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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화 '2차 조카의 난' 배당안 살펴보니

  • 2022.03.22(화) 16:14

사측, 배당성향 웃돌아·업종특성 반영 별도기준
주주제안측 "우량 자회사 이익 제외돼"
주총서 표대결 예상, 작년 회사측 승리

오는 25일 금호석유화학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거론될 수 있는 논쟁 가운데 하나가 배당이다. 회사는 전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사상최대 규모의 배당안을 상정했고,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박철완 전(前) 상무는 배당 규모를 더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결권 자문기관들은 배당안을 놓고 다른 시각을 내놓고 있다.  

박 전 상무는 이른바 '조카의 난'으로 불리는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지난해에도 보통주 주당 1만1000원(우선주 1만1050원)의 파격적인 배당안을 제시했다가 주총에서 부결됐다. 당시 회사측이 제시한 보통주 주당 4200원(우선주 4250원, 최대주주는 차등배당)을 크게 웃도는 규모였다. 

아울러 지난해 주총에서 박 전 상무는 본인의 사내이사 선임안 등을 놓고 회사와 맞붙었으나 사측 안건이 대부분 통과되며 일방적인 패배로 끝난 바 있다.


사상최대 규모 배당 불구 더 늘리라는 이유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2021결산으로 대규모 현금 배당안을 결정했다. 보통주 1주당 1만원(우선주 1만50원), 총 2809억원을 주주들에 나눠주기로 했다. 이는 전년 배당총액 1158억원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금액이며 창립 이래 최대 규모다. 

지난해 금호석유화학의 별도 기준 순이익이 1조원에 육박한 987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배당성향(순이익 가운데 배당금의 비율)은 28.5%에 달한다. 회사의 배당정책 기준(20~25%)을 웃도는 수준이며 전년 배당성향(별도 순이익 기준) 26.7% 보다 2%포인트가량 오른 수치다. 

이에 대해 주주제안 측에선 회사의 배당 성향이 겉으로 보이는 수치와 달리 오히려 낮아졌다는 입장이다. 또 배당을 별도가 아닌 연결 재무제표에 근거하여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계열사들의 실적을 반영한 배당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금호석유화학은 본체 뿐만 아니라 금호피앤비화학 등 주요 계열사들이 선전하면서 지난해 사상 최대 재무 성적을 달성했다는 점에서 계열사 실적을 굳이 걷어낼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주주제안측은 "회사 주장대로 별도 순이익 기준이면 지난해 순이익 중 약 50%를 차지하는 금호피앤비 등 우량 자회사의 이익이 제외된다"라며 "우량 자회사들은 지난 5년동안 불과 총 800억원의 배당만을 금호석유화학에 지급했고, 남은 현금을 투자에 적극적으로 쓰기보다 주로 은행 예금에 넣어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금호석화 "안정적 배당 위해 별도기준"

이에 대해 금호석유화학측은 "업종의 특성을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학 업종은 경기변동 사이클에 민감하며 올해는 코로나 장기화 이슈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발 지정학적 리스크, 인플레이션에 따른 금리인상 계획 등 글로벌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과도한 현금 유출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회사 대응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회사는 별도 기준 배당 정책을 유지하는 이유에 대해 "자회사인 금호피앤비화학 실적의 높은 변동성으로 인해 향후 손익 추정이 어려운 바 안정적 배당 성향 유지를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다만 금호석유화학은 배당과 별도로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업 본연의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지속 성장 기업으로 전환을 위해 향후 5년간 핵심 및 신성장 사업에 3조5000억~4조5000억원을 투자키로 했다.

여기에다 150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추진키로 하면서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자사주를 사들여 소각하면 유통 주식수가 줄어들어 주식가치는 오르게 된다.

금호석유화학이 이번에 배당과 자사주 취득 및 소각에 투입키로 한 금액은 총 4309억원이다. 별도 순이익의 절반 가량(43.7%)에 달한다. 전년 주주환원 정책으로 시행한 배당금액 대비 거의 3배나 증가한 금액이기도 하다. 

ISS 등 글로벌 자문사 "경영진 배당정책 개선" 지지

회사와 주주제안측 배당안에 대해 주요 의결권 자문사들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의 배당안을 지지한 자문사들은 회사측 배당안이 적정한 수준이며 자사주 소각까지 고려하면 원래 계획했던 것 이상이라는 점에서 찬성 의견을 내놨다.

세계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얼마 전 보고서에서 "금호석유화학의 운영실적은 탄탄했고 경영진은 배당정책을 실질적으로 개선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주요 자문사 글라스루이스는 배당성향이 2017년 이후 최근 4년간 상승하고 있다는 점, 정책상 별도 순이익의 현금배당 기준을 초과하는 점을 찬성의 근거로 삼았다. 

국내 자문사인 한국ESG연구소 역시 "배당총액 2809억원은 지난해 회사가 발표한 '주주환원정책'의 현금 배당 기준(별도 순이익의 20~25%)를 초과하는 수준"이라며 "예정돼 있는 자기주식 소각까지 고려했을 때 총 주주환원 재원은 43.7%로 계획 이상의 주주환원 계획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서스틴베스트 등은 회사의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주주제안의 고배당안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보고서를 통해 "금호석유화학은 부채비율이 낮아 추가적인 차입 여력이 있는 점, 지난 3년 간 잉여현금흐름이 순유입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배당 여력이 부족하지 않다"며 "종속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대부분 100%라는 점을 감안하면 연결재무제표 기준의 배당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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