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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 캐시카우 '윤활유'…이익률 38%

  • 2022.02.01(화) 09:08

정유사, '알짜' 윤활유 덕에 이익 급증
새먹거리 전기차용 윤활유 '반신반의'

지난해 정유 업계의 성장을 이끈 사업은 주력인 정유가 아니라 윤활기유(윤활유 원료)였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사업자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윤활기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성장하면서다. 에쓰오일은 전체 영업이익에서 운활기유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반에 가까웠다. 올해도 윤활기유 사업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나 전년의 높은 성장성은 다소 꺾일 전망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흑자전환 일등공신 '윤활유'

에쓰오일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극적인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에쓰오일의 작년 영업이익은 2조2064억원에 달했다. 2020년 영업손실 1조991억원과 비교하면 일년만에 흑자전환이자 창사 이래 최대 영업이익이었다. SK이노베이션도 2020년 2조5688억원에 이르던 영업손실이 지난해는 1조7656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흑자전환 비결은 윤활유 사업의 성장에 있다. 에쓰오일은 작년 윤활기유 사업의 연간 영업이익이 1조17억원으로 전년대비 135.5% 증가했다. 지난해 이 회사의 영업이익 2조3064억원 중 절반가량을 윤활유가 차지한 것이다.

수익성도 좋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윤활기유 영업이익률은 38.3%에 달한다. 주력 정유 사업의 영업이익률 5.1%와 비교하면 수익성이 압도적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공급이 축소되면서 고급기유 중심으로 마진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의 윤활유(윤활기유) 사업 영업이익은 9609억원으로 전년대비 266.5% 늘어났다. 주력인 석유사업 영업이익 1조1616억원의 83%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영업이익률 역시 윤활유는 28.7%에 달했고, 석유사업은 3.9%에 그친다. 
올해도 '견조'

윤활기유 시장의 성장은 세계 각국의 친환경 정책 추진과 전기차 보급 확대와 맞물려 있다. 윤활유가 기계 장치의 장기적 사용을 돕고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어서다. 예를 들어 자동차용은 엔진 내부 마찰을 최소화해 엔진을 보호하면서 연비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전기차용 윤활유는 새로운 시장이다. 윤활유는 내연기관차에서 주로 쓰이지만 전기차에도 필요하다. 전기모터·기어 등의 열을 빠르게 식히고, 차량 구동계 내부에서 불필요하게 흐르는 전기를 차단해 에너지 손실과 마모를 줄일 수 있어서다.

다만 내연기관차와 비교하면 사용량이 적고 교체 주기가 길다는 이유로 시장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내연기관차 대비해서 사용량이 대폭 감소하는 것은 맞는 얘기"라면서도 "새롭게 성장하는 시장을 선점하려는 차원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시장 전망도 나쁘지는 않다. 수요는 견조할 전망이나 공급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유업황은 연중 내내 호황이 예상된다"면서도 "글로벌 정유설비 가동률 상승으로 공급이 증가하게 되는 윤활기유는 고점이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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