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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워치]동방 오너, 증자 청약권 ‘줍줍’…지분 방어 안간힘

  • 2021.12.07(화) 07:10

김형곤 회장, 부친 몫 등 8억어치 추가 매입
개인 직접 지분율 17.9% 거의 유지 효과
청약 소요자금 당초 44억원 보다 되레 축소

중견 물류그룹 동방의 오너가 지주회사격인 ㈜동방의 유상증자를 앞두고 청약권을 ‘줍줍’했다. 대주주 지분이 경영권 유지에 안정적인 편이 못되는 상황에서 증자 후 지분 하락을 최소화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김형곤 동방그룹 회장

7일 ㈜동방에 따르면 주주배정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진행 중인 800만주 유상증자의 최종발행가격이 지난 2일 주당 2875원(액면가 1000원)으로 확정됐다. 모집금액은 230억원이다.  

발행가 확정에 따라 본격적인 청약 절차에 들어간다. 6일 우리사주조합 20%(46억원)에 이어 6~7일 주주 80%(184억원) 청약이 실시된다. 9~10일 실권주를 대상으로 일반공모를 실시한 뒤 14일(납입) 매듭짓는다. 최종 청약미달 주식은 대표주관사인 DB금융투자가 인수한다. 

동방그룹은 유일한 상장사인 ㈜동방을 정점으로 동방물류센터, 유엔씨티 등 항만하역 및 육상․해상운송 분야의 11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동방은 사실상 지주회사지만 재무건전성은 좋은 편이 못된다. 총자입금 2720억원(9월 말 연결기준)에 차입금의존도가 52.31%에 이른다. 부채비율도 319%나 된다. 

㈜동방의 증자는 재무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증자 자금을 전액 차입금 상환에 사용한다는 복안이다. 높은 금리의 사모사채, 기업어음 등을 갚는다는 것. 증자 완료뒤 ㈜동방의 부채비율은 251.1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동방의 조달자금은 당초 9월 말 이사회 결의 당시 예정금액 307억원에 비해서는 25%(77억원) 줄어든 액수다. 주당발행가격(할인율 20%)이 3835원(예정)→3220원(1차)→2875원(최종)으로 하락한 데서 비롯됐다. 증자 추진 직전 5000원을 웃돌던 주가가 3000원대에 머무를 정도로 주가 흐름이 신통치 않았던 탓이다. 

이와 맞물려 동방그룹 2세 경영자인 김용곤(54) 회장의 행보 또한 흥미롭다. 주주들에게 주어진 신주인수권증서를 자신의 몫 외에 추가로 사들였기 때문이다. 증자 추진 당시보다 적은 자금으로 지분율 하락을 최소화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 회장은 현재 지배회사인 ㈜동방의 최대주주다. 다만 지분은 17.88% 수준이다. 창업주인 부친 김용대(86) 명예회장(2.64%), 모친 정양희(79)씨(0.26%), 인산장학문화재단(1.28%) 등 특수관계인 4명을 합해도 22.27% 정도에 머문다. 

㈜동방 증자의 신주배정비율은 주주 보유주식 1주당 약 0.16주다. 김 회장에게는 114만9661주가 주어졌고 전량 청약키로 한 상태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의 지분은 배정주식에 대해 100% 청약이 이뤄진다 해도 증자 후 17.30%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지금은 증자 뒤에도 현 지분율과 비슷한 최소 17.86%를 보유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수관계인 포함 지분 또한 당초 20.95%에서 21.51%로 소폭 하락하는 선에서 마무리된다.  

김 회장이 자신의 몫 외에 부친과 모친, 재단 등 이번 증자에 불참하는 특수관계인 3명의 신주인수권 26만8853주를 지난달 22일 1억원(주당 357원)가량을 주고 전량 매입한 데 따른 것이다. 김 회장의 청약 주식이 최소 141만8514주, 종전보다 24%가량 늘어났다는 뜻이다. 

소요자금은 되레 덜 든다. 당초 예비발행가 기준으로는 김 회장 본인의 몫만 청약해도 44억원이 들었지만 지금은 청약주식 증가에도 불구하고 41억원이면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발행가 하락으로 인해 보다 적은 자금으로 지분율 하락을 더욱 줄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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