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들의 벤처캐피탈(VC) 투자유치는 2년 주기로 추진하는 게 좋다. 1년은 벤처캐피탈에 약속한 마일스톤 달성에 집중하고 1년은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투자자금을 운용하는 데 안정적이다
구영권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 바이오부문 대표는 2일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한국바이오협회 주관으로 열린 '바이오 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구 대표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 창업은 1992년 국내 바이오벤처 1호 기업인 바이오니아 설립이 시작이다. 2019년 말 기준 3116개의 바이오벤처가 창업했고 이중 현재 운영중인 곳은 2496개 기업 정도다. 스마일게이트 인베스트먼트의 경우 현재까지 100여 개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투자했다. 매년 750억원 자금을 바이오헬스케어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국내 유수의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투자를 유치하는 비상장 바이오벤처 대표는 대부분 연구자 출신이 많은데 연구만 해 온 분들이다 보니 투자 방법에 대해 잘 모르거나 고민사항이 많다"고 설명했다.
비상장 바이오벤처 기업이 개발 품목의 연구개발을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은 통상 정부 및 관련 기관의 기금을 활용하거나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등이다. 최근 들어서는 벤처캐피탈 등을 통한 자금 조달 비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벤처 기업에 대한 벤처캐피탈의 투자액은 1조970억원이었다. 벤처캐피탈 이외 신기술 금융 및 자산운용사 등의 바이오벤처투자 등을 고려하면 그 규모는 연 2조~3조원에 달한다.
구 대표는 "비상장 바이오벤처 기업은 사업의 특성상 꾸준히 투자 유치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개발하려는 품목이 새로운 임상과 단계로 가기 위해서는 상장한 후에도 계속해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바이오벤처 창업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렇다면 언제, 어떻게 벤처캐피탈의 자금투자를 이끌어내는 것이 적정할까. 2년 주기로 투자유치를 하되 투자자금의 용도와 계획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것이 구 대표 생각이다.
그는 "회사의 구체적인 목표와 방향, 목표 달성 계획이 벤처캐피탈의 투자유치를 좌우하는 주요 요소"라며 "마일스톤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자금과 여유 자금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재하면 투자 유치에 더욱 긍정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초기 투자유치 이후 1년은 벤처캐피탈들에 제기한 각각의 마일스톤을 달성하는 데 집중하고 1년은 향후 재투자 유치 준비를 해야 한다"며 "기업의 투자 유치 준비에 1~2개월, 벤처캐피탈의 의사결정에도 약 3개월 정도 소요되는 만큼 여유 있게 6개월은 투자유치에 집중하는 것이 안전하게 투자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전통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전략적 투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과거 일각에서는 기업 규모나 역량이 부족한 바이오벤처들이 섣부르게 전통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손을 잡았다가 기술을 빼앗기는 등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연구자 중심 바이오벤처들은 대형 기업의 전략적 투자보다는 정부 지원, 금융기관 대출, 벤처캐피탈 투자 등에 집중해왔다.
구 대표는 "유한양행, 한미약품, 한독 등이 최근 바이오벤처들의 전략적 투자자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바이오헬스케어 환경이 오픈이노베이션으로 가고 있고 초기부터 전략적 투자자와 논의하고 투자를 유치하는 게 향후 상장이나 다방면적인 투자 유치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투자유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지나가는 이정표일 뿐"이라며 "사업 관련 데이터와 투자 자금에 대한 부분들을 투명하게 관리해야 파트너로서 신뢰를 쌓고 제대로 투자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