 살 많은 김범수 창업자가 1998년에 설립한 회사다. 김 창업자는 네이버 합류 이후인 2001년부터 2004년까지 이 창업자와 함께 약 3년간 공동대표직을 맡았다.

김 창업자는 2007년에 네이버에서 홀연히 빠져나와 현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IWILAB)을 창업하고 또 다른 자신만의 길을 걸었다. 네이버와 현 카카오의 창업자들이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긴 하나 공동 대표로서 손발을 맞췄다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 

네이버의 창업자가 그리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대표직을 맡았다면 옛 다음의 이재웅 창업자는 무려 12년간 대표직을 지킨 장수 CEO였다. 이 창업자는 1995년 옛 다음을 설립하고 3번의 대표이사직 연임을 통해 2007년까지 회사 경영을 이끌었다.

이 창업자와 같은 프랑스 유학파이자 창업 파트너인 고(故) 박건희 씨가 회사 설립 초기 이 창업자와 함께 잠깐 공동대표를 맡기도 했다. 박 씨가 요절한 이후 이 창업자가 줄곧 경영을 이끌었다.

이 창업자의 대표이사 체제 후반기에 흥미롭게도 현 카카오의 전신 아이위랩이 설립(2006년 11월)한다. 아이위랩은 김범수 창업자의 대학 후배인 이제범 씨가 설립한 회사다. 김 창업자가 네이버 대표이사 재직 시절 투자한 회사이기도 하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개발자인 이제범 대표가 아이위랩을 설립해 8년간 이끌었다. 이후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2010년 사명을 카카오로 교체했다. 

'짧고 굵게' 첫 CEO는 모두 기자 출신

네이버와 옛 다음의 창업자들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전문 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었다. 공교롭게도 두 회사 모두 언론인 출신 CEO를 영입했다. 이들이 활동하던 2000년대 초반은 포털을 통해 뉴스 콘텐츠가 본격적으로 유통되던 시기였다.

네이버의 첫 외부 영입 CEO인 최휘영 대표는 회사에 합류한 뒤 1년여 만에 부문장을 맡는 등 '초고속 승진'으로 화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현재까지 네이버 경영고문을 맡고 있다. 

최 대표의 재임기간 동안 네이버는 비약적인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 그가 국내사업 대표직을 맡기 직전인 2004년 네이버의 매출은 2300억원 수준이었으나, 임기 마지막인 2008년에 무려 1조원을 돌파했다. 인터넷 기업 최초다. 같은 해 네이버는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다.

옛 다음은 2006년에 기자 출신 석종훈 씨를 대표로 영입했다. 당시 이재웅 창업자는 포털에 미디어 기능을 접목하기 위해 전·현직 기자를 대거 영입했다. 석 대표 또한 그 중 하나였다. 그는 조선일보 기자 출신으로 미국 실리콘밸리뉴스 부사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다음에 영입된 이후 미디어부문 대표를 맡았으며 미디어 속성이 강한 토론 게시판 '아고라'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고라가 정치와 사회 현안 등 뜨거운 이슈를 다루는 게시판으로 활성화하면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이끌자 옛 다음은 2006년 석 대표에게 아예 대표이사직을 맡겼다. 

다음은 2006년부터 2007년까지 이재웅·석종훈 각자대표 체제였다가 이후 이 창업자가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석 대표 단독 체제로 이어졌다. 

다만 언론인 출신 대표들의 임기는 그리 길지 않았다. 최휘영 대표는 네이버 역대 CEO 중 가장 짧은 약 4년의 임기를 보냈다. 석종훈 대표 역시 3년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두 회사 모두 경영 상황이 악화되면서 미디어 전문가보다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경영자를 필요로 했다. 

'안정 최우선' 경영·재무 전문가 모시기

2009년은 네이버와 옛 다음의 수장이 동시에 교체돼 주목을 받던 시기다. 당시 두 회사는 주력인 광고 사업이 금융위기 여파로 인해 얼어버린데다 정부의 날선 규제가 시작되면서 영업 환경이 극도로 악화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각 영입한 경영인이 재무와 법조 분야 전문가들이다.

네이버의 새로운 CEO는 서울지방법원 판사와 LG 법무팀 최연소 부사장을 지낸 김상헌 씨다. 김 대표의 재임 기간은 8년으로 길다. 2008년 사내이사로 처음 이름을 올린 이후 이듬해 대표이사로 취임, 이후 임기 3년의 대표직을 두번이나 연임했다.

벤처에서 시작한 네이버가 급격히 덩치를 불리며 인터넷 생태계의 메인 기업으로 도약할 시기에 회사 경영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김 대표의 재임 기간 중에는 굵직한 사업 재편이 추진됐다. 네이버는 김 대표 선임과 동시에 영업·인프라 부문을 떼어냈고 2013년에는 게임부문인 한게임(현 NHN)을 인적분할 방식으로 분사했다.

네이버의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검색'의 서비스 품질을 고도화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아울러 김 대표는 법조인 출신답게 정부 규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옛 다음도 관리형 CEO를 영입했다. 2009년에 ING베어링스 뉴욕 서울 이사, 라이코스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 출신인 최세훈 씨를 대표로 선임했다. 아이위랩으로 출발한 카카오 역시 비슷한 시기에 미국 로펌 변호사 및 NHN 미국 법인 출신인 이석우 씨를 대표로 영입했다.

옛 다음이 2014년 카카오와 합병하면서 통합법인으로 출범할 당시 이 두 사람이 초대 대표를 맡았다. 이들이 통합법인 '다음카카오'를 이끈 기간은 고작 1년에 불과하다. 이듬해 통합법인은 지금의 카카오로 사명을 바꾸고, 투자은행(IB) 업계 출신인 임지훈 대표를 두 번째 대표이사로 선임한다. 그 역시 재임 기간이 2년 반에 그쳤다.

'글로벌 빅테크' 서비스 전문가 수장으로

2017년~2018년에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서비스·마케팅 전문가 출신의 CEO로 경영틀을 바꾼다. 두 회사 모두 재무실적면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으나 기존의 검색포털 사업만으로는 부족했다.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본격적인 서비스 경쟁을 위해선 기존의 관리형 CEO 체제에서 탈피할 필요가 있었다.

네이버는 IT 전문 기자를 거쳐 엠파스 검색사업본부장과 NHN 검색품질센터장 등을 지낸 지금의 한성숙 대표를 적임자로 택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 최초의 여성 CEO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한 대표 선임 이후 네이버는 '글로벌 도전의 집합체'로 슬로건을 바꾼다. 대표 선임 당시 네이버는 매출 4조원을 돌파하고 계열사만 62개를 거느린 국내 최대 IT 기업으로 올라선 상황이었다. 하지만 '빅테크' 기업으로 분류하기엔 글로벌 업체들 대비 사업 경쟁력이 다소 부족하단 평가를 받았다.

한 대표는 인공지능(AI) 등 기반 기술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진행하며 해법을 모색했다. 취임 1년간 네이버 클로바 조직을 순조롭게 이끌고 올 들어서는 초대형 AI 하이퍼클로바를 발표하기도 했다.

카카오는 서비스 및 마케팅 전문가 각각 1명씩을 동시에 수장으로 임명했다. NHN 검색사업부장, LG전자 글로벌마케팅부문 상무를 지낸 여민수 대표와 프리챌 디자인센터 센터장, NHN 마케팅&디자인 총괄 부문장을 지낸 조수용 대표를 공동 대표로 선임한 것.

지난해 카카오의 매출은 4조2000억원으로 새로운 CEO 체제에서 성장에 가속이 붙는 모습이다. 카카오톡 메신저를 기반으로 모빌리티와 커머스, 핀테크, 콘텐츠 등 새로운 사업이 자리를 빠르게 잡아가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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