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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계본색]4대 재벌 ‘대우’를 떠난 ‘백년손님’ 김상범 회장

  • 2021.10.10(일) 07:10

[거버넌스워치] 이수①
32살 때 대우 실장→이수화학…이수의 출발
회장 취임 21년…후계 대물림 작업 스타트

재벌 창업주의 하나 밖에 없는 사위는 홀연히 처가살이를 벗어났다. 변호사 출신으로 해외 법률업무를 맡아 장인을 보좌한지 3년만이다. 친인척 경영 배제 방침이 계기였다. ‘사위는 반(半)자식’이라지만 한 평생을 두고 늘 어렵다는 ‘백년손님’이라는 말 달리 생겨난 게 아니다. 중견그룹 ‘이수(梨樹․ISU)’의 출발이다.  

김상범 이수그룹 회장

부친보다 앞서 자리 잡은 실권자

1995년 2월, 4대 재벌 ‘대우(大宇)’의 고(故) 김우중 회장의 사위가 대우를 떠났다. 이수그룹 김상범(61) 현 회장이 이수화학공업(현 이수화학)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경영일선에 자리를 잡았던 게 이 때다.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미국 미시건대 대학원에서 경영학석사, 법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2년간 변호사로 활동했던 김 회장이 1992년 대우그룹에 입사, 국제법무실 실장으로 활동하고 난 뒤였다. 32살 때다. 

당시 이수화학은 비록 계열사는 아니지만 대우 울타리 안에 있는 관계사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김 회장의 이수화학 인수 방식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게 없지만, 가령 당시 이수화학은 생산하는 윤활유를 옛 대우자동차(현 GM대우)에 납품하는 등 사업적으로 긴밀했다. 

특히 한 해 2000억원을 훨씬 웃도는 매출을 올릴 정도로 견실했다. 즉, 김 회장이 알짜 이수화학에 자리 잡은 것은 김우중 회장 3남1녀 중 장녀인 부인 김선정(57)씨와 함께 분가(分家) 독립을 위한 수순이었다. 

부친도 함께 였다. 7년간 김우중 회장을 도와 대우를 이끌던 ‘2인자’이자 사돈이었다. 오너가 아닌 이상 1인자로 올라설 수는 없고, 때가 되면 자리를 비워줘야만 한다. ㈜대우 회장으로 있던 고 김준성 이수그룹 초대 회장이 막내아들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던 이수화학에 대표이사 회장으로 옮긴 게 1995년 3월이다. 김상범 회장은 김준성 회장의 3남2녀 중 3남이다. 

김 초대 회장은 경성고등상업학교(현 서울대 상경대) 출신으로 한국은행 총재,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쟁쟁한 이력의 경제인이자 삼성전자 회장 등을 지낸 기업가로 더 머리에 박힌다. ‘욕망의 방’ ‘복제인간’ 등 36편의 장․단편소설을 남긴 소설가로서도 각인된다. 

‘무풍지대’ 완벽한 1인 체제

이듬해 4월, 김준성·김상범 부자는 이수화학을 비롯해 이수전자(현 이수페타시스), 동림산업(현 이수건설) 등 6개 계열사로 이수그룹을 출범시켰다. 부친은 신규 투자사업 등 그룹의 중요한 결정을 하는 데 컨설턴트 역할을 맡고, 아들은 부회장으로서 구체적인 경영을 총괄하는 구조였다.  

오래 가지는 않았다. 김준성 초대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물러나며 경영일선에서 퇴진한  때가 3년여 뒤인 2000년 1월이다. 당연히 회장 자리는 그룹 출범 당시부터 실권자(實權者)였던 김상범 회장 몫이었다. 김 회장의 나이 40살 때 이수그룹은 본격적인 2세 체제의 출범을 알렸다. 

2020년 총자산 2조원, 매출 3조원대. 계열사만 해도 32개사나 된다. 국내 20개사, 미국·중국·독일 등지의 해외 현지법인 12개사다. 사업 분야 또한 주력인 화학을 비롯해 IT, 건설·엔지니어링, 바이오·제약, 문화·투자 등에 걸쳐 있다. 올해로 출범 25년째인 이수의 그룹 볼륨이다.  

이수의 2대 경영자 김상범 회장 또한 어느덧 이순(耳順)이 넘었다. 부친으로부터 회장 자리를 물려받은 지도 21년이 됐다. 때 맞춰 오너 3세 대(代)물림에 공을 들이기 시작했다. 후계자는 정해져있다. 두 아들 중 장남 김세민(33)씨다. 특히 32살 때인 작년 말 지주회사 ㈜이수의 전무로 쾌속 승진, 경영일선에 나서기 위해 몸을 풀고 있다.  

경영승계와 더불어 기업승계의 한 축 지분 대물림은 상대적으로 한참 뒤쳐져 있지만 걱정할 건 못된다. 김 회장이 경영권 위협으로부터 무풍지대에 있는 비상장 개인회사 이수엑사켐과 지주회사 ㈜이수를 정점으로 워낙 탄탄한 지배기반을 갖추고 있어서다. 지분승계가 걸음마 단계여서 현 수준에서 방식에 대한 관측이 무의미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이유로 오히려 김 회장이 완벽한 1인 지배체제를 갈고 닦기까지의 여정에 시선이 꽂힌다. 1인 회사 아이엠에스(I.M.S)와 이수엑사켐을 지렛대 삼은 것이나 한 때 부인이 단일 1대주주로 있던 이수건설의 헝클임 등 현란하고 드마마틱한 요소들을 담고 있다. 들춰보지 않을 재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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