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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젠, 상장폐지 결정 날벼락에 "끝까지 소명하겠다"

  • 2022.01.19(수) 06:35

내달 18일 코스닥 시장위원회서 상폐여부 최종 결정
17만 소액주주 '좌절'…신라젠 "거래재개 위해 적극 소명"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한국거래소가 1년 8개월여간 거래정지됐던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다만 최종 상장폐지까지는 코스닥 시장위원회의 결정이 남아있다. 신라젠 측은 거래재개를 위해 끝까지 소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개선사항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 온 만큼 반전 엔딩을 이끌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8일 기업심사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최종 상장폐지 여부는 오는 2월 18일(영업일 기준 20일 이내)에 열릴 코스닥 시장위원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 2020년 5월 항암바이러스 신약 '펙사벡'의 임상 중단 및 임원의 배임 혐의로 주식 거래가 중단된 바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같은 해 11월 거래재개를 위한 개선사항으로 △경영투명성 강화 △재무건전성 회복 △영업지속성 확보 등을 요구하면서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했다. 

신라젠은 개선기간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던 만큼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신라젠은 주어진 1년 동안 빠르게 요구사항을 개선해왔다. 신라젠은 지난해 6월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엠투엔에 인수됐고 추가로 400억원의 투자유치를 통해 총 1000억원에 달하는 운영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해 다방면으로 인재 영입에 나섰다. 지난해 1월에는 양태정 변호사를 신임 경영지배인으로 선임했다. 지난해 7월과 8월에는 신약 개발 역량 및 임상 능력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과학자문위원회(Scientific Advisory Board, SAB) 그룹을 출범했다. 

SAB 그룹에는 항암 분야 최고 권위자로 불리는 세인트주드 병원의 스티브 모리스(Steve Morris) 박사와 하버드 의과대학의 하워드 카프만(Howard Kaufman) 박사, 메이요 클리닉의 리차드 바일 박사 등 글로벌 항암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이어 지난 10월에는 장동택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R&D 부문장에는 엠투엔바이오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박상근 전무를 영입했다.

영업지속성 확보 측면에서도 다양한 성과를 냈다. 먼저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2020년 10월 펙사벡을 흑색종에 대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받았다. 희귀의약품에 지정되면 △임상 비용 지원(1상 최대 3년간 연간 20만 달러, 2·3상 최대 4년간 총 비용의 40만 달러) △미국 내 임상시험 비용 50% 세금 감면 △FDA의 신약 시판 승인을 위한 시험 계획 자문 △FDA 신약 허가 심사 기간 단축 △허가일로부터 7년간 시장 독점 기간 보장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중국 파트너사 리스팜과 흑색종 임상을 본격 개시한 바 있다. 신라젠의 펙사벡과 리스팜의 PD-L1 계열 약물인 소카졸리맙의 병용임상이다. 이밖에도 글로벌 제약사인 리제네론사의 리브타요와 펙사벡의 병용 임상 2상도 진행 중이며, 신장암, 전립선암 등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임상을 확대 진행하고 있다. 

이같은 신라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한국거래소가 상폐 결정을 내린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업계에 따르면 거래소는 "신약 파이프라인 감소와 확보한 1000억원의 자금으로 기업가치가 유지될지 불투명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인수자인 엠투엔의 파산 이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엠투엔이 파산할 경우 신라젠의 재무건전성도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엠투엔은 지난해 10월에 이어 지난 17일에도 소액주주의 파산신청 접수로 주식거래가 한시적으로 정지된 바 있다. 

신라젠주주연합이 18일 한국거래소 앞에서 신라젠의 거래재개를 촉구했지만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이번 한국거래소의 결정에 신라젠 소액주주들도 다시 좌절하게 됐다. 신라젠 주주들은 18일 한국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신라젠의 거래재개를 촉구했다. 신라젠주주연합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신라젠은 한국거래소에서 요구한 개선사항 3가지를 모두 완료했다"며 "기업심사위원회가 거래재개 결정을 고심할 이유도, 부담을 느낄 필요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7만명에 달한다. 만약 신라젠이 상장폐지될 경우 소액주주들의 피해액은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코스닥 시장위원회가 내달 18일 심의에서 상장폐지를 의결한다고 해도 끝은 아니다. 회사에서 이의신청을 할 경우 코스닥 시장위는 다시 심의를 열고 상폐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에 따라 신라젠의 거래정지 기간은 최소 1개월 더 늘어나게 됐다. 신라젠은 거래재개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신라젠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위원회에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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