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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전기차 점유율 목표에 담긴 의미

  • 2022.03.03(목) 06:40

중장기 전동화 전략 공개
2030년 전기차, 187만대 판매
전기차에 19조4000억원 투자

현대자동차가 오는 2030년까지 17종 이상의 전기자동차(EV) 라인업을 구축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187만대, 점유율 7% 달성을 추진한다. 이 목표치는 현대차가 최근 3년간 발표한 전기차 중장기 계획과 비교해 구체성이나 재무적 목표 측면에서 한 걸음 나아간 모습이다.

기존 현대차의 2025년내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 목표치는 6%였으나 이번에는 2030년까지 7%로 제시된 것이 대표적이다. 1%포인트(p) 차이는 점진적 성장 수준 정도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세계적 완성차들과의 경쟁에서 점유율 개선이 쉽지 않은 내연기관차와 비교하면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이 점진적으로 상향 추세를 보이고 선진 시장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내연기관차 대비 글로벌 시장 공략에 자신감이 붙었단 의미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2030년 전기차 점유율 목표 7%

현대차는 지난 2일 주주·애널리스트·신용평가사 등을 상대로 온라인 채널에서 '2022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현대차는 자사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한 전기차 연간 판매 목표를 오는 2026년 84만대, 오는 2030년까진 187만대로 제시했다. 현대차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 규모는 14만대였다. 2026년과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를 지난해와 비교하면 5년 내 6배, 10년 내 13배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것이기도 하다.

전기차 라인업은 오는 2030년까지 총 17개 이상으로 구축한다. 브랜드 별로 현대차가 11개, 제네시스가 6개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한다. 차종은 수익성이 높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이 크다. SUV는 현대차 6종·제네시스 4종을 내놓는다는 구상이며, 승용차는 현대차 3종·제네시스 2종 수준으로 계획했다.

목표를 달성하면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작년 3% 초반에서 2030년 7%로 뛴다. 기아까지 포함한 현대차그룹 점유율은 작년 6%에서 2030년 12% 수준이 될 것이란 기대다. 현대차·제네시스가 판매한 전체 차량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작년 4% 수준에서 2026년 17%, 2030년 36%로 상승할 전망이다. 

과거 목표와 비교하면

이번 계획은 현대차가 2019년 10월 발표한 'EV 전략 방향성'이나 2020년 12월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소개된 '2025년 전략', 지난해 공개한 '4월 중장기 EV 경쟁력 제고 방안'과 비교하면 시점이나 내용에 차이가 있어 직접 비교는 어렵다.

앞서 현대차는 2019년과 2020년, 작년에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56만대를 팔겠다는 목표를 유지했다. 이 시점까지 글로벌 점유율은 6%를 목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테슬라(50만대)를 제치고 폭스바겐(60만대)에 바짝 다가선다는 구상이었다.

2020년 12월 인베스터 데이에선 다소 먼 미래인 2040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 8~10%를 달성하겠단 목표를 제시했었다.

이런 점에서 올해 제시한 2030년 점유율 7%는 현대차의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이 견조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진다. 2018년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 규모는 3만3000대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 14만대까지 급증했다.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점유율 7%는 현대차가 다른 전기차 브랜드에 비해 호평을 받는 자신감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이고, 앞으로 전동화에 더 매진하겠다는 의미"라며 "현대차가 전기차에선 내연기관차 대비 상향된 점유율을 차지할 것이란 의지로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현대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는 독일 '아우토 자이퉁', 아우토 빌트', 영국 '오토익스프레스'로부터 각각 '가장 경쟁력 있는 차', '전기차 부문 최고의 수입차', '올해의 차' 등으로 선정된 바 있다.

현대차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지역별 상황을 모두 집계하기 어려운 사정에 따라 구체적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다만 현대차가 2020년에 제시한 2025년 자동차 시장 점유율 목표가 5%대였다는 점에서, 전기차 점유율 7%라는 목표는 그간 성과에 따른 자신감이 반영됐다는 얘기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2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열린 '2022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의 중장기 전동화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현대차 제공

근거 있는 자신감

현대차는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지역별 판매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한다. 2030년 미국 시장에서 53만대, 유럽 48만대, 한국 29만대를 팔겠다는 계획이다. 전체 판매 목표치인 187만대의 70%에 해당한다. 전기차 수요 집중 지역에서 생산을 확대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올 하반기 싱가포르에 완공되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는 전기차를 비롯한 차량 생산 시스템 전반의 효율화를 지원한다. 이곳에 도입되는 물류 시스템과 유연한 생산 구조는 향후 현대차 글로벌 공장으로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또 전고체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 및 배터리 모듈화 등을 포함한 배터리 종합 전략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2030년까지 작년 대비 50% 개선하고 원가는 40% 절감하며, 모터는 원가를 35% 낮추고 중량은 30% 줄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30년 전기차 영업이익률은 10%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수익성을 기반으로 지난해 5.7%를 기록한 연결 영업이익률은 2025년 8%, 2030년 10%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전기차 상품성 강화 전략도 추진한다.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 'eM'과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전기차 전용 플랫폼 'eS' 등 신규 전기차 플랫폼 2종을 도입하고, 커넥티비티·자율주행 등 전사적인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미래 사업 등에 95조5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연구·개발(R&D) 39조1000억원, 설비투자(CAPEX) 43조6000억원, 전략투자 12조8000억원으로 구성된다. 이중 20%에 해당하는 19조4000억원이 전동화 부문에 투자될 예정이다.

장재훈 사장은 "현대차는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모빌리티 디바이스의 하드웨어 성능 개선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역량을 더욱 강화해 최적화된 서비스를 지속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해 회사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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