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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주춤한 LGD, 삼성 동맹으로 활로 찾을까

  • 2022.04.14(목) 13:38

1Q 영업익 전년비 절반 수준
삼성 '동맹설' 힘실려…중장기 개선

지난해 3년 만의 흑자전환에 성공했던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할 전망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 LCD(액정표시장치) 판가 하락 등 대내외적 요인이 실적 개선에 우호적이지 않다.

다만 2분기부터는 상황이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LCD TV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데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수익성도 좋아지고 있다. 작년부터 언급돼왔던 삼성전자와의 협력도 올해 안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1Q 우울해도 점진적 회복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올 1분기 예상 매출액은 6조8625억원, 영업이익은 219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반토막난 수준이다. 영업이익률로 보면 작년 1분기 7.6%를 기록했는데, 올 1분기 추정치는 3.2%에 그친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LCD TV 패널 가격 하락세로 LCD TV 부문의 수익성이 악화된 영향이다. 또 TV 수요 부진에 따른 재고 조정 영향으로 OLED TV 패널 출하량도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세계 TV 시장 출하량 예상치를 기존 2억1700만대에서 2억1500만대로 변경했다.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늘었던 TV 수요가 점차 감소세에 접어들었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악화도 TV 시장에는 부정적이어서다.

이에 대해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TV 패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모니터·노트북 등 IT용 패널 가격도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다"며 "TV 세트업체들의 비수기 재고 조정과 판매 계획 조정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2분기 이후에는 점진적으로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2분기부터는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CD 가격은 이달부터 상승세로 돌아서 오는 6월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중국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봉쇄하면서 공급이 급격하게 줄어든 영향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은 1분기가 저점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LCD TV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고 지난해까지 영업적자를 기록했던 OLED TV와 P-OLED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 동맹 가능성도 긍정적

대형 신규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는 호재도 남아있다. 최근 OLED TV 시장에 진입한 삼성전자에 LG디스플레이가 대형 OLED 패널을 납품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서다. 

앞서 삼성전자는 수율(정상품 비율) 문제 등으로 2013년 OLED TV 사업을 접고, LCD에 퀀텀닷(QD) 필름을 씌운 QLED TV로 TV 시장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LCD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 OLED TV 시장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프리미엄 TV 시장의 흐름도 작년부터 LCD에서 OLED로 넘어가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15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시장에서 QD-LCD의 비중은 지난 2020년 36.3%에서 작년 35.3%로 감소했다. 이에 비해 OLED는 32.6%에서 38.9%로 늘어나면서 QD-LCD를 추월했다. 올해 역시 OLED 비중은 40.4%로 QD-LCD(38.7%)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삼성전자에 패널을 공급해온 삼성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생산량은 연간 100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이는 삼성전자의 연간 TV 판매량인 4500만~5000만대의 2% 수준이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가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에는 패널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동맹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연간 생산량은 약 1000만대다. 삼성전자가 패널 공급 부족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LG디스플레이와 협력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유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의 8.5세대 QD-OLED 생산 라인에서 생산 가능한 최대 수량은 약 130만대 수준에 불과해, 1위 TV 업체인 삼성전자가 연간 100만대가량을 공급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신규 TV 라인업이라고 보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프리미엄 TV 시장 중심 점유율 유지를 위해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구매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공급하는 대형 OLED TV 패널은 올해 100만~150만대, 2023년 400만대, 2024년 500만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중장기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여전히 협상에 대해 말을 아끼는 모습이지만, 협상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은 올 초 CES 기자간담회에서 "가능성을 다 열어두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도 최근 "조건이 맞고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다면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프리미엄 TV 시장의 방향성은 OLED로 갈 수밖에 없는데, LG전자와 소니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어 삼성전자로서도 다른 거래처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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